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앞에 31일 오전(현지시간)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광일 기자) 정재림기자
우리 국민 30여명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두나우)강 수위가 떨어지는 듯하더니 외려 다시 올라 인양 작업을 더디게 하고 있다.
헝가리 당국과 우리 정부 측은 대형 해상 크레인으로 선체를 인양하는 방안이 조속히 이뤄지지 못할 경우 이른바 '플랜B'로 플로팅 도크 방식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정부합동 신속대응팀은 6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현지 브리핑을 통해 다뉴브강 세체니 다리와 엘리자베스 다리 사이 기준 수위가 오후 3시 기준 4m 60cm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헝가리 당국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는 4m 58cm였다. 5시간 동안 수위가 떨어지기는커녕 2cm가 늘어난 셈이다.
헝가리 측은 최근 주변 지역 기온이 올라가면서 알프스 상류 지역 눈이 녹아 수위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6일(현지시간) 오후 헝가리 부다페스트 내 닙시겟 지역에 정박 중인 대형 크레인 아담클라크호(사진=김광일 기자)
이에 따라 현재 침몰지점으로 다가오다 5km 이상 떨어진 곳에 정박 중인 대형 크레인 '클라크 아담' 호가 현장에 접근하기는 보다 어려워진 상태다.
이 크레인이 접근하기 위해서는 다뉴브강 아르파트 다리와 머르키드 다리를 통과해야 하는데 크레인선 높이를 고려하면 수심이 4m 이하로 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클라크 아담호 선장은 이날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빨라도 이번 주 일요일(9일) 오후나 다음 주 월요일(10일) 오전쯤에야 다리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6일(현지시간) 오후 정박 중인 클라크 아담 위에서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있는 선장 게네이 줄라(62)씨(사진=김광일 기자)
결국 헝가리 당국은 플로팅 도크(이동식 부두)를 현장으로 끌어와 선체를 들어 올리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크레인 인양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
플로팅 도크는 해상에서 배를 건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비로 반잠수선과 비슷하게 잠수가 가능하다. 침몰한 허블레아니호 선체 밑으로 도크를 넣어 떠받치는 방식으로 인양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속대응팀 현장지휘관 송순근 주헝가리대사관 국방무관(대령)은 "일단은 기술 검토 수준"이라며 "지금으로선 선체 파손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2014년 4월 16일 침몰한 세월호의 경우에도 당초 해상 크레인과 플로팅 도크의 조합으로 인양을 하려다 실패한 적이 있다.
규모가 큰 배를 인양하기 위해 세월호보다 더 큰 도크를 제작했지만 시운전하던 도중 몸체가 부서진 것이다. 당시 평형수 주입 속도 조절에 실패해 수압을 견딜 수 없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 플로팅 도크는 스스로 운항할 수 없어 선체를 실을 때 예인선으로 위치를 미세조정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안전상의 우려가 있었다는 게 해수부 세월호 인양추진단의 설명이었다. 파도에 따른 선체 움직임이나 겨울철 북서풍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왔었다.
이에 따라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는 플로팅 도크 방식을 포기하고 잭킹바지선과 리프팅빔, 반잠수식 선박을 통해 인양에 성공, 목포신항으로 이동해 육상거치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