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에 의한 자궁경부암 발병 흐름도.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자궁경부암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새로운 작용 원리를 규명했다.
향후 바이러스 단백질 억제를 통한 암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은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김승준·구본수 박사팀과 대사제어연구센터 이은우 박사팀이 인유두종 바이러스 암 유발 단백질의 새로운 작용 원리를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대표적인 암 유발 바이러스로 자궁경부암의 98%, 두경부암의 7%를 직접적으로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상용화돼 있으나 아직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아 발병 시 수술과 방사능 치료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유전체는 두 종류의 암 유발 단백질(E6, E7)을 만들어 낸다. 단백질들은 인체 내 중요한 암 억제 단백질과 결합해 단백질 분해를 유도함으로써 정상 세포의 암 변이와 이상 생장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인유두종 바이러스에서 생성되는 암 유발 단백질 E7이 인간 암 억제 단백질과 직접적으로 강하게 결합해 단백질 복합체를 형성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이 단백질 복합체의 고해상도 3차 구조를 처음으로 규명했다.
정상 상피세포와 자궁경부암 세포에서 이 단백질 복합체 형성을 막으면 암 유발 관련 특성들이 현저히 억제되는 것도 확인했다.
왼쪽부터 이은우 박사, 구본수 박사, 윤혜영 박사과정.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구본수 박사는 "단백질 복합체 형성 억제를 통해 자궁경부암 세포 변이와 이상 증식을 효율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응용한 암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기관 주요 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