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포크페스티벌 현장 풍경(사진=CBS)
통기타, 하모니카 등이 빚어내는 친근한 멜로디와 시를 닮은 은유적인 노랫말로 대중에게 각인된 포크 음악은 과연 철 지난 음악일까.
희로애락의 연속인 삶 안에서 우리는 그 마디마디를 절묘하게 짚어내는 포크 음악으로 흥을 더하고 위로받은 기억을 적어도 한 번쯤은 지녔을 터이다. 그것이 시대를 넘어 세대를 잇는 포크 음악의 힘이리라.
한국 포크 음악은 밥 딜런, 존 바에즈 등 평화·반전·사랑·자유를 노래한 아티스트들 영향으로 1970년대 청년문화로 뿌리내렸다. 이는 1980년대 민주화 투쟁의 문화적 밑거름으로서 그 굵은 맥을 이어왔다. 특히 레트로 붐을 타고 최근 몇 년 사이 세시봉 등 포크 음악의 전설들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회자되면서 다시금 그 가치를 인정받는 분위기다.
가을의 문턱에서 올해로 아홉 번째를 맞는 '2019 파주 포크페스티벌'은 세대 어울림이라는 포크 음악의 새로운 역할에 부응하는 축제다.
최대 3만 명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형 야외 잔디공연장을 갖춘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열리는 이 공연은 가족 단위 관객들에게도 호응을 얻으면서 그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매년 9월 초 열려 온 파주포크페스티벌을 기다리는 마니아들도 있는데, 동창회나 동호인 모임을 이 시기 임진각에서 계획할 정도다.
파주 포크페스티벌을 주죄하는 CBS는 대한민국 포크음악의 산실로 불리운다. 많은 포크뮤지션들이 CBS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고 대중과 소통해 온 까닭이다.
오는 7일 열리는 올해 파주포크페스티벌 출연진으로 이름을 올린 봄여름가을겨울, 정태춘·박은옥, 해바라기, 한영애, YB, 동물원, 박승화(유리상자), 김현성과 레밴드, 와이키키브라더스 밴드 등의 면면 역시 이를 확인시켜 준다.
야외 잔디 공연장에서 축제가 펼쳐진다는 점은 파주 포크페스티벌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대목이다. 피크닉존에서는 돗자리를 깔고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도 있다. 관람에 방해 되지 않는 선에서 유모차 입장도 가능하다.
CBS 측은 "파주 포크페스티벌에는 갈수록 젊은층 관객이 늘고 있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하는 가족 콘서트 분위기가 퍼지고 있는 것"이라며 "포크 콘서트를 넘어 세대 공감과 통합의 무대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연은 오후 2시 30분부터 티켓 교환처를 여는 덕에 조기 입장이 가능하다. 공연장 주변 곳곳에서는 신인 포크뮤지션들의 버스킹 공연도 열릴 예정이어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들 예정이다. 공연 시간보다 한두 시간 일찍 도착해 임진각 주변을 산책한 뒤 공연장에 입장하는 것도 여유롭게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파주 포크페스티벌을 십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특별열차가 운행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경의선 파주 포크페스티벌 특별열차'는 축제 당일인 7일 오후 12시 53분 경의선 서울역을 출발해 정차 없이 문산역에 1시 50분쯤 도착한다. 이어 연계버스를 타고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으로 이동해 공연이 시작되는 5시 30분까지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날 공연이 끝나고 돌아오는 열차는 문산역에서 오후 10시 27분에 출발해 일산, 대곡, 디지털미디어시티, 가좌역에 정차한 뒤 서울역에 11시 30분쯤 도착할 예정이다.
CBS 측은 "포크는 통기타 하나로 완전한 음악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이 땅에 '음악 민주주의'를 실현한 장르로 규정된다. 포크 뮤지션들은 고민·번뇌·열정·시대의식·창작욕의 결과물로서 개별적인 음악 소우주를 창조해 왔다"며 "국내 최대 야외 공연장에서 어린이부터 노인 세대까지 어우러져 음악을 즐기는 파주 포크페스티벌이 세대간 정서를 통합하고 향유할 수 있는 음악축제를 지향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