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전국의 터널 내 교통사고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관련 정보를 총괄하고 있는 도로교통공단은 예방활동에 미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도로교통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연도별 터널 교통사고 현황에 따르면 2014년 539건인 터널 교통사고 건수는 지난해 781건으로 44.9% 급증했다.
2016년에는 535건으로 다소 감소했던 사고 건수는 이듬해인 2017년 725건으로 다시 35.5%나 증가했다.
2014년 1173명이던 부상자 수도 2018년 1769명으로 50.8% 급증했다.
2016년 1224명으로 줄어들었던 부상자 수는 2017년 1581명으로 다시 29.2% 증가했고, 그 이듬해인 2018년에는 1769명으로 11.9% 늘어났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도로교통공단이 원인 분석과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은 국민권익위원회,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함께 2017년에 실시한 합동점검 한 차례 뿐이었다.
터널 관련기관에 대한 기술지원도 최근 5년간 152건을 실시했다고 밝혔지만 이 중 73.7%인 112건이 합동점검 때인 2017년으로 집중돼 있다.
때문에 국민 안전 제고를 위해서는 사고 급증지역 대응 기준 강화나 정기적인 합동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도로공사 관계자는 "해당 지역 지자체의 의뢰가 없으면 선제적으로 조사 등을 실시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도로교통공단 측은 터널 사고 증가 원인에 대해서도 '터널 길이가 늘어났기 때문에 사고 건수도 증가했다'는 안이한 분석을 내놨다.
2017년 1626㎞이던 터널 연장(길이)이 2018년 1811㎞로 10.7% 증가할 동안 사고 건수는 725건에서 781건으로 9.7% 증가하는데 그쳤다며 100㎞ 당 사고건수는 오히려 0.9%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직전년도인 2016~2017년에는 터널 연장이 25.8% 늘어날 동안 교통사고가 535건에서 725건으로 35.5% 늘어나 사고 증가율이 연장 증가율을 크게 상회했으며, 같은 기간 100㎞ 당 사고건수도 7.6%나 급증했다.
100㎞ 당 사고건수는 -16.1%~10.6%로 다소 유동적인 경향을 보여 객관적인 지표로 삼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이같은 해명은 도로 등 시설물 안전과 관련한 기술지원, 위험지역 분석을 통해 각종 사고 예방 등을 주 업무로 하며 교통사고 줄이기에 공단의 전 역량을 집중한다는 기존의 도로교통공단 측 업무설명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사고다발 터널 10개소 중 황령터널 등 4개소가 위치한 부산시는 지형적 특성상 산을 뚫은 터널이 많아 오르막과 내리막 지형에서 사고발생이 잦은 점을 고려해 정체구역 도로 지하화 등 사고 저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대책은 부산시가 자체적으로 내놓거나 먼저 의뢰한 방안으로 도로교통공단이 먼저 원인 등을 분석해 부산시에 제공하지는 않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사고가 증가하면 이를 분석해 어떤 시설물을 설치하면 되는지 등에 대해서는 도로교통공단과 논의를 한다"면서도 "전체적인 사고 정보를 도로교통공단이 가지고 있는 만큼 지자체에도 미리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 있다"고 말했다.
전혜숙 위원장은 "터널 내 사고는 구조적 취약성 등으로 인해 연쇄추돌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특정한 장소에서 비슷한 유형의 교통사고가 이어진다면 이 곳에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경고인 만큼, 도로교통공단은 사고 우려 지점을 집중점검해 선제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