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미국에서 돌아온 뒤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투쟁을 하는 황교안 대표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24일 단식 농성 중인 황교안 대표를 찾아 "본인의 희생을 통해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구국의 결단"이라고 추켜세웠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황 대표의 단식 명분인 ▲지소미아(GSOMIA·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철회 ▲선거법 개정 철회 ▲공수처 신설 반대 등에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이 같이 평가했다.
그는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선 "무모한 안보도박을 한 것이 무지에 의한 무모함인지, 의도된 무모함인지 밝혀야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지난 8월 이후 국민과 함께 투쟁해 첫번째 국민의 승리, 조국 사태를 이끌었다"며 "두번째 국민의 승리, 지소미아 연장을 가져왔다. 이제 국민과 함께 제3, 4의 승리,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막고 공수처를 막는 국민의 승리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선거제와 공수처 문제가 걸려 있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대응책에 대해선 "한편으로는 협상의 끈, 한편으로는 우리의 강력한 힘을 보이는 저지 투쟁을 통해 이 장기집권 음모를 반드시 분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를 이행하기 위해 황 대표를 중심으로 절대 단합할 것"이라며 단식 중인 황 대표를 엄호했다.
나 원내대표는 당초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 미국 조야의 의견을 듣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으나, 처음 도착이었던 이날 일정을 당겨 23일 오전 귀국했다.
방미의 성과에 대해선 "(미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합리적이고 공평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며 "한미동맹에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가져오는 주한미군 철수, 감축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것도 강조했다"고 보고했다.
한편 이날 의총은 단식 닷새째를 맞아 건강 악화 증세를 보이는 황 대표가 미리 설치한 천막에 앉은 채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 열렸다.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 60여명은 우비를 입은 채 총회에 참석했으며, 황 대표는 나 원내대표 발언이 끝난 뒤 다시 텐트로 돌아갔다. 황 대표는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