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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센터 교수 "아스피린? 대장암 잡으려다 위까지 망가진다"



사회 일반

    암센터 교수 "아스피린? 대장암 잡으려다 위까지 망가진다"

    아스피린, 항암 실험해보니..
    임상 실험 아냐, 효과도 미미
    오남용시 위 내부 출혈 부작용
    국가암정보센터 내용 확인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기모란(국립암센터 교수)

    2019년 건강과 관련된 뉴스를 하나 꼽으라고 하면 펜벤다졸 이야기를 빠뜨릴 수가 없습니다. 구충제 펜벤다졸이 항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품귀 현상을 불러일으켰었죠. 그런데 새해에는 아스피린 품귀 현상을 마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 미국의 한 연구소가 아스피린이 대장암 세포를 죽인다. 이런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하루 종일 실시간 검색어에 아스피린이 떠 있었습니다. 믿어도 되는 걸까요? 이거 환자와 보호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데 전문가 얘기를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 듣고 가죠.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기 교수님, 안녕하세요?

    ◆ 기모란> 안녕하세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합뉴스)

     

    ◇ 김현정> 미국의 한 연구소가 생쥐 실험을 해 보니까 아스피린을 복용시킨 생쥐에서 대장암 세포가 죽더라. 이게 정확히 어떤 내용입니까?

    ◆ 기모란> 미국 연구소에서 아스피린의 항암 기전을 연구하고자 쥐를 이용한 실험 연구를 한 것인데요. 먼저 생쥐에게 대장암을 일으키는 네 가지 종류의 세포 중, 실험하시는 분들이 셀라인이라고 부르는 건데 이걸 피부 밑에 주사해서 암 조직이 생기도록 합니다.

    ◇ 김현정> 대장암에 걸리게 하는거죠.

    ◆ 기모란> 그렇죠. 그리고 다시 네 그룹으로 나눠서 아스피린을 주지 않은 그룹 그다음에 저용량, 중간 용량, 고용량을 주는 그룹. 이렇게 나누어서 2주간 투여합니다. 그리고 암의 변화를 관찰해서 분석하는 거였는데요. 그 결과 아스피린을 투여하지 않은 쥐의 암 조직 크기에 비해서 아스피린을 많이 투여할수록 암 조직이 좀 작아졌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연구에서 주목한 것은 암 조직이 작아진 것이니 암 세포의 사멸, 즉 자연사가 암 세포 분열보다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 김현정> 아스피린이 그러면 암 세포의 쉽게 말해서 자살을 유도했다, 스스로 소멸을 유도했다. 이렇게 되는 거예요?

    ◆ 기모란> 네. 사실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새로운 세포로 대치되는데요. 자연스럽게 생성하는 거하고 사라지는 세포 수가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못 느끼고 있지만요. 그렇지만 새로 생겨나는 세포는 많은데 사라지는 것은 적다면 어떻게 되겠어요. 암이 바로 그런 불균형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아스피린을 투여했더니 이 암 조직 세포의 자연사가 증가하는 것이 관찰되었다라고 하는 거죠.

    ◇ 김현정> 이렇게만 들으면 사실은 일반인들은 잘 이해가 안 가요. 그래서 아스피린이 어떻다는 건가. 그래서 어제 하루 종이 실시간 검색어에 아스피린이 떴던 거고 대장암을 앓고 있는 분 혹은 가족이 대장암을 앓고 있는 이런 분들은 그럼 이제부터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되는 건가 해서 관심을 가지시고. 또 일반인들은 그럼 아스피린을 미리 복용을 하면 예방이 되는 건가 해서 관심을 가지시고 했단 말입니다. 이 연구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요?

    ◆ 기모란> 이 연구 결과로 아스피린이 대장암 치료 효과가 있다. 이렇게 볼 수는 없습니다. 일단 이 연구는 쥐에서 암 조직이 조금 줄어들었다는 것이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연구는 쥐를 이용한 실험 연구지 대장암에 걸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 연구가 아닙니다. 그래서 이 연구 결과를 가지고 아스피린이 대장암 치료 효과를 보였다라고 해석하면 절대 안 됩니다. 왜냐하면 동물 실험에서 효과를 보였던 굉장히 많은 약들을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해 보면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너무 커서 실패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 김현정> 아주 초기 단계군요, 동물 실험이라는 건?

    ◆ 기모란> 그렇죠.

     

    ◇ 김현정> 일단 그걸 명심해야 된다. 그러니까 효과가 아스피린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아직 실험의 아주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항암치료를 관두고 아스피린에 올인한다라든지 이건 있을 수 없는 얘기라는 거군요.

    ◆ 기모란> 그건 절대 안 되죠.

    ◇ 김현정> 그럼 말기 환자, 항암치료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그 정도의 말기암 환자분들이라면 한번 해 봄 직합니까? 그런 분들은 그러면 그냥 이렇게 있느니 그거라도 먹어보자 하실 수 있거든요. 마치 펜벤다졸 때 그랬던 것처럼.

    ◆ 기모란>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연구에서도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암 조직이 안 준 것보다 조금 줄어들었다라는 거고 그것도 아주 고용량일 때 그런 효과가 보였다는 것이지 암 조직이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또 아스피린은 잘 아시다시피 항염증 작용이나 항응고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심혈관 질환을 앓았던 분들의 재발 방지하기 위해서, 즉 2차 예방약으로 사용을 하고 있잖아요. 그렇지만 이 얘기는 뭐냐 하면 즉 출혈이 잘 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다는 겁니다.

    ◇ 김현정> 부작용이 있다?

    ◆ 기모란> 그래서 자칫해서 아스피린을 많이 드셨다가는 위 내출혈 같은 위벽에서 출혈이 일어나는…

    저용량 아스피린(사진=온라인 의약도서관, 연합뉴스)

     

    ◇ 김현정> 위 내부 출혈 말씀하시는 거예요?

    ◆ 기모란> 그렇죠. 그런 부작용이 생길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항암 치료도 어려운 말기 암 환자라고 할지라도 이걸 그러면 밑져야 본전이니 먹어보자라는 식으로 드셨다가는 다른 부작용. 위 출혈 같은 게 올 수 있다. 그것도 말리시는 거예요?

    ◆ 기모란> 그렇죠. 그게 굉장히 더 위험한 부작용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하나의 어떤 연구 결과, 아주 초기 단계의 연구 결과를 가지고 너무 과장해서 보도가 되거나 과장해서 해석이 되는 건 상당히 위험한 것 같네요.

    ◆ 기모란> 그렇습니다. 요즘은 너무 정보가 많아서 사실 그 진위를 평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암에 관한 가장 확실한 정보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국가암정보센터의 내용을 확인하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그리고 국가에서 전문가들이 모여서 고민해서 만든 '국민 암 예방수칙 열 가지'도 있습니다. 그 첫 번째가 금연인데요. 그것이 가장 중요하고 만약에 암 진단을 받으셨다면 본인이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의지를 가지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본인에게 맞는 치료를 받으시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명심하셔야겠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워낙 떠들썩한 화제여서 이 아스피린 이야기 전문가와 함께 짚어봤습니다. 기모란 교수님 고맙습니다.

    ◆ 기모란> 감사합니다.

    ◇ 김현정>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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