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현 미래통합당) 전 대표가 9일 오후 경남 양산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9일 기자회견을 열어 '막장 공천'을 주장하며, 바로잡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하겠다고 압박했다. 그렇지만 당장 탈당하지는 않겠다며 이번 주말을 시한으로 제시했다.
홍 전 대표는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자신을 컷오프하기까지 "경선을 시켜주겠다"고 회유했었다는 기존의 폭로에 더해 나동연 전 양산시장이 처음부터 개입했으며, 황교안 통합당 대표도 개입돼 있다는 새로운 주장을 추가했다.
홍 전 대표가 의심하는 바에 따르면 나 전 시장은 고향 출마를 희망했던 그를 양산을 출마로 끌어들인 '유인책' 역할을 했고, 출마를 종용한 뒤 컷오프하는 데까지 조력함으로써 공천을 따낸 '배신자'라는 것이다.
그는 "고향 출마를 막기 위해 나동연을 시켜 고향에서 빼내고 또 나동연을 추가공모에 설득하라고 해놓고 저를 컷오프하고 이런 공작 공천이 한 달 이상 진행된 줄은 저는 전혀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이 과정에 김 위원장과 황 대표가 개입했다는 것이 홍 전 대표의 골자다. 김 위원장은 "경선을 시켜주겠다"고 했던 약속을 뒤집고 컷오프시키는 방식으로 고향 출마와 양산을 출마 길 모두를 막았다는 것이다.
황 대표에 대해선 "황 대표의 측근들로부터 흘러나오는 공천 배제 주장은 이유 없이 여의도 주변에 만연했다"고 주장했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그는 이 같은 일이 벌어진 배경에 대해 "(황 대표의) 경쟁자(대선) 쳐내기와 김 위원장의 사감이 겹쳐 저를 궁지에 몰아넣은 막천(막장 공천)"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에 대해선 "힘들게 당을 지킬 때 촛불정신을 찬양하고 지난 대선 때 자신의 두 딸이 유승민을 찍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자신은 탈당해 당원도 아니다고 외친 사람이 어떻게 나를 이렇게 참담하게 할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홍 전 대표는 김 위원장에 대한 '사천(公薦‧사사로이 공천)' 논란을 제기한 장본인이다. 자신에 대해선 사적인 감정 때문에 낙천시킨 반면, 김 위원장 자신은 측근을 공천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서울 강남을과 대구 달서갑, 인천 중‧강화‧옹진의 공천, 부산 중‧영도의 경선 등을 비난한 바 있다.
황 대표에 대해선 "이 막천을 바로잡아 달라"고 호소했다. 황 대표를 비롯해 최고위가 공관위 결정에 대해 한 차례에 걸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점을 노린 발언이다. 또 최근 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역시 강남 등지의 공천을 문제삼은 바 있는 점도 역이용했다.
마스크 고쳐쓰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자신에 대한 컷오프 결정을 번복한 뒤 나 전 시장과의 경선을 성사시켜주지 않을 경우 경남 양산을과 서울 종로, 대구 수성을 등을 무소속 출마 지역으로 흘리며 압박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이번 주말'을 공천 재조정의 시한으로 제시했다.
당초 이날 예상됐던 탈당 및 선언을 하진 않아 최종적인 무소속 출마가 강행될지는 미지수다. 그는 "300만 당원들이 눈에 밟혀 지금은 탈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