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WLEX-TV 화면 캡처)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청각장애인이나 언어장애인은 어떡하지?"
페이스북에서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며 21살의 미 대학생 애슐리 로렌스는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미 이스턴 캔터키 대학교에서 청각장애와 언어장애인을 위한 특수교육학을 전공하고 있는 로렌스는 이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직접 '특별한 마스크' 제작에 돌입했다.
그녀는 가지고 있던 침대 시트를 마스크 모양으로 자른 뒤, 마스크 한 가운데 투명 플라스틱을 덧댔다. 흡사 유리창같은 디자인 덕에 마스크를 써도 입모양과 표정을 알 수 있다.
그녀는 "수어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도 입술과 눈썹 등 얼굴 모양을 봐야 정확히 의사 전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녀는 보청기를 끼고 있어 마스크를 쓰기 불편한 청각장애인을 위해 귀 대신 목과 머리에 끈을 두르는 마스크도 제작했다.
그녀는 "바이러스 때문에 모두들 패닉에 빠져있지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의사소통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렌스가 제작한 마스크 가격은 '무료'다. 그녀는 이메일을 통해 마스크 주문을 받고 있다.
그녀는 "마스크 판매로 이득을 볼 생각이 없다"며 "만약 구매를 원하는 이들이 해외에 있다면 배송료를 부담해야 겠지만 마스크값은 무료"라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93만명을 넘어서면서 유럽에 이어 미국도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는 상황.
마스크 착용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필수적인 조치지만, 입모양과 얼굴 표정을 보고 대화하는 청각장애인의 경우 코로나19는 바이러스 공포에 대화 단절로 인한 암흑과도 같은 세상이다.
실제 우리나라에도 청각장애인이 발열 증세가 있어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가 의료진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의사소통이 어려워 진료에 불편함을 겪기도 했다.
장애인단체들은 선별진료소에 수어통역 지원 등 청각장애인을 위한 코로나19 정보전달체계와 의사소통체계에 대한 종합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전국 611개의 선별진료소에 수어통역이 제공되는 곳이 거의 없고, 영상전화기 또한 설치돼 있지 않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