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기식(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 박남기(광주교대 교수)
코로나19로 미뤄진 등교개학. 미루고 미루다가 여기까지 왔죠. 그런데 황금연휴 기간 동안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다시 발생하면서 고3 등교 일주일 연기가 됐고요. 초중고 다른 학년도 등교가 일주일씩 순연이 된 상태입니다. 오늘이 5월 14일이니까 학사일정으로 따지면 1학기의 절반 이상이 지나간 거죠.
이렇게 되자 9월 학기제 얘기가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국제적으로 9월 학기제가 보편적인데 이 참에 우리도 9월 학기제로 변경을 하자’ 이런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건데요. 교육계에서는 찬반이 엇갈립니다. 저희 뉴스쇼에서도 9월 학기제 얘기를 몇 번 했습니다마는 오늘 한번 한 자리에서 찬반 양측의 의견을 듣고 판단을 해 보면 어떨까 싶어서요. 양측의 주장을 가지신 두 분을 모셨습니다. 소개하죠. 더미래연구소 김기식 정책위원장님 어서 오십시오.
◆ 김기식>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서 오세요. 광주교대 박남기 교수님도 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박남기> 반갑습니다.
◇ 김현정> 먼저 입장부터 확인을 확인하겠습니다. 9월 학기제를 주장하는 분들은 사실 지금 두 부류가 있어요. ‘코로나19로 이렇게 된 마당에 어쩔 수 없이 9월 학기로 가야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이 있고 ‘비단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더라도 9월 학기제가 지금의 3월 학기제보다 낫다. 우월하다. 따라서 지금이 전환의 적기다’ 이렇게 주장하시는 두 부류가 있는데 어느 쪽이세요, 위원장님은?
◆ 김기식> 사실 두 개는 같은 학기죠. 9월 학기제가 바람직한데 지금까지 현실적인 이유로 못 했으니까 이번에 코로나19로 인해서 지금 학사일정이 파행이 되고 있으니까 지금 9월 신학기제를 도입할 적기다,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 이런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우리 김 위원장님은 제가 나눈 기준에 의하면 후자네요. 9월 학기제가 원래도 더 좋고, 지금 시기도 좋고?
◆ 김기식> 그 두 가지가 형식적인 구분이고요. 사실 9월학기제를 해야되는데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못 해 왔으니 이참에 코로나19로 인해서 학사일정이 파행되니까 하자라고 하는 거니까 두 개 입장이 굳이 나눠진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박 교수님?
◆ 박남기> 더 나은 거라는 입장의 근거가 실은 저는 더 역으로 궁금합니다. 교육학을 하는 저로서는 예를 들면 우리 인간의 생체리듬이 아침에 눈 떠서 밤에 자는 거고 봄이 시작되면 한 해를 준비해서 가을이 되면 수확을 하는 건데 가을에 수확 준비하려고 했더니 새로 시작하라고 하면 이건 문제가 되는 거죠.
◇ 김현정> 반대시군요. 입장부터 확인을 한 후에 제가 차근차근 짚어볼게요. 김 위원장님은 ‘바꿔야 한다’ 박 교수님은 ‘그냥 가야 한다’ 그러면 박 교수님은 평소에도 반대셨고?
◆ 박남기> 네.
◇ 김현정> ‘지금 상황이 이리 됐으니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도 동의하기 어려우신 거고요?
◆ 박남기> 그건 정말 아닙니다. 이런 지금 거대한 혼란 속에서 제도까지 바꾸게 되면 이건 상당히 문제가 되는데요. 예를 들면 거대한 항공모함이 갑자기 방향 전환을 하면 침몰 위기를 겪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 눈앞에 쓰나미가 온다면, 그리고 90도 전환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된다면 모를까 지금 그게 아닌데 충분히 논의를 하면서 가야 될 안건을 이걸 빙자해서 확 밀어붙인다? 이걸 교육학자들이 보면 오히려 정치적인 시도로 보이는 거죠.
◇ 김현정> 김기식 위원장님.
◆ 김기식> 뭐 우리 청취자께서도 아시겠습니다마는 지금 클럽 감염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그중에 한 분이 인천에서 학원 강사였는데 그걸 숨겼다가 지금 학생, 고등학생 7명이 지금 감염돼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3차 감염까지 갔죠.
◆ 김기식> 그런데 그 고등학생이 지금 등교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면 아마 그 7명이 다니는 학교는 다 셧다운되고 그 학교의 학생들 모두 다 검사받아야 될 뿐만 아니라 그 부모들까지 다 진단검사를 받아야 되는 상황인 것이죠. 다시 말해서 지금 방역전문가들은 다 등교개학에 대해서 반대합니다. 그 이유는 학교가 지역사회 집단감염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라고 하는 우려 때문이고 그것이 이번 클럽 사태를 통해서 확인된 거거든요. 그런 점에서 등교개학은 어렵다라고 하는 거고요.
그러면 등교개학하지 않은 온라인 수업 관련해서 보면 너무나 파행적인데 이게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지금은 별로 주목을 못 받는데 고3 입시에서 수시가 70%를 차지하고요. 그 수시에 있어서 3학년 1학기가 전체 50%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지금 3학년 1학기가 완전히 엉망진창이 돼버린 거 아닙니까? 그랬을 때 과연 지금 고3들이 연말에 가서 입시를 했을 때 그 입시의 공정성에 대해서 수용을 하겠느냐? 다시 말해 지금 고3 교사들도 학생부가 수시에 가장 중요한데 학생부에 평가할 근거가 없어요. 왜냐하면 신학년이다 보니까 만나본 적도 없는 애를 어떻게 평가를 하겠어요. 그러니까 지금 당장 고3 입시 자체가 대단히 파행화되고 이럴 경우에는 연말 입시에 있어서 소위 불이익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폭발하게 돼 있다, 이런 점이 하나 있고요.
두 번째는 학교라고 하는 게 무슨 교과 수업만 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만약 그렇다면 그냥 학원 다니면 되죠. 그러니까 다시 말해 전인격 교육을, 특히 다른 학년을 빼더라도 초등학교는 제일 중요한 게 사실 교육과정에서 사회화 과정을 거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게 학교를 가서 일종의 사회화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단순히.
◇ 김현정> 사회화의 기회를 잃었다.
◆ 김기식> 그렇죠. 그러니까 교과과정만 한다면 그냥 학원 보내면 되지, 뭐하러 학교를 보내겠어요. 그런 집단생활을 통한 사회화 과정 자체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교육학적으로도 지금과 같은 온라인 수업으로 학사일정을 진행하는 건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현장의 의견이죠.
◇ 김현정> 따라서 이번부터 9월 학기제로 가야 한다는 말씀. 박 교수님은요?
◆ 박남기> 오히려 제가 더 궁금한 건 지금 세계의 흐름으로 봐서 만약에 코로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거나 예방약이 나오지 않으면 이게 쉽게 끝나 보이지 않아요. 그러면 가을로 연기를 했더니 이게 안 끝났어요. 그러면 애들은 그냥 계속 방치하나요? 그 문제가 하나 있고요.
◆ 김기식> 그 상황이 되면 못 하는 거죠. 운영을 못 하는 거죠.
◆ 박남기> 그다음에 또 하나, 입시 관련해서는 오히려 모든 3학년들이 동일한 상황에 있기 때문에 지금 3학년들이 우려하는 것은 재수생과의 경쟁 부분이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제가 정부에 제안하고 싶은 것은 지금 블라인드 채용을 여기에도 적용해서 학생 개인이 지금 3학년 졸업생인지 재수생인지 구분을 못하게 해서 올해부터 정보가 넘어가요. 그런데 이 부분을 풀어주지 않으면, 그러니까 비상상황이니까 좀 풀어줘야 되는데 현재는 발표를 하지 않았어요.
고3 개학을 이틀 앞둔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덕수고등학교 교실이 텅 비어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황진환기자
◇ 김현정> 풀어주면 어떤 이점이 있는 거죠?
◆ 박남기> 그럼 입학사정관들에게 물어보니까 지금 3학년들은 이걸 충분히 교사가 자세히 적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고려를 해 줄 수 있는데 현재는 불가능하다.
◆ 김기식> 그건 굉장히 위험한 말씀이신데. 예를 들어서 똑같은 자료를 놓고 그거를 다른 사정기준을 두면 공정성에 바로 문제가 됩니다.
◆ 박남기> 아니죠. 똑같은 기준이 아니고 작년의 애들은 제대로 수업을 받아서 기록이 된 거고, 올해 애들은 그 기회를 말씀하신 대로 놓쳤기 때문에 그런데 그걸 똑같은 잣대로 평가해 버리면 올해 애들은 당연히 엄청 손해를 보게 되는 거죠.
◆ 김기식> 그런데 평가 근거가 없는데 사정을 봐주면 그건 주관적 평가가 되지 않습니까?
◆ 박남기> 입학사정관제가 원래 주관적으로 하는 겁니다. 그래서 사정관의 전문성에 근거해서 모든 상황을 감안해서. 객관적 지표 그대로 평가한다면 뭐하러 사정관이 필요합니까?
◇ 김현정> 그러면 그 부분에 대한 답변은 어떠세요. 김 위원장님. 지금 9월 학기제로 시작하면 앞으로 영원히 계속 우리 가야 되는 건데, 쭉 가야 되는 건데 이번 학기만이 아니고요. 논의를 하기에, 공론화를 하기에 시간이 너무 짧지 않느냐? 그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김기식> 사실은 공론화가 짧은 게 아니고요. 제가 작년에 이 보고서를 내면서 30년 자료를 봤습니다. 그러니까 김영삼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이 문제를 검토하지 않은 적이 없는데요. 김영삼 정부, 김대중 정부, 노무현 참여정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가 다 위원회를 구성해서 이 논의를 했는데 공통적으로 모든 정부가 다 9월 학기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참여하신 교육학자들이 다 합의를 보셨습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거는 그것을 이행하는 데 있어서 여러 가지 부담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왜냐하면 9월 학기제를 하려고 하면 학생들이 일거에 한 번에 1.5배가 늘지 않습니까? 그래서 학교시설도 늘려야 되고 교사 숫자도 늘려야 되니까 계획대로 하려면 10조 정도 든다라는 보고서가 나왔는데요. 그걸 갖고 요즘 반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거는 전혀 전제가 다른 게요. 그때는 기존 학생들은 그대로 두고 새로 입학하는 애들만 9월 학기제를 하기 때문에 중복한 학년이 생기는 문제였는데 이번에는 도저히 평상시에는 상상할 수 없는 전 학년이 6개월이 유급되는 상황이 되니까.
◇ 김현정> 그래서 적기다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 김기식> 비용이 하나도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복 학년이 생기는 문제는 나중에 입시에서도 그 경쟁률이 세지는 문제도 있고 취업 시기에 있어서도 겹치기 때문에 생겨나는 문제가 있는데요. 소위 현실적 문제로 제기했던 비용 문제라든가 입시에서의 부담이라든지 취업에서의 부담 같은 문제가 코로나19 문제로 그 보고서의 전제가 다 해결이 돼버립니다.
◇ 김현정> 그러면 공론화는 충분히 과거에도 이루어져 있다고.
◆ 김기식> 네. 이미 30년 동안 해 왔던 거죠.
◇ 김현정> 지금부터 말입니다. 여러분, 그러면 도대체 9월 학기제, 3월 학기제 어떤 게 더 나은지 제도 자체에 대한 얘기로 들어가볼게요.
◆ 박남기> 실은 제도 자체 전에 중요한 부분을 언급하셨는데 이제 전부 6개월 유급시키자고 했는데요.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6개월이 늦게 사회에 나간다는 문제를 그동안 제기를 하면서 9월 학기제를 하자고 그랬어요. 이렇게 되면 이제 아예 우리 아이들이 정말 늦어져버리는 거예요.
◆ 김기식> 유급시키자는 게 아니고 그런 상황으로 가고 있다라는 거죠.
◆ 박남기> 그래서 이걸 기반으로 해서 앞으로 우리나라 애들은 다른 나라 애들에 비해서 훨씬 늦게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이건 정말 국제적으로도 맞지 않아요. 그건 타당한 논거가 될 수 없습니다.
◆ 김기식> 제가 ‘그걸 원한다’가 아니라 지금 그런 상황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 않느냐라는 건데.
◆ 박남기> 비상상황을 가지고 영원히 상시 상황으로 만드는 건 정말 문제죠
◇ 김현정> 그 부분에 대해서 아마 청취자들이 두 분의 주장을 이해하셨을 것 같아요. 그러면 학기제 자체에 대한 논의를 잠깐 해 보겠습니다. 김기식 위원장님. 3월 학기제가 가고 있는데 왜 9월 학기제가 어떤 이점이 있다고 평소에도 주장하셨던 거죠?
◆ 김기식> 사실은 아까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역대 정부에서 다 위원회를 구성해서 논의했는데 다 9월 학기제가 바람직하다고 합의보게 된 근거가 몇 개 있습니다. 사실 전 세계에서, OECD 국가 중에서 지금 3월, 4월 학기제를 하고 있는 게 우리하고 일본밖에 없습니다. 사실 일제시대의 잔재고요.
◇ 김현정> OECD 중에. 우리와 일본.
◆ 김기식> 네. 그러니까 전 세계가 다 9월 학기제를 하고 있고 우리하고 일본, 그다음에 계절이 다른 호주만 지금 하고 있는 상태고요. 사실 제 연배의 분들은 다 아시겠습니다마는 사실 이 3월 학기제가 유지됐던 이유 중에 하나는 겨울에 추운데 학교가 난방을 못 하니까 사실은 우리 경제 과거 못 살던 시절에는 이 긴 겨울방학을 갖는 게 필요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 김현정> 잠시만요. 9월 학기제를 하면 12월까지 한 학기 하고 잠깐 쉬고 다시 1월에 학교 가는 거죠? 겨울방학은 짧은 거죠?
◆ 김기식> 그렇죠. 그다음 6월 달에 학년이 끝나고. 3개월의 여름방학을 하는 거고요. 그런 일제시대의 잔재를 이제는 정리할 필요가 있는 거고요. 무엇보다 교육학적으로는 학년이 바뀔 때 긴 기간을 갖는 것이 수업에서 미진한 부분을 보충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학년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런데 우리는 학년 중간에 오히려 긴 방학이 있으니까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된다. 이런 것들이 있는 거죠.
◇ 김현정> 박남기 교수님.
◆ 박남기> 원래 9월에 했던 이유가 근대학제가 도입되면서 우리가 의무교육이 되면서 얘들을 학교로 불렀는데 안 와요. 집에서 일시키니까. ‘그러면 언제 부르는 게 좋을까?’ 했더니 ‘급한 일이 끝난 가을에는 괜찮겠다’ 그래서 원래 시작했던 거고요. 그다음에 이제 지금 긴 여름방학 문제가 대두가 되는데 과거에는 집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그것도 좋은 교육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미국이나 영국에 국제활동 하면서 물어봤더니 너무 긴 여름방학이 가장 큰 문제가 일단은 사회교육 격차가 더 벌어지는 시기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농경사회일 때는 겨울에 교육하는 게 맞았고 여름에 노는 게 맞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도 오히려 서구사회는 3월 학기로 가고 싶어 한다?
◆ 박남기> 그렇죠. 그런 학자들이 주장을 하는데 일단은...
◆ 김기식> (웃음) 처음 들어보네요.
◆ 박남기> 그러면 말씀드린 것처럼 부모에 따른 학생들의 학력격차는 더욱 벌어집니다. 국가가 그 긴 여름을 책임지고 예를 들면 사회적 취약계층 자녀를 돌보고 뭐 한다고 하지만 그 프로그램의 퀄리티하고 부모가 돌보는 퀄리티는 다르고요. 또 하나는 선생님들이 제일 크게 문제제기 했던 것이 한 4개월 이상을 놀고 돌아오니까 그동안에 가르쳤던 학교에서의 생활습관, 학습훈련 이 모든 게 사라져서 엉망이 돼서 돌아온다.
◇ 김현정> 6, 7, 8월 놀고 오면?
◆ 박남기> 네, 너무 긴 거예요. 실은 5월 중간부터 놀기 시작하거든요. 우리 같은 경우에는 만약에 9월에 시작하면 추석 연휴 있죠? 그다음에 연말이라고 또 있죠. 이게 2학기 자체가 상당히 지금도 문제가 되는데. 그래서 우리는 2학기를 좀 더 길게 한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많은 학교들은 2월 학기 대신에 1월 중순까지 수업을 하는 거죠.
그런데 그걸 몰아서 9, 10, 11, 12월 하고 그다음에 가서 여름을 길게 하겠다? 이건 아까 교육학적으로 다 동의하셨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희 쪽에서는 저도 지속적으로 반대해 왔었고 그다음에 문제점을 제기했고요. 오히려 우리가 아름다운 꼬리를 가지고 있는데 다른 나라가 다 잘났으니까 따라서 자르자. 이렇게밖에 안 보인다는 거죠.
◇ 김현정> 김 위원장님.
◆ 김기식> 저는 지금 교수님 얘기는 30년 자료를 다 봤는데 참 새로운 주장이신 것 같고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학년이 바뀔 때 겨울방학을 길게 가진 다음에 개학했다가 한 열흘 정도에 봄방학을 하거든요. 그런데 학년이 바뀔 때 열흘 정도의 봄방학밖에 없다 보니까 교사들 자체가 신학년을 준비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공립학교 같은 경우는 학교도 바뀌고 학년, 담임도 바뀌지 않습니까? 그런데 다니는 학교와 학년이 불과 한 일주일, 열흘 전에 결정이 되니까 교가들이 도저히 자기가 새 학년을 준비할 시간이 없다. 이게 공통적인 현장에서의 목소리로 제기가 되거든요.
그래서 원래 학년이 바뀔 때 긴 방학 기간을 가져야 된다라는 건 교육학계의 다수의 얘기고요. 무엇보다 방학이라고 하는 것을 단순히 애들이 그냥 집에 방치되는 게 아니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한 학교 이외의 교육의 기회로 삼아야 되는데 그러려면 3개월 정도의 여름방학 기간 동안 인턴 활동이라든가 체험활동을 하는 것이 애들의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그런데 지금 저희는 여름방학 한 달, 겨울방학 한 달 반, 봄방학 열흘 이렇게 방학이 다 쪼개져 있다 보니까 방학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그냥 학원 보내는 걸로만 지금 이용을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긴 여름방학을 통해서 애들이 학교 이외의 다양한 교육적 체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것들이 소위 9월 학기제에 대해서 지난 30년 동안 정권마다 논의할 때 합의를 본 내용이죠.
◇ 김현정> 박 교수님, 이 부분에 대한 것 말고도 9월 학기제를 반대하시는 분들은 다른 시스템들, 어떤 우리 사회, 기업, 이런 시스템과의 연계 문제도 지적하시던데 그건 뭐예요?
◆ 박남기> 먼저 실은 김기식 위원장님이 말씀하신 부분에 대한 얘기 잠깐 하고 가겠습니다. 지금 2주 동안에 새 학년을 준비해야 되는 어려움이 제기가 돼서 지금 많은 교육청들은 이미 1월에 그 수업을 다 당겨서 하고 겨울방학 기간에 선생님들이 1월 중순부터 준비할 수 있도록 조정하기 때문에 그게 문제라면 그건 뭐 문제가 없고요.
그다음에 자꾸 말씀드리지만 긴 여름방학, 이거는 오히려 교육 격차를 더욱더 크게 합니다. 미국에서 제가 체험을 해 보니까 잘 사는 부모와 그렇지 못한 부모의 아이들, 아까 아무도 방치 않을 거라고 했는데 그건 정말 좀 위험해 보이고요.
그리고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은 9월에 국가회계도 시작합니다. 모든 그러니까 모든 시스템이 9월에 맞춰서 돌아가요. 그런데 우리는 모든 시스템은 1월부터 12월로 맞춰서 돌아가는데 학제만 떼서 9월부터 돌아간다? 그러면 그 안에서 갈등이 많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제가 주장하기로는 현재도 우리가 9월 학기는 하고 있어요. 9월에 학기 시작하잖아요. 다만 2학기일 뿐이에요. 그러니까 지금 여러 가지 강점으로 외국과의 교류 아니면 외국보다 너무 늦게 사회를 나간다라고 하니 차라리 초등학교 1학년을 그냥 1년 앞서 등교를 시키자.
◇ 김현정> 7살부터?
◆ 박남기> 차라리 그렇게 해서 하면 외국에 가고 싶으면 오히려 외국에 바로 적응 못 해요. 한 6개월 정도 적응도 할 수 있고. 사회도 빨리 나가니까 다른 나라보다도 우리가 경쟁력도 있을 거고. 만약에 적응을 못하는 아이들이 나온다면 1년 다니다 안 되겠다 하면 1학년 다시 한 번 보내면 돼요.
◇ 김현정> 김 위원장님. 다른 것과의 조화인데요.
◆ 김기식> 오늘 우리 교수님이 제가 아는 교육과 새로운 얘기를 참 많이 하시는데 보통 지금 얘기하신 부분은 초등학교 0학년제 도입으로 합의를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 애들의 인지발달 능력이 과거에 비해서 훨씬 좋기 때문에 뭐 외국 경험이 계신 분은 아시겠습니다마는 보통 프리스쿨, 혹은 킨더라고 해서 외국 같은 경우에는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한 1년 정도를 미리 학교에 와서 수업을 하게 하거든요. 그래서 초등학교 0학년제 도입을 통해서 유아교육을 공교육화 하는 방식을 통해서 문제를 풀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3월 신학기제냐? 아니면 9월 신학기제냐? 이 문제는 지금 말씀하신 거하고 좀 논점이 다른 문제인 것 같고요.
그다음에 지금 앞서 말씀드렸던 교육학적으로 3월 신학년 신학기제를 도입하는 게 더 좋다는 게 다수 의견일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고요. 이 부분을 제가 주의 깊게 본 게 9월 학기제로 변경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 보수, 진보 간 아무런 입장 차이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심지어 언론을 제가 다 찾아봤는데 이른바 보수 언론이라고 하는 조중동, 매경, 한경의 입장과 진보 언론의 입장하고 차이가 없어요. 제가 보기에 대한민국 사회에서 보수, 진보의 입장 차이가 없는 거의 유일한 사안 중 하나가 이 9월 학기제의 변경 문제인 것 같고요. 다만 앞서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지금 코로나19 같은 상황이 아니면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중복한 학년이 생기는 거, 비용문제 때문이 있었는데.
◇ 김현정> 잠시만요. 김 위원장님. 그럼 그 부분, 우리 예산 시작도 연초고 기업들도 다 연초에 시무식하고 시작하고 이런 것과의 조화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 김기식> 뭐, 회계 처리 문제야 그건 뭐 법상 규정을 만들어서 하면 전혀 문제가 없고요. 지금 기업의 취업도 이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미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겠다라고 선언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지금 점점 채용이 수시 채용으로 변하고 있고요. 더군다나 지금 코로나19 사태에서 제일 어려운 게 청년들은 올 상반기 취업의 기회조차 지금 다 뺏기고 있지 않습니까? 뽑지 않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학년제를 변경하게 되면 그거에 맞게 기업들도 채용 시스템을 바꾸는 문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이 말씀을 드립니다.
◇ 김현정> 이제 30초씩 드리겠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잘 피력할 수 있는 마무리 발언들 해 주십시오. 박남기 교수님.
◆ 박남기> 지금 제가 이걸 사회 이슈로 등장시키는 것에 대해서 조금 걱정하는 것이 지금 온라인교육을 진행하면서 온라인 학습 약자 문제가 아주 심각하고요. 학습 결손 문제 등 여러 가지가 심각한데. 이걸 이슈로 삼음으로 해서 그게 지금 논의가 약화될 우려가 있고요. 오히려 지금 그 아이들이 학습 한 번 결손이 생기면 이건 누적되어서 따라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정계와 정부 쪽에서는 지금 온라인 학습 약자들의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을 해서 제대로 도와줬으면 하고요. 지금 저희 집사람도 교사인데 학습 꾸러미 보내는데 아예 찾아가지 않는 부모가 존재할 정도입니다.
◇ 김현정> 방치된 아이들이 있다. 9월 학기제 논의를 지금 꺼내기에는 다른 게 너무 급하다. 김 위원장님.
◆ 김기식> 오히려 현장에서 이재정 교육감을 포함해서 교육감들이 9월 학기제로 가자라는 주장을 하십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분들, 온라인 수업하고 있는 애들의 현실. 주변의 현실이 어떤지 한 번 들여다 보시면 이런 온라인 수업으로 애들을 한 학기를 끌고 간다는 게 얼마나 파행적이고 비교육적인지 확인할 수 있을 텐데요. 이런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끌고 가기보다는 그동안 30년 동안 합의해 왔던 9월 신학기제를 이참에 결단하는 게 훨씬 더 바람직하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두 분 다 앞의 전제는 같으세요. 김기식 위원장은 ‘온라인 수업이 엉망이고 참 이거 문제가 많다. 그래서 이참에 1학기를 아예 없었던 걸로 하고 9월 학기제라는 걸 도입하자’는 쪽이시고 박남기 교수님은 ‘그렇기 때문에 이걸 더 다져야지, 지금 9월 학기제 논의할 때가 아니다’
◆ 박남기> 지금 엉망인 건 아닙니다. 지금 상당히 우리가 오히려 케이-에듀케이션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시스템을 갖추면서 효과적으로 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부모들이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셔서.
◆ 박남기> 부모 학생 적응도 있고 학교도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 김현정> 알겠습니다. 듣고 아마 청취자분들이 나름의 판단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두 분 고생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기식> 고맙습니다.
◆ 박남기> 고맙습니다.
◇ 김현정> 더미래연구소 김기식 정책위원장 그리고 광주교대 박남기 교수였습니다. 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