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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뼈 나간 택배 형제, 일감 잃을까봐 오늘도 출근"

사회 일반

    "코뼈 나간 택배 형제, 일감 잃을까봐 오늘도 출근"

    "마스크 왜 안썼냐"며 택배기사 폭행
    지난 달 28일부터 '마스크'로 시비
    화물차 발로 차고 허위 민원 제기까지
    생계 때문에 치료 후 바로 택배일 시작
    입주민들, 제보 및 엄벌 탄원서 전달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준석 (CBS 경인센터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아파트 경비원 사망사건. 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갑질 폭행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번에는 택배기사가 피해자인데요.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그 아파트 입주민이 택배기사를 폭행해서 중상을 입혔습니다. 두 명의 택배기사가 폭행을 당했는데 두 사람은 형제였어요.

    ‘아니, 피해자 두 명을 놓고 가해자 한 명이 어떻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행사할 수 있나’ 봤더니 가해자가 복싱 선수였답니다. 자,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이 사건을 세상에 처음 알린 기자, 연결해 보죠. CBS 경인센터 이준석 기자,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이 기자, 나와 계세요?

    ◆ 이준석>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이게 이달 초에 있었던 일이라면서요?

    ◆ 이준석> 네, 2주 전인 지난 7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있는 아파트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 김현정> ‘마스크를 끼지 않았다면서 폭행이 시작됐다’ 이렇게 지금 기사는 짧게 나왔던데 정확히 정황이 어떻게 되는 거예요?

    ◆ 이준석> 정확히 말하자면 피해자인 택배기사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건 아니었고요. 마스크를 턱에 걸쳐놓은 상태였습니다. 힘든 일을 하다 보면 숨이 가쁠 때가 있으니까 잠깐 마스크를 턱 밑에 걸쳐놓은 거였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마주친 거예요? 아파트 계단에서, 혹은 복도에서?

    ◆ 이준석> 네, 아파트 입구 쪽에서 택배 분류하고 있던 택배기사들을 보고 한 입주민이 왜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는다고 훈계를 했다는 건데 그러면서 서로 실랑이가 벌어졌고 그리고 누가 먼저 때렸는지는 좀 주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택비기사 말로는 ‘택배 물품을 가지고 들어갔는데 갑자기 입주민이 주먹을 휘둘렀다’ 고 하고 입주민 말로는 ‘택배기사가 먼저 자기 명치 부분을 세게 길어서 때린 거다’ 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시작은 지금 엇갈려요. 시작은 엇갈리지만 폭행을 당한 정도를 보면 이쪽 택배 사촌 형제 쪽이 훨씬 많이 당한 거예요?

    ◆ 이준석> 맞습니다. 피해자인 형제들은 서로 중상을 입었고요. 가해자인 입주민은 정상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별다른 부상은 입지 않았습니다.

    지난 7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A씨 형제를 폭행하는 C씨의 모습과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동생 B씨. (사진=제보자 제공)

     

    ◇ 김현정> 아니, 그런데 택배기사 사촌 형제는 두 명이었는데 왜 두 사람이 한 사람을 감당할 수가 없었나? 저는 사진 보니까 굉장히 끔찍한 중상이던데 이 정도까지.

    ◆ 이준석> 네, 택배기사 분들은 일방적으로 좀 고객과 마찰이 있을 경우 대응하지 말라는 교육을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좀 가해자가 자신을 때려도 대응할 수 없었고. 그리고 또 아까 말씀하신 대로 가해자는 취미로 복싱을 배운 아마추어 선수였습니다. 8년 정도 전에도 아마추어 대회에서 나가서 경기를 뛴 경험도 있고요.

    ◇ 김현정> 지금 사진이 유튜브를 통해서 공개가 되고 있는데 부상 정도가 상당하네요. 택배기사가 주민하고 마찰이 빚어져서 이게 회사에 알려지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뭐랄까요, 이렇게 폭행을 맞대응을 할 수 있었지만 참았다 이 얘기군요? 형제들 얘기는?

    ◆ 이준석> 네, 맞습니다. 만약에 이렇게 좀 대응을 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이 택배기사 분들은 자기 담당 지역을 다른 직원한테 뺏길 수도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 김현정> 그런데 이 입주민이 두 사람을 괴롭힌 게 처음이 아니다. 이건 무슨 얘기예요?

    ◆ 이준석> 입주민과 피해자 택배기사가 처음 만난 것은 지난 달 28일입니다. 그날도 마찬가지로 입주민이 택배기사한테 마스크 문제로 시비를 걸었고요.

    ◇ 김현정> 그때도?

    ◆ 이준석> 네, 이때부터 입주민은 피해자가 택배 배송을 올 때마다 화물차를 발로 차기도 하고 ‘아직도 그렇게 사냐’ 면서 인신공격도 했습니다.

     

    ◇ 김현정> 지난번 경비원 돌아가신 분, 그분도 하루에 벌어진 일이 아니라 20일 동안 지속됐던 갈등이고 협박이고 폭행, 폭언이었는데 이 경우도 이날 하루의 일은 아니군요?

    ◆ 이준석>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허위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건 무슨 얘기죠?

    ◆ 이준석> 두 분이 처음 만난 날 가해자인 입주민은 ‘피해자가 자신한테 침을 뱉었다’ 고 주장을 했는데요. 이 내용을 토대로 국민 신문고와 택배기사 분이 근무하고 있는 택배업체에다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 말로는 ‘바닥에다 침을 뱉은 거지 가해자한테 침을 뱉은 게 아니다’ 라고 주장하고 있고요. 이 부분은 나중에 경찰이 CCTV를 확보해서 분석하면 정확히 드러날 예정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모르겠습니다마는 상식적으로 사람한테 침을 뱉는 택배기사? 이거는 저희가 상상하기가 어려운데 어쨌든 주민 입장에서는 ‘나한테 뱉은 것 같다’ 해서 거기서부터 시비가 붙고 청원까지 나온 상태였다고요?

    ◆ 이준석>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이번 일로 동생, 형 다 많이 다쳤는데. 지금 일을 바로 시작했어요?

    ◆ 이준석> 형 분은 홍채염으로 인한 시력 저하까지 앓고 있는데요. 이게 담당 지역을 너무 오래 비우게 되면 지역을 뺏길 수가 있어요. 그래서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건 발생한 7일로부터 6일 뒤인 13일 바로 출근을 해서 택배 배송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사진 보고 있는데 ,얼굴이 말이 아닌데 저런 상태로 다시 택배를 하고 있다고요?

    ◆ 이준석> 네.

    ◇ 김현정> 마음이 아프네요. 이렇게 되자 주민들이 나서서 가해자를 엄벌해달라는 탄원서를 냈다는데 주민들 중에 그럼 목격자도 계시는 거고 뭔가 기존의 어떤 평가들이 있었던 건가요? 그 입주민에 대한?

    ◆ 이준석> 입주민을 만나서 택배기사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면 ‘참 성실했던 젊은이 였다’고 입을 모으고 있고요. 이런 좀 여기 아파트가 좀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자식같이 느껴졌는지 입주민들이 먼저 나서서, 저한테 제보한 것도 입주민이었고요.

    ◇ 김현정> 그래요.

    택배기사 형제가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입주민들은 가해 입주민에 대한 엄벌 등을 촉구하며 탄원서 서명 운동을 벌였다.(사진=아파트 입주민 제공)

     

    ◆ 이준석> 그리고 가해자를 엄중 처벌해 달라는 탄원서까지 작성해서 지금 택배기사한테 전달한 입장입니다.

    ◇ 김현정> 가해 입주민, 경찰에 입건이 된 상태인데 뭐라고 얘기하고 있습니까?

    ◆ 이준석> 가해자는 지금 ‘피해자가 먼저 자기한테 시비를 걸고 내 명치를 밀어서 어쩔 수 없이 주먹이 나갔다’ 고 주장을 하면서 쌍방폭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서울 경비원 가해자 역시 계속 지금 자신은 억울하다, 나는 때린 적 없다, 계속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네요. 사과는 있었습니까? 어쨌든 시작이 어찌 됐든 택배기사가 저렇게 많이 다친 상태인데.

    ◆ 이준석> 아니요. 폭행은 인정하지만 먼저 자기가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정당한 폭행이라는 게 가해자의 입장입니다. 아직까지 사과는 따로 없었습니다.

    ◇ 김현정> 이번 사건을 세상에 처음 알린 기자로서 어떻게 마무리되기를 바라세요?

    ◆ 이준석> 저도 한 살 터울 형이 있는데요. 제 앞에서 형이 이렇게 폭행을 당했다고 하면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습니다. 형제들의 상처가 조금이라도 덜해질 수 있게, 가해자 분이 진정어린 사과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정황을 좀 듣죠. 형제 택배기사 갑질 폭행사건, 최초 보도를 한 CBS 경인센터 이준석 기자, 고맙습니다.

    ◆ 이준석>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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