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작업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불두. (사진=경주시 제공)
경북 경주 남산의 계곡에서 불상의 머리(불두)가 발견됐다. 경주에서 출토된 청와대 불상과도 모양이 닮아 더욱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경주 내남면 용장리의 남산 약수곡(석조여래좌상절터) 제4사지를 조사하고 있는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통일신라시대 석불좌상에서 분리된 불상의 머리인 불두(佛頭)를 찾았다고 밝혔다.
불두는 절터에 방치돼 있던 '머리없는' 석조여래좌상(높이 1.15m, 너비 0.8m)의 복원정비를 위해 불상의 원위치를 확인하려고 조사하던 중 발견했다.
(사진=경주시 제공)
발견된 불두는 높이 50cm, 너비 35cm, 둘레 110cm 정도로, 불상 인근에 있는 큰 바위의 서쪽 영역에서 땅 속에 묻힌 모습으로 확인됐다. 안면 오른쪽 일부와 오른쪽 귀 일부에서는 당시 장인들이 입혔던 금박이 나타났다.
미간 사이의 백호를 장식했던 둥근 수정은 떨어진 채 불두 근처에서 같이 발견됐다. 신라인이 수놓았던 금박과 수정이 불두 옆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조성윤 신라문화유산연구원 조사연구3팀장은 "9세기 통일신라시대 석조불상의 원형을 고증하는데 있어 중요한 학술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불두 주변에서 함께 출토된 탄생불. (사진=경주시 제공)
불두 주변에서는 소형 청동탑, 소형 탄생불상 등도 함께 출토됐다.
머리가 유실된 석조여래좌상은 통일신라 후기 작품으로 추정된다. 경주 석굴암 본존불상과 같이 '항마촉지'의 도상을 하고 있다.
한편,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발굴한 불두를 오는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경주시 현곡면 가삼골 1길 19-10 (신라문화유산연구원 보존처리연구동)에서 공개한 후 보존처리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