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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혈서 대학생 "등록금 반환 혈서, 왜 썼냐구요?"

교육

    [인터뷰] 혈서 대학생 "등록금 반환 혈서, 왜 썼냐구요?"

    비대면수업 논의 요구하자 '혈서 써오라' 반응
    대학에서 평상시 vs 코로나상황 비용 공개해야
    코로나에 대학 잘못 없다? 학생은 무슨 잘못?
    등록금은 가계의 문제, 정부에서 지원 나서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양대 사학과 재학생 (등록금반환 혈서 작성자)


    등록금은 평상시와 똑같이 수백만 원을 내고 한 학기 내내 온라인 수업만 받았다면 과연 등록금의 일부를 대학들이 돌려줘야 할까요? 아니면 천재지변으로 발생한 일이니 굳이 돌려줄 의무는 없는 걸까요? 아니면 정부라도 나서서 세금으로라도 돌려줘야 할까요. 이 세 가지 문제를 놓고 대학과 정부와 정치권까지 시끌시끌합니다. 답은 쉽게 나오지 않고 있죠. 이런 가운데 대학가에서는 혈서까지 등장을 했습니다. 등록금을 반환하라는 혈서 사진이 어제 하루 종일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는데. 그 학생을 직접 만나서 얘기를 좀 들어보죠. 한양대학교 사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익명으로 연결을 합니다.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대학생>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손은 좀 괜찮으세요?

    ◆ 대학생> 네, 괜찮습니다.

    ◇ 김현정> 아니, 이게 조금은 좀 극단적인 선택이고 ‘이렇게까지 해야 됐나’ 싶기도 해요, 솔직히.

    ◆ 대학생> 이게 사실 학교 측이, 이전부터 학생들이 이런(비대면 수업, 등록금반환) 문제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고 논의를 하자라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학교 측에 주장을 해 왔으나 결국에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답변은 그런 거를 논의하고 싶으면 혈서라도 쓰고 와라라는 충격적인 답변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 논의를 하고 싶으면 혈서라도 써오라’고 대학 관계자가 얘기를 했다고요?

    ◆ 대학생> 네, 혈서라도 써오라는 단어를 정확하게 언급을 했고요.

    ◇ 김현정> 그 대학 관계자 분은 교수님이세요, 아니면 행정담당이세요?

    ◆ 대학생> 행정 쪽에 있으신 분입니다.

    ◇ 김현정> 처음에는 좀 잘못 알려졌어요, 이 사안이. ‘비대면 시험을 요구했더니 한 교수가 그러면 혈서라도 받아와라 해서 혈서를 쓰게 됐다’ 이렇게 알려졌는데 그 내용이 전혀 아니네요?

    ◆ 대학생> 네, 그건 일부 언론사들이 조금 오기를 한 것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 김현정> 오보였군요.

    (사진=한양대 익명 커뮤니티)

     



    ◆ 대학생> 네. 교수의 입에서 나온 게 아닙니다. (※ 후속취재 결과, 해당 발언을 한 학교측 담당자는 기획처장, 즉 행정보직을 맡은 교수로 확인됐습니다.)

    ◇ 김현정> 지금 사학과 재학 중이시죠?

    ◆ 대학생>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이번 학기 등록금 얼마 내셨어요?

    ◆ 대학생> 한양대생들이 조금씩 다른데요. 공대 쪽에는 460만원까지 쪽이 있고. 인문대에서는 380, 390까지. 그래서 대충 400만원선 안에서 내는 게 보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다른 학교들도 비슷해요? 아니면 천차만별입니까?

    ◆ 대학생> 평균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죠.

    ◇ 김현정> 그렇군요. 이것보다 높은 곳도 있고 더 낮은 곳도 있고. 이 중에 얼마 정도를 되돌려 받아야 합리적이라고 보세요?

    ◆ 대학생> 합리적인 등록금 환수의 가격을 책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제 학교 측이 지금까지(이번 학기) 실비 그리고 대면수업이 진행이 됐던 평시의 실비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 세출을 내야 되고 그것을 이제 학생들한테 공개함으로써 서로 논의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단순히 어느 정도 들었을 테니까 얼마 돌려달라라고 얘기하는 건 아마 논리적이지는 못 하겠죠.

    ◇ 김현정> 그러니까 ‘전체 다 돌려달라’는 얘기는 당연히 아니고.

    ◆ 대학생> 네, 지금 당연한 얘기지만 (비용 공개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반환금액이) 얼마가 돼야 되는지에 대한 여론과 산정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학교 측에서는 얘기를 해요. ‘비대면 수업했다고 해서 학교 측 비용이 절감된 부분 거의 없다’ 라는 거거든요. 그리고 ‘이 코로나19라는 상황은 천재지변 아니냐. 천재지변에 의해서 발생한 것을 어떻게 하느냐’

    ◆ 대학생> 천재지변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학교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얘기한다면 반문할 수밖에 없죠. 그러면 450(만원)을 내면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 탓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환수를 받지 못하고 대면수업이라고 하는 이러한 당연한 요구를 듣지 못하게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할 수 있는 것이죠.

    ◇ 김현정> 그래서 ‘투명하게 예산을 공개하고 좀 따져보자’는 말씀이신데. 아마 따져보면 오프라인 수업할 때보다는 적게 들었을 거라고 보시는 거예요?

    ◆ 대학생> 저는 당연하다고 봅니다. 여러 학교들이 이번에 인력 감축이나 혹은 경비, 그리고 미화 노동 인력도 많이 감축했어요. 감축도 사실 큰 문제이기는 한데요. 실제 학생들이 그 학교를 다니면서 이제 사용되는 전기세나 에어컨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단순히 학생들이 없었는데도 똑같이 운영됐다라고 하는 것은 그리고 그것을 단순히 믿어달라고 얘기하는 것은 아마 좀 힘들겠죠. 학교 측이 실제적인 예산안을 가지고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고 어떤 학교는 예를 들어서 규모가 작은 학교는 같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 김현정> 또 어떤 학교는 식당 운영비가 큰 부분을 차지했었는데 학생들이 안 오니까 식당 운영이 안 돼서 더 적자를 볼 수도 있고. ‘다 사정은 다를 테니까 일단 보자’라는 거예요.

    ◆ 대학생> 다 사정은 다를 거예요. 그런데 한양대, 그리고 지금 이런 얘기를 주장하는 학교들은 혈서를 써 와라 등등의 불통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단순히 우리는 똑같이 (비용이) 들었으니 믿어달라는 얘기예요.

    ◇ 김현정> 대학들이 정 안 된다고 하면 ‘정부가 나서서라도 어떤 지원금의 형태로 대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반환해 줘야 되는 거 아니냐? 아니다. 국민 세금인데 어떻게 대학생들에게만 그걸 지원해 줄 수 있느냐’ 논의도 지금 한창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대학생> 두 가지 생각인데요. 첫 번째로는 국가가 지원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학교도 적절하게 움직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학교 측이 항상 사용하는 레토릭이 정부 지침을 따르는 중이다예요. 정부 지침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서 저희가 어떻게 수업을 진행할 것이고 어떻게 등록금을 지원받을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어요.

    ◇ 김현정> 그런데 정부 지침이, ‘정부가 나서서 등록금의 일부를 보전해 주겠습니다’ 이게 정부 지침이어야 하나요?

    ◆ 대학생> 왜 그렇게 해야 하냐가 이제 두 번째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데요. 지금 만일 이게 단순히 대학생 개개인의 문제로 바라본다면 이거를 이걸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그 가계 비중에서 학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확인을 한다면 대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보통 1년에 1000만원이 조금 안 되는 돈이 학생의 학비로서 나가는 건데 이게 가계의 문제가 아닐 수가 없고 정부가 나서서 잡아야 될 문제가 아닐 수가 없는 것이죠.

    ◇ 김현정> 이런 대학생들의 주장도 지금 우리 청취자들이, 국민들이 듣고 또 반대편의 의견도 들으면서 가장 합리적인 쪽으로 방향이 잡히겠죠. 사실은 이 등록금 문제는 좀 장기적으로 대책을 고민해 봐야 되는 게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호전될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어떤 논의가 좀 있어야 한다고 보세요?

    ◆ 대학생> 일단은 한양대에서도 지금 다음 학기에 또 대면수업이 되느냐 안 되느냐 등등의 이런 게 정부 지침? 그리고 내리꽂아진 지침 속에서 학장과 행정팀, 교무처 등등의 우리 등록금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라고 끝내버리는 것이 아니라 보통 때와 다른 비상시국에 머리를 모아서 생각을 하는 것이 맞죠. 교수도 피해자이기 때문에 교수도 해야 되는 것이고 학장도 해야 되는 것이고 학생도 해야 되는 것이고 인력감축 때문에 경비나 이제 환경미화 노동자들도 똑같이 머리를 맞대서 해야 되는 겁니다. 그런데 논의 그리고 이러한 언로를 막는 것은 이미 그런 것에 대한 해결 의지가 상실됐고 국가가 하자는 대로 따라가는 수준밖에 되지 못하는 것이죠.

    ◇ 김현정> 이 온라인 수업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한 게 하나 있더라고요. 보니까 만족도는 6.8%로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두자릿수가 안 돼요. 이거 보면서 참 대학생들도 많은 피해를 지금 당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구하시는 대로 논의의 테이블이 빨리 열었으면 좋겠고 이렇게 혈서까지 쓰는 안타까운 상황, 이런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다시 안 갔으면 좋겠습니다.

    ◆ 대학생> 제가 혈서를 쓴 이후로 연세대, 중앙대 등등으로 이제 혈서가 마치 릴레이처럼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게 너무 안타까운 상황이거든요, 사실. 이게 정상적인 논의 체계가 되고 우리의 건의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진다면 사실 일어나지 않아도 될 문제였는데. 그런데 그런 문제가 너무 학생들의 개개인의 희생을 통해서만 그들을 듣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급박해지고 너무 절박해진 상황인 거죠.

    ◇ 김현정> ‘더 이상의 혈서가 나오지 않도록 빨리 논의의 테이블 열렸으면 좋겠다’ 그 말씀 전하면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대학생>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양대학교 사학과에 재학 중인, 어제 화제가 됐던 혈서의 주인공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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