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주호영 원내대표를 충북 속리산 법주사에서 만나 대화하는 모습.(사진=미래통합당 김성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사찰 칩거 중인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이번 주 복귀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답보 상태인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상 재개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주 원내대표는 21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주 토요일 전까지 국회로 갈 가능성이 꽤 있다"면서도 "협상하는 모양새는 갖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남은 12개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원 구성에 있어 여당과의 협상 불가론을 밝히면서도, 경제‧외교안보 현안에서 야당 역할론을 회군 명분으로 내세웠다.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법제사법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이 선출되자 반발해 원내대표 사직 의사를 밝힌 주 원내대표는 일주일 동안 충남 현충사, 전남 화엄사, 경북 불영사, 충북 법주사 등을 돌고 있다. 주 원내대표의 공백이 일주일째 이어지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초선 의원들까지 그를 찾아갔다. 민주당은 협상의 손을 거듭 내밀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은 주말인 지난 20일 충북 보은군에 있는 속리산 법주사에서 주 원내대표를 만났다. 송언석 비서실장과 지역구의 박덕흠 의원도 함께였다. 송언석 의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두 사람이 배석자 없이 대화를 나눴다"면서 "민주당의 독선과 최근 대북정책 문제에 대해 공감한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오른쪽부터)가 속리산 법주사에서 박덕흠 의원,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대화하는 모습.(사진=미래통합당 김성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주 원내대표는 이날 찾아온 통합당 초선 의원 등과도 사찰에서 오찬을 했다. 전날부터 함께 머물던 박형수 의원을 비롯해 하영제, 이용 의원 등 초선 5명이 함께였다. 주 원내대표는 이들과 만나 시종일관 답답한 심경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복귀해서 협상을 하더라도 여당이 전혀 국회의 오랜 전통과 원칙을 지킬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주 원내대표로서는 당장 복귀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침묵이 길어질수록 야당의 발목잡기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나 민주당이 전례없는 폭거를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야당 역할을 방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가적으로 위기가 있고 야당 역할을 다하자고 비대위원장도 그러시고, 의원들도 다녀가면서 그런 의견을 냈다"고 복귀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박병석 국회의장은 지난 19일로 예정됐던 본회의를 연기하며 여야 협상을 주문했다. 민주당도 남은 12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는 강경론 대신 협상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 민주당 허윤정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포기하겠다는 게 진심인지, 아니면 민주당을 압박하기 위한 발언인지 진의를 더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