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 등 디지털 성착취 사건 피의자는 20대가 46%로 가장 많고, 피해자는 10대가 62%로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20대 남성이 10대 여성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 셈이다.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 운영자 및 유포자 등 1414명을 입건한 경찰은 성착취물 소지범에 대해서 향후 수사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는 설립 100일을 맞은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본청에서 '추진경과 및 향후 계획'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특수본은 현재까지 디지털 성범죄 1112건에 대해 1414명을 검거, 14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1414명 중 666명은 기소 송치 등으로 종결하고 748명은 수사 중이다.
피의자들은 10대 442명(31%), 20대 591명(46%), 30대 255명(23%) 등 20대가 가장 많았으며 10대가 그 다음을 차지했다. 피해자의 경우 10대 408명(62%), 20대 166명(25%), 30대 49명(7%) 등 10대가 가장 많았고 20대가 뒤를 이었다. 피의자 대부분은 남성, 피해자 대부분은 여성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 기술에 대한 접근성과 이해도가 높은 10~20대 젊은 남성층들이 디지털 성범죄를 다수 저질렀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10~20대 여성들이 표적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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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확인된 피해자 714명 중 660명을 특정하고 총 651명을 대상으로 신변 보호·심리상담 지원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편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원조격인 'n번방'은 운영자 '갓갓' 문형욱(24)을 포함해 제작‧유포‧소지자 등 93명이 검거됐다. 조주빈(25)이 운영한 '박사방'에서는 174명이 검거된 상태다.
경찰은 현재 조주빈에게 압수한 '아이폰'을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잠금 해제를 시도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5월 15일 조주빈의 갤력시 S9 시리즈 휴대전화 잠금을 풀어 내용물을 확보, 여죄를 파악한 바 있다.
'n번방', '박사방' 외에도 개별적으로 성착취물을 제작·소지·유포한 사례는 622건, 불법촬영물(합성물) 등을 유포한 사례는 472건으로 나타났다.
성착취물 제작 관여자의 경우 281명, 유포범은 474명, 기타 협박 등으로 범죄에 개입한 피의자는 33명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 25일 'n번방' 사건을 계기로 꾸려진 특수본은 올해 연말까지 운영된다. 경찰은 조주빈, 문형욱 등 주요 피의자가 잡혔으나 추가 수사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향후 수사에서는 운영자, 유포자를 넘어 성착취물 소지자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이 특정한 성착취물 소지 혐의자는 총 840명으로 이중 626명을 검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박사방, n번방 등 주요 사건의 공범을 지속 수사해 현재까지 미검된 자들도 끝까지 추적, 검거할 것"이라며 "면밀한 증거분석과 적극적인 국제공조로 성 착취물 공유·소지자들도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경찰은 이달 중 잠입(위장)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작, 배포하고 근거 입법 추진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 음성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성착취물 거래에 사용된 가상화폐에 대해서도 추적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