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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라 저격' 남희석에게 "사이다" 공감 쏟아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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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구라 저격' 남희석에게 "사이다" 공감 쏟아진 이유

    김구라 방송 태도에 불편함 느낀 시청자들, 남희석 지적에 동조
    남희석 발언 큰 비방 없이 "충분히 가능한 문제 제기"라는 의견
    예능적 재미로 허용되는 김구라 공격성 발언…시청자들 "태도 바꿔야"

    방송인 남희석과 김구라. (사진=자료사진)

     

    국내 대표 MC로 꼽히는 방송계 선후배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원조 스타 MC 남희석이 지난 29일부터 이틀째 쉼 없이 김구라를 공개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논란의 불씨는 남희석이 짧게 남긴 SNS 글에서 시작됐다. 그는 29일 SNS에 김구라의 MBC '라디오스타' 진행을 두고 "초대 손님이 말을 할 때 본인 입맛에 안 맞으면 등을 돌린 채 인상 쓰고 앉아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자신의 캐릭터이긴 하지만 참 배려 없는 자세다. 그냥 자기 캐릭터 유지하려는 행위다. 그러다보니 몇몇 어린 게스트들은 나와서 시청자가 아니라 그의 눈에 들기 위한 노력을 할 때가 종종 있다"라고 평했다.

    해당 글이 이미 삭제된 상태라 논란은 잦아드는 듯했다. 그러나 남희석이 이튿날인 30일 SNS에 댓글을 남겨 비난한 네티즌들에게 답댓글을 달면서 상황은 예기치 못하게 흘러갔다.

    남희석은 "죄송하다. 불쾌감을 느끼게 해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도 "2년 이상 고민하고 올린 글"이라며 해당 글을 게재한 이유가 있음을 전했다. 그 이유는 31일 남희석이 보다 자세하게 SNS에 작성한 글을 통해 공개됐다.

    남희석은 "몇 년을 지켜 보고, 고민하고 남긴 글이다. 자료화면 찾아 보시면 알 것"이라며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는 것은 오보다. 20분 정도 올라와 있었는데 ㄱ작가님 걱정 때문에 지웠다. 이미 퍼진 건 알고 있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글에 따르면 남희석이 입을 열게 된 결정적 계기는 개그맨 후배들 때문이었다. 콩트 코미디를 주로 하다가 주목 받아 '라디오스타'에 나갔는데 도리어 상처 받아 그를 찾아왔다는 것이다.

    남희석은 "콩트 코미디 하다가 떠서 '라디오스타'에 나갔는데 망신 당하고 밤에 자존감 무너져서 나 찾아 온 후배들을 봐서라도 그러면 안 된다. 약자들 챙겨라"고 일침했다.

    김구라 측이 반박한다면 남희석 역시 구체적 근거를 제시할 예정이다.

    남희석은 "혹시 반박이 나오면 몇 가지 정리해서 올려 드리겠다. 공적인 방송 일이기도 하고, 개인적 연락을 하는 사이도 아니다"라며 "이 일로 '라디오스타'에서 '이제 등 안 돌릴게' 같은 말로 우습게 상황을 정리하시는 것까지는 이해"라고 자신의 뜻을 전했다.

    남희석과 김구라 양측 소속사는 "드릴 말이 없다"며 관련 사안을 함구했다. 그럼에도 여론의 온도는 여전히 시시각각 뜨거워지고 있다.

    초반에는 남희석의 문제 제기 방식에 '비겁하다'는 지적이 거셌지만 점점 김구라의 방송 태도를 함께 지적하며 공감하는 여론도 확산됐다. 그나마 오랜 방송 경력을 가진 남희석이기에 가능한 '소신 발언'이자 시원한 '사이다 발언'으로 여기는 여론도 상당하다.

    남희석의 가장 최신 SNS 게시물에는 그를 응원하는 댓글이 다수 보인다. 과도한 비방이 담긴 표현은 없었고, 같은 개그맨 출신 MC로서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문제였다는 의견이다. 특히 그간 김구라의 언행에 불편함을 느낀 시청자들은 한 목소리로 변화를 촉구했다.

    예능 프로그램의 주축인 MC에게는 보통 재미를 위한 특정 캐릭터가 있다. 더욱이 단독이 아닌 다수가 함께 진행한다면 각자에게 맞는 역할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예능에서 허용되는 김구라의 공격성 발언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인다.

    한 네티즌(아이디: ch****)은 "남희석씨 욕 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구라가 본인 입맛대로 방송하고, 출연진들도 시청자보다 김구라 눈치보는 것 때문에 '라디오스타' 안보는 시청자들 많지 않나. 문제 제기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아이디: so****)은 "(지적한) 태도에 공감한다. 보고 인상 찌푸려지는 사람이 남희석씨뿐이었겠느냐"라며 "대세라는 이유로 넘어가는 거다. 소신 있는, 용기 낸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공감했다.

    남희석에 따르면 이런 언행에 실제 상처를 받은 게스트들이 있어 이번 문제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 실명 비밀글 시스템인 '라디오스타' 시청자 게시판에도 이를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시청자 송모씨는 "김구라의 삿대질과 사람 무시하는 태도는 바꿔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고, 또 다른 시청자 정모씨는 "더 이상 개그라는 탈을 쓴 비난과 혐오의 발언을 그만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라디오스타'를 중심으로 논란이 꺼지지 않자 제작진은 31일 입장문을 냈다.

    제작진은 "저희가 지켜본 김구라씨는 출연자들에게 무례한 MC가 아니다"라며 "녹화가 재미있게 풀리지 않을 경우 출연자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매력을 끌어내기 위한 진행 방식으로 캐릭터화 돼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제로 '라디오스타'에 섭외된 개그맨 분들 중 많은 분들이 김구라씨가 제작진에게 추천한 분들이다.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그러하듯 시청자들의 재미를 이끌어내기 위한 편집 과정이 있고, MC 김구라씨의 전체 모습을 그대로 다 담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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