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뉴스) 김주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경찰이 지난 3일 서울 도심 집회를 원천 봉쇄한 것을 두고 "우려가 컸던 개천절 불법 집회가 코로나 재확산을 유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비해 빈틈없이 차단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광화문 광장 등 도심 일대에 차벽을 설치해 야권에서 기본권을 침해한 과잉대응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방역을 위한 선제적 조치였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경찰도 방역에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는 9일 한글날 보수단체의 집회도 예고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경찰의 조치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개천절 경찰 차벽에 대한 공방이 뜨겁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가 광화문 거리에 새로운 산성을 쌓는 모습"이라며 "국민이 뭐가 두려워 막대한 경찰력과 버스를 동원해 도시 한복판을 요새화했는지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선동 사무총장도 "언제는 MB 산성이라더니, 스스로 '재인산성'을 쌓았다"고 비꼬았다.
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차벽이 세워져 있는 모습.(사진=박종민 기자)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조치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며 일제히 방어막을 쳤다.
논란이 커지자 김창룡 경찰청장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오는 9일 한글날에도 "개천절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경제 부분의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이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고, 9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7.7% 증가하여 코로나로 인한 수출 감소 이후 7개월만에 증가로 돌아서고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우리의 방역이 세계의 모범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경제에서도 이처럼 선방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K방역의 성과 덕분에 경제에서도 선방하고 있다고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오랫동안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생각하면 매우 가슴이 아프다"며 "정부는 더욱 노력을 기울여 방역에서 확실한 성과를 만들고, 민생과 경제를 조속히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에서 조사 대상국 63개국 중 8위를 차지했다는 점도 상기하며 "역대 정부의 노력에 더해 우리 정부에서 더욱 역점을 두고 있는 디지털 혁신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콘텐츠 수출이 사상 처음 100억 불을 돌파하고, 문화예술 분야 저작권이 상반기에 사상 최초로 흑자를 기록한 점을 나열한 문 대통령은 "정부가 목표로 삼고 있는 디지털 강국과 콘텐츠 르네상스 시대는 결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며 '디지털 뉴딜'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