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본선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회는 본 경선에서 반영 비율을 일반 국민(80%)‧당원(20%), 여성 가산점은 예비 경선에서만 적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논란이 된 현역의원 출마 여부는 향후 구성될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에 달렸지만, 출마를 허용하는 방향에 무게가 실린다.
◇차‧포 떼고 정면 승부?…본선 경쟁 집중하는 野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들과 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경준위는 9일 별도 회의를 열고 내년 보궐선거 경선 룰(Rule)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후보 선출 과정에서 당심(黨心)보다 민심(民心)을 우선해야 한다는 당 안팎의 요구를 수용해 일반 국민과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은 8대 2로 수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국민 비율을 최대 90%까지 높이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당원들의 반발을 우려해 80%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되고 있는 여성 가산점도 본선 경쟁력을 최우선에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4‧15 총선까지 연거푸 4연패를 당한 만큼 사실상 이번 보궐선거에 당의 명운이 걸려 있어 '필승 후보'가 출마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이같은 취지를 살리기 위해 경준위는 여성 가산점은 예비 경선에만 적용하고 본 경선에선 배제키로 했다. 현재 나경원 전 원내대표‧이혜훈 전 의원‧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서울시장 후보, 이언주 전 의원 등이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여성 인사들이다.
국민의힘 당규 '지방선거 공직후보자 추천 규정' 제26조에 따르면 여성 후보자는 득표수의 20% 상당의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조항이 강행 규정이 아닌 점을 고려하면 향후 선관위에서 상한선인 30% 이내 범위 내에서 결정할 수 있는 셈이다.
경준위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결국 민주당 후보와의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여성 가산점은 예비 경선 때만 주기로 했다"며 "일단 전체적인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번주 목요일에 최종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역 출마 허용‧신인 트랙 구성도…시민검증위 운영
김상훈 국민의힘 재보궐 경선준비위원장(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현역의원들의 보궐선거 출마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앞서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마포 포럼' 강연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당 의석수를 이유로 현역 출마에 부정적인 답변으로 호응하고, 김상훈 경선준비위원장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현역 의원 출마 여부 문제에 대해 일단 경준위는 당 지도부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을 아끼고 있다. 전날 김종인 위원장과 중진의원들이 만찬에서 현역들의 출마 허용에 긍정적으로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이에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전날 만찬에 참석한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현역이든 누구든 관계없이 본선 경쟁력이 있는 사람으로 선거를 치르자고 김 위원장에게 제안했다"며 "김 위원장이 자신도 이에 대체로 동의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역인지 여성인지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본선에서 얼마나 득표력이 있느냐가 핵심"이라며 "현역 출마 여부 같은 건 규정으로 명시할 성격의 것이 아니라서 공관위에서 정치적으로 해결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경준위는 공직선거 출마 경력이 없는 정치 신인들을 위한 예비 경선 트랙을 마련하기로 했다. 예비 경선에서 정치 신인들끼리 경쟁을 통해 최소 1명이 총 4~5명이 오르는 본 경선에 합류하게 된다.
또 '시민검증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 작업도 실시한다. '제2의 박원순·오거돈 사태'를 원천 차단하기 성비위와 병역비리, 막말‧갑질 이력 등을 시민들과 외부 전문가 집단이 사전에 검증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