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이제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4월 7일 재·보궐선거에 시계추를 맞추고 있다. 특히 전직 단체장의 성비위 의혹이 궐위의 계기가 된 서울과 부산시장 공천 작업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후보로 거론되는 주자들은 하나둘 몸풀기에 나섰다. 첫 관문인 당내 경선을 넘기 위해서는 '도덕성 검증'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낙연 "도덕적이고 유능한 후보 세우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경을 만지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공천 여부 자체를 최근에야 결정한 더불어민주당은 9일 선거기획단을 공식 출범시켰다. 첫 회의에서 기획단은 당헌까지 고쳐가며 공천을 결정한 명분을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사태에서 찾아 공식화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회의 직후 "진정한 책임 정치 실현을 논의했고 일사불란한 코로나 대응체계 유지와 경제활력 모멘텀, 국정과제 완수를 위해 재보선에서 승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기획단은 아울러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문 전례를 고려해 도덕 검증의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다. 생활 밀착형 정책 발굴과 현안에 대응할 '정책 공약TF(가칭)'도 이달 내로 띄울 계획이다.
이낙연 대표는 "서울과 부산의 매력적인 미래 비전을 제시하겠다"며 기획단에는 "가장 도덕적이고 유능한 후보를 내세워달라"고 당부했다.
여권 서울시장 후보군으로는 우상호·박주민 의원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추미애 법무장관 등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부산시장 후보군으로는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김해영 전 의원, 박인영 부산시의원,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등이 물망에 오른다.
공천 규칙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적용됐던 방식, 즉 권리당원 투표 50%에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 50% 합산 방식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기획단에서 공천 제도 관련 분과는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맡기로 했다.
다만 현역 국회의원이 임기 4분의 3을 채우지 못하고 출마할 경우 25%의 감점을 매기는 조항은 지난 8월 당헌 개정을 통해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기사: 20. 07. 30 CBS노컷뉴스 [단독]與, 현역의원 단체장 출마시 '감점' 폐지…남성 후보 봐주기?]이에 강 대변인은 "재보선만 염두에 두고 개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음에 치러지는 (2022년) 지방선거의 경우에도 (광역단체장에 출마하려는 국회의원 임기를) 역산하면 임기 4분의 3이 채워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검증은 법조인·여성계 등이 참여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일찌감치 경선준비위원회를 꾸린 국민의힘은 이날 8차 회의에서 '시민검증 특별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법조인·명망가·인사검증 전문가·여성계 등 당 안팎의 인물로 특위를 구성해 공천 후보들이 제출한 200여개 항목의 '자기 검증서'를 살피게 할 방침이다.
공천 규칙은 '민심(民心)'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를 수용해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80%까지 적용하는 쪽에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기사: 20. 11. 10 CBS노컷뉴스 女 가산점 없다, 현역도 나오라…경쟁력 후보 찾는 야당]서울시당 소속 비공개 특위에서는 박원순 전 시장과 민주당 소속 구청장들이 추진했던 정책에 대한 평가를 이달 하순쯤 공개할 계획이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박성중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서울시가 지난 10년간 발전했는지, 아니면 퇴보했는지 분야별로, 국제적인 기준으로, 수치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후보는 서울시장에 오세훈 전 시장, 나경원·이혜훈 전 의원, 김선동 사무총장, 권영세·박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이, 부산시장에 서병수·이언주 의원 등이 언급된다. 박형준 교수에 이어 박민식 전 의원도 이날 공식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이른바 '혁신 플랫폼'을 내세워 야권 단일화 뜻을 내비쳤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관심이 없다"고 일축한 상태다.
◇정의당은 새 인물 찾는 데 방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정의당도 이날 선거기획단을 꾸렸다. 내부적으로는 '민주당 소속 단체장 성비위에 의한 선거'라는 프레임을 강조할 태세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로는 심상정 전 대표, 이정미 전 의원, 김종철 대표 등이 거론되지만 기존에 부각되지 않았던 '새 인물'을 찾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다만 국회 의석 유지를 위해 심 전 대표 등 현역 등판 가능성은 작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