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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다단계, 카지노..박왕열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전말"

사회 일반

    "마약, 다단계, 카지노..박왕열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전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 (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오늘도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가져오신 사건. 사탕수수밭에서 일어난 일이에요?

    ◆ 손수호> 네,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인데요. 기억하시죠?

    ◇ 김현정> 필리핀에서 한인이 한인을 살해한 사건으로 기억해요. 필리핀에서는 워낙 이런 사건이 많아서 헷갈려 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 손수호> 2016년에 발생한 일입니다. 주범이 박왕열이에요. 필리핀 현지에서 이미 체포됐습니다. 그런데 재판 받으면서 벌써 두 번이나 탈옥을 했고요. 또 최근에 다시 붙잡히긴 했지만 여전히 국내 인도 가능성이 불투명합니다. 왜 이렇게 이 사건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지, 또 그동안 어떻게 두 번이나 탈옥을 했던 건지, 또 지금 우리나라로 데려오지 못하는 이유는 뭔지, 또 이 박왕열과 관련된 다른 중대한 범죄가 드러나고 있거든요. 그 사건은 뭔지 오늘 짚어볼 부분이 굉장히 많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2016년에 벌어진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을 왜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 소환했는지 시작부터 가보죠, 시작.

    ◆ 손수호> 네, 2016년 10월 11일 아침 필리핀 수도 마닐라 북쪽의 바콜로 지역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40~50대로 보이는 남녀 3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손발이 다 묶여 있었고요. 또 머리에 총상이 있었습니다. 살해당한 건데요. 한인 사건 해결을 위해서 한국 경찰이 필리핀에 파견돼 있거든요. 지문을 통해서 확인해 보니까 한국인이었어요. 피해자 인적사항 확보했습니다.

     

    ◇ 김현정> 어떤 사람들이었어요?

    ◆ 손수호> 이들도 역시 추적을 받던 사람인데. 한국에서 유사수신 행위로 경찰의 추격을 받다가 필리핀으로 도망간 박 씨, 맹 씨,심 씨 이렇게 세 명인데요.

    ◇ 김현정> 한국에서 유사수신 행위를 하다가 도망 간 거예요, 쉽게 말하면? 도주한 거예요, 필리핀으로?

    ◆ 손수호> 네, 도망간 거예요.

    ◇ 김현정> 도주하던 중에 살해당한 거예요?

    ◆ 손수호> 네, 도피생활 하다가 살해당한 겁니다. 그런데 이 범행이 규모가 매우 큽니다. 피해자가 200여 명이고 피해 금액을 합해 봤더니 138억 원.

    ◇ 김현정> 큰 사기 사건을 저지르고 도망간 거였군요.

    ◆ 손수호> 대형 사기사건 피의자들이었습니다.

    ◇ 김현정> 138억 원 사기 치고 필리핀으로 도망간 사람들이 어쩌다가 사기를 당한 겁니까?

    ◆ 손수호> 경찰 수사가 진행이 됐어요. 그 자료들을 보면 이 3명이 사망하기 전에 필리핀의 클락 인근의 한인지역에 있는 한 빌라에 함께 거주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가보니까 그 집에 가 보니까 텅 비어 있었어요. 그런데 그 텅 빈 집 안에 그 피해자들을 결박했던 것과 같은 그런 동일한 테이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지문이 발견됐는데 이 박왕열 등의 지문이 발견된 겁니다.

    그래서 경찰은 아, 이곳에 피해자들과 함께 머물던 박왕열, 김춘수 등을 범인으로 특정을 하고 행방을 추적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리고 한국에 귀국했던 김춘수를 며칠 후에 경남 창원에서 검거했습니다. 우리 경찰이. 그런데 일단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서 풀어줄 수밖에 없었고요. 그로부터 22일쯤 지난 11월 17일에 마닐라의 한 콘도에서 박왕열도 체포하는데 성공을 했습니다. 그래서 사건의 진상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했죠.

    ◇ 김현정> 일단 사건의 진상부터 알아보죠. 도대체 어떻게 된 거래요?

    ◆ 손수호> 이 유사수신 피의자들이 숨어서 살던 중에 필리핀에서 박왕열을 만난 거예요. 그래서 친분이 생겼죠. 그러자 박왕열에게.

    ◇ 김현정> 카지노 사업하던 박왕열을.

    ◆ 손수호> 네, 부탁을 합니다. 은신처 제공해 달라 이렇게 부탁을 한 건데요. 그 카지노 사업도 사실 약간 좀 명목상 카지노 사업이었습니다. 박왕열이 이 부탁을 받고 한인지역 내 빌라 한 동을 빌려서 이 피해자 3명과 함께 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박왕열이 내가 하고 있는 사업에 투자해라. 이렇게 권유를 한 거예요. 거액의 범죄 수익을 가지고 있었던 피의자들이었기 때문에 투자를 했습니다.

    ◇ 김현정> 아까 전에 138억 원 사기 쳤다니까.

    ◆ 손수호> 네. 그런데 투자를 하라고 한 그 사업이 뭔지 알아봤더니 현지 카지노 고객들 있잖아요, 손님들. 그중에서 배팅액이 큰 이른바 큰손, VIP 이런 사람들을 따로 모아서 별도의 도박판을 벌이는 사업이었습니다. 뭐 당연히 수익이 상당히 났겠죠.

    ◇ 김현정> 그랬겠네요.

    ◆ 손수호> 그래서 그 후에 이 숨진 3명이 박왕열에게 약속한 대로 내가 투자했으니까 그에 따른 투자 수익 나눠달라.

    ◇ 김현정> 수익 달라.

    ◆ 손수호> 이렇게 요청을 한 거예요. 그런데 당시에 그 박왕열이 애초부터 그 투자 수익을 나눠줄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투자 수익 나눠주기 싫어서 살해를 해버렸다?

    ◆ 손수호> 네. 여기서 공범 김춘수에 대해서 좀 알아볼까 하는데요. 2014년에 이 박왕열이 온라인 카지노 사업을 시작할 때 5000만원 투자한 사람이 있어요. 그게 바로 김춘수입니다. 당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해서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그러자 박왕열이 이러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용해서 이제 이런 제안을 하는데요. 내가 지금 필리핀에 있는 이 3명, 내가 살해할 건데 그리고 투자금 가로챌 거다 도와주면 협조하면 내가 나눠주겠다 이런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용해서 이런 제안을 한 거고요.

    김춘수가 수락합니다. 수락하고 필리핀으로 갔습니다. 필리핀 현지에서 박왕열 회사 직원으로 행세합니다. 빌라에서 함께 피해자들과 생활했고요. 그때부터 이들은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하는데요. 사체 유기장소 물색하고 또 권총 구해서 사격연습도 하고 또 피해자 묶을 테이프, 범행 후에 사체 담을 커버 등을 구입하는 준비작업을 하죠.

    ◇ 김현정> 치밀하게 준비했네요. 그러다가 결국 실행에 옮긴 거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10월 11일 새벽 3시경인데요. 피해자들이 자고 있던 방문을 두들겨요. 그래서 밖으로 나오니까 권총으로 위협해서 결박한 다음에 마구 때리고 위협해서 금고 비밀번호 알아낸 다음 차에 태우고 미리 봐둔 사탕수수밭으로 간 겁니다. 그리고 농로에 끌어낸 다음에 엎드리게 하고 차례로 총을 쏴서 살해하는데요. 사체를 농로 옆에 있는 사탕수수밭으로 굴렸어요. 그중에 한 명, 심 씨의 사체는 땅에 묻었지만 나머지는 그냥 두고 떠났습니다.

    (사진=경찰청 제공)

     

    ◇ 김현정> 지금 유튜브나 레인보우로 보시는 분들이 보실 수 있게 그 현장의 사진을 저희가 띄웠습니다. 저런 사탕수수밭이었거든요. 그런데 왜 한 명만 묻고 한 명은 그냥 놓고 갔을까요.

    ◆ 손수호> 뭐 인적이 드문 곳이었기 때문에 뭐 발견 안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그냥 떠났다는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마는 하지만 이미 한 구는 묻었거든요. 그런 걸 보면 당시 벌써 새벽 5시경이었기 때문에 날이 밝아 오잖아요. 그러면 이거 다 매장하다가는 누군가와 마주치게 될 것을 걱정해서 그런 염려에 황급히 중간에 떠났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 김현정> 그래서 바로 발견이 된 거군요.

    ◆ 손수호> 2시간 만에 농장의 농부가 발견을 했어요.

    ◇ 김현정> 경찰 수사도 바로 시작됐고.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도 잡혔잖아요.

    ◆ 손수호> 네.

    ◇ 김현정> 그런데 어떻게 2번이나 탈옥을 한 겁니까? 주범 박왕열.

    ◆ 손수호> 이게 참 이해가 안 되는, 우리로서는 잘 이해하기 힘든 일인데요. 필리핀에서 벌어진 일이니까 한국인이 한국인을 살해한 것이라서 당연히 범죄인 인도청구를 했습니다.

    ◇ 김현정> 했겠죠.

    ◆ 손수호> 그리고 필리핀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인도 절차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필리핀 이민국이 관리하는 외국인 보호소에 구금되어 있던 2017년 3월 초에 도주한 겁니다.

    ◇ 김현정> 그냥 도망쳐버린 거예요?

    ◆ 손수호> 네. 도망쳤습니다.

    ◇ 김현정> 이게 어떻게 가능하죠?

    ◆ 손수호> 저도 이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에서 이런 유사한 우리나라 사건들을 다뤄본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경찰이나 교도관을 비롯한 공무원의 부패가 상당히 심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무슨 영화 속 쇼생크 탈출에서 나오듯이 땅 파서 나간 게 아니라 공무원들을 돈으로 어떻게 해서 나왔다?

    ◆ 손수호> 그렇게 짐작이 돼요. 왜냐하면 누군가 도와줬으니까 도망갈 수 있었겠죠. 하지만 아직까지 어떻게 도주했는지 그 경위 파악도 되지 않고 있거든요. 다행히 두 달 만에 필리핀 북부의 한 아파트에서 다시 잡았어요. 그런데 이때는 살인 혐의뿐만 아니라 하나 추가됩니다.

    ◇ 김현정> 뭐요?

    ◆ 손수호> 마약 소지.

    ◇ 김현정> 마약까지 손을 댄 겁니까? 박왕열.

    ◆ 손수호> 그 얘기도 잠시 후에 드릴게요.

    ◇ 김현정> 그런데 또 두 번 탈옥이면 또 도망친 거예요?

    ◆ 손수호> 두 번째 도주. 두 번째 도망은 더 황당한데요. 법원에서 재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재판 받은 다음에 다시 돌아와야 되잖아요, 구치소로. 그런데 그때 현지 경찰이 호송을 하는데 중간에 식당에 들러서 밥을 먹어요. 그런데 이게 밥을 먹은 경위도 굉장히 놀랍습니다. 박왕열의 현지인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그 호송 경찰하고 박왕열에게 밥을 대접하고 싶다.

    ◇ 김현정> 지금 구치소 가는 길에 경찰한테 밥 대접 하고 싶다고요?

    ◆ 손수호> 재판 받고 돌아가다가 그래서 식당에서 밥을 먹습니다. 그래서 밥 먹던 박왕열이 화장실에 갔고요. 화장실 창문으로 도망갔어요. 당시 식당 주인에 따르면 경찰이 도망 친 걸 알면서도 뭐 그렇게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했는데요. 이 역시 결국 실수로 놓친 게 아니라 뭔가 부패와 관련된 거 아니냐는 추정을 하는데.

    ◇ 김현정> 부패의 냄새가 나는데요.

    ◆ 손수호> 황당하죠.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또 희한한 건 또 잡혔어요?

    ◆ 손수호> 그런데 이번에는 1년 정도 걸리긴 했습니다. 1년 동안 행방을 찾지 못하던 가운데 이제 마약왕이 등장을 하는데요. 마약왕 전세계, 이 마약왕 전세계가.

    ◇ 김현정> 사람 이름이에요? 전세계.

    ◆ 손수호> 네. 이 마약왕이 사실은 그 박왕열이다. 이런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전세계, 이름은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이게 마약계에서는 되게 유명한 어떤 큰손인 거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이제 텔레그램에 마약 거래 채팅방을 열고 우리나라에도 엄청난 양의 공급하고 유통하는 조직이 있는데 그 조직의 리더가 바로 전세계고 그게 바로 박왕열이라는 보도가 나온 거죠.

    ◇ 김현정> 전세계, 전세계 불리던 그 사람이 박왕열이야 그렇게 된 거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냥 단순히 마약을 조금 유통한 게 아니라 전국적으로 유통을 했다는 건데 우리나라에서 잡힌 마약 판매책이 진술을 했어요.

    ◇ 김현정> 뭐라고 했습니까?

    ◆ 손수호> 이 전세계를 통해서 한 달에 유통된 필로폰이 무려 60kg이다. 이게 엄청난 분량인데.

    ◇ 김현정> 돈으로 따지면 어느 정도 됩니까?

    ◆ 손수호> 300억 원 정도라고 합니다.

    ◇ 김현정> 한 달에 300억 어치씩 유통했다?

    ◆ 손수호> 그런데 이 가격이 더 올랐죠. 코로나19 때문에 유통량이 줄면서 구하기 힘들어지니까 가격이 더 오른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전세계로 알려진 박왕열. 아무리 적게 잡아도 한 달에 100억 원은 벌었을 것이다라고 추정되는데요. 특히 마약상들이 이런 말도 합니다. 이 전세계에 대해서 전세계를 그냥 단순히 마약 대부라고 부르는 것도 부족하다. 전세계를 모르면 아예 마약 근처에서 일한 사람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다.

    ◇ 김현정> 저는 약간 궁금한 게 이 정도로 돈을 가진 사람이 카지노 수익금 그거 뭐 배분하기 싫다고 사람을 죽였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 손수호> 사실 마약왕으로 불린 건 그 이후이기도 하니까요. 그 부분도 잠시 후에 얘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 김현정> 게다가 필리핀에서는 청부살인이라는 게 굉장히 좀 흔한 일이니까 그런 것들도 다 이유가 됐을 수 있겠네요. 어쨌든 이번에는 붙잡은 거예요?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사실 이 전세계가 박왕열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잠시 잊혀졌던 이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이 다시 주목을 받게 됐어요. 그래서 박왕열 검거 당시에 사진뿐만 아니라 뭐 이게 우리나라뿐 아니라 필리핀 언론에도 자주 등장했거든요. 그러면서 제보가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얼마 전입니다. 얼마 되지도 않았어요. 10월 28일에 필리핀 라구나 지역에서 박왕열이 다시 체포됩니다.

    ◇ 김현정> 10월 28일이요? 그러면 한 달도 안 됐네요.

    ◆ 손수호> 네.

    ◇ 김현정> 얼마 전에 라구나 지역에서 다시 잡혔다.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제 범죄인 인도 받아서 빨리 데리고 오면 되는 거 아닙니까? 안 그러면 또 탈옥하잖아요.

    ◆ 손수호> 또 탈옥할 우려가 있죠. 그럴 가능성이 있죠. 그래서 우리 경찰과 법무부도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마는 그런데 필리핀에 있잖아요. 신병이. 결국 일반 경찰, 현지 경찰이 아니라 수도권의 경찰 특수부서에서 구금하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매수를 통한 도주 가능성은 다행히도 매우 낮아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김현정> 저는 조금 이해가 안 가는 게 사탕수수밭 살인사건 저지른 게 벌써 4년인데 도대체 왜 이렇게 우리나라로 데려오기까지, 그러니까 처벌까지 절차가 오래 걸리나.

    ◆ 손수호> 이 역시 필리핀의 특성때문인데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으면 형사재판이 열리지도 않고 또 계속 독촉하지 않으면 재판이 한없이 길어집니다. 또 피해자가 공판 절차에 출석하지 않으면 재판이 끝나버리고 범인이 석방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굉장히 진행이 느려서 심지어 1심 재판에 10년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게다가 피해자가 외국인인 경우 이런 경우 또 유족들만 남아 있고. 이게 필리핀에 머물면서 계속 재판 챙기는 게 쉽지 않잖아요. 결국 오래 버티면 대충 넘어가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결국 이런 것을 알기 때문에 결국 이런 의도 하에 재판을 계속해서 지연시키는 게 아닌가라는 의심이 드는 거죠.

    ◇ 김현정> 그래도 체포돼서 감옥에 갇혀 있는 상태로 재판 길어지면 처벌받는 것과 다름 아니야 이런 분도 계실 텐데.

    ◆ 손수호> 우리나라는 당연히 그렇죠. 하지만 필리핀은 그렇지 않습니다. 돈만 있으면 감옥에서 편하게 지내요. 또 제가 한 사건들을 보면 반대로 돈 없이 갇힌 한국인 수용자들은 정말 어마어마한 고통을 겪는데 반대로 돈만 있으면 굉장히 상대적으로 편한 거죠. 모아놓은 범죄 수익이 많으니까 뇌물 주고 편하게 지내는 거 아니냐 이런 내용들이 우리 언론 취재로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필리핀에서 편하게 재판 받도록 놔두면 안 되고 빨리 데려와야 하는 거죠.

    ◇ 김현정> 빨리 데려와서 엄하게 처벌받게 해야 될 텐데 범죄인 인도청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 얼마나 됩니까?

    ◆ 손수호> 이게 참 알 수 없어요. 그리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이제 우리 당국이 필리핀을 압박해야 합니다. 외교적인 차원에서도. 그런데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많아진 것은 확실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두 번 탈옥했잖아요.

    ◇ 김현정> 마약도 했고.

    ◆ 손수호> 필리핀 당국의 책임이 있는 거예요. 게다가 마약. 탈옥해서 도피하던 중에 우리나라에 엄청난 양의 마약을 판매했으니까 명분은 충분합니다.

    ◇ 김현정> 데려올 명분.

    ◆ 손수호> 그리고 또 우리 당국의 강력한 처벌의지를 보여줘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커질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유족들이 이런 주장을 합니다. 우리가 한국에 박왕열을 데려오지 못했지만 한국에 없는 상황에서 일단 기소라도 해 달라, 공소제기 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는데요.

    ◇ 김현정> 그런 거를 궐석기소라고 하나요?

    ◆ 손수호> 그렇게 부르기도 하죠. 아직 인도받지 못했지만 일단 명분 만들자는 거예요. 기소부터 해서. 그런데 과거 이런 사례가 있습니다.

    ◇ 김현정> 누가 있죠?

    ◆ 손수호> 그 유명한 이태원살인사건. 지금은 징역 20년 형이 확정돼서 복역 중인 아더존 패터슨. 2011년에 궐석기소했어요. 그 후에 범죄인 인도결정 통해서 우리나라로 데려와서 재판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외국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이다 보니까 우리가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듣다 보니까 굉장히 큰 사건이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피해자들이 대형 사기사건을 일으킨 범죄자인 것 맞습니다마는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살해한 사건을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 김현정> 물론이죠.

    ◆ 손수호> 당연히 살인범, 굉장히 큰 범죄니까 처벌해야죠.

    ◇ 김현정> 그럼요. 오늘 탐정 손수호에서는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을 들여다봤는데. 덧붙이고 싶은 말씀.

    ◆ 손수호> 마약 범죄입니다. 마약 범죄 반드시 잡아야 되고요. 지금 공범 아까 말씀드린 김춘수, 징역 30년형 받고 복역 중이에요. 그러면 주범은 더 큰 처벌 받아야 되는 것이고 게다가 이런 엄청난 마약범죄 의심까지 받고 있거든요. 또 마약을 어떻게 판매했는가, 어떻게 유통했는가 알아야 막을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탐정 손수호 수고하셨습니다.

    ◆ 손수호>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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