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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64세 여성이 아기를 낳아 국내 최고령 산모 기록을 세웠다고 뉴질랜드 헤럴드가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원을 밝히지 않은 이 여성은 젊은 여성과 남성의 난자와 정자를 기증받아 지난 2월 동유럽 국가 조지아에서 인공수정으로 임신에 성공한 뒤 8개월여 만인 지난달 중순 오클랜드 시티병원에서 아들을 낳았다.
슬하에 4명의 자녀를 두고 전문직으로 일했던 그는 가임기를 훨씬 넘긴 나이지만 자신의 몸으로 아이를 낳아 키우며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고 싶다는 생각으로 아이를 낳기로 마음먹게 됐다고 밝혔다.
아이에 대한 열망이 일기 시작한 건 5년 전이었다.
그는 "큰딸이 첫 아이를 배 8개월이 됐을 때 나도 다시 아기를 갖고 싶어졌다"며 "아이를 키우며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족들의 반대와 설득으로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그는 2년쯤 지나 손자들을 돌보다 다시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되살아나 적극적으로 길을 찾기 시작했다.
오클랜드에 있는 인공수정 클리닉을 찾은 그는 뉴질랜드에서 인공수정의 연령 제한은 인권법에 저촉되기 때문에 상한선이 없으나 지금까지 뉴질랜드의 최고령 산모 기록은 56세라는 얘기를 듣고 나이의 한계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검사 결과 아기를 갖기엔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판정까지 내려지면서 뉴질랜드와 호주에 있는 인공수정 클리닉들은 고령에 따른 위험 요인이 너무 크다며 모두 시술을 거부했다.
그래도 꿈을 버릴 수 없었던 그는 지난해 12월 가족들에게도 스키 여행을 떠난다고 속이고 조지아로 건너가 인공수정 클리닉을 찾아갔다.
큰 어려움 없이 그곳 인공수정 클리닉에서 임신 준비과정을 밟은 그는 지난 2월 유전질환이나 심각한 다른 건강상의 문제가 없는 24세 여성과 31세 남성의 난자와 정자를 기증받아 단 한 번의 시도로 인공수정에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달 중순에는 드디어 몸무게 3.3kg의 건강한 남자아기를 낳는 데 성공했다.
그는 자신처럼 고령에 아기를 낳는 게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아이를 낳는 게 대단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의 딸이 지난 2015년 극구 말렸지만 자신의 인생이 그들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하게 되면서 용기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조그만 생명이 내 안에서 자라고 있다는 걸 안 순간 꿈이 이루어진 느낌이었고 아기를 낳아 품에 안는 순간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며 "그는 정말 기적과도 같은 아기"라고 말했다.
세계 최고령 산모는 지난해 제왕절개로 쌍둥이를 낳은 74세의 인도 여성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