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3월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하남에 문을 연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박종민 기자
정부는 올해부터 9000만원 이상의 고가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 내용의 친환경차 보조금 개편 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커지는 한편, 상대적으로 고가인 수입 전기차는 상황이 불리해졌다. 일부 차량들은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한다.
특히 지난해 모델3의 큰 인기로 '1만대 클럽'에 가입한 테슬라의 입지가 좁혀질지 여부가 주목된다. 테슬라는 신형 크로스오버 SUV인 모델Y를 곧 출시하는데, 일부 가격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정부는 21일 전기 승용차의 국고 보조금을 최대 82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낮추고 차량 가격 구간별로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내용의 무공해차 보조금 개편 체계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6000만원 미만의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전액 지원하고, 6천만~9천만원은 50% 지원한다. 9천만원 이상 고가 차량에는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다.
정부는 "전기차 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대중적인 보급형 모델을 육성하기 위해서 가격 구간별로 보조금 지원기준을 차등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고보조금 지원 대상 전기승용차와 지원 금액. 환경부 제공
정부가 공개한 개편안에 따른 보조금은 현대차 코나가 690만~800만원, 기아 니로는 780만~800만원 등이다. 국내 기반을 둔 브랜드의 수입차 중에선 르노삼성의 조에가 702만원, 쉐보레 볼트는 760만원을 각각 지원받는다.
반면 테슬라의 모델S는 국고보조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EQC 400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e-트론 55 콰트로, 재규어 랜드로버 I-페이스 역시 9000만원 이상의 고가여서 구매시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지난해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모델3를 내세운 테슬라가 보조금의 40% 이상을 독식한다는 지적이 한때 나왔었다.
테슬라는 작년 국내 시장에서 1만 1826대를 팔아 전년(2430대) 대비 386.7% 급성장했다. 이중 모델3가 1만 1003대로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모델3는 구매보조금(329만~684만원)을 계속 받는다.
때문에 구매보조금 개편으로 테슬라의 판매량이 줄어들지 불투명하다. 모델3에 이어 모델Y 역시 보조금을 지급받는 구간에서 가격이 책정될 가능성이 크고, 주행거리와 반자율주행 기능 등에서 아직 국산차와의 격차가 작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