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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다른 세상 이야기' 18살에 직업전선 뛰어든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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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대학은 다른 세상 이야기' 18살에 직업전선 뛰어든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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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도 국가도 외면한 18살 보육원생의 홀로서기④]
    생계 위해 18살부터 직업전선 뛰어들어야 하는 아이들
    광주 일반고교 대학 진학률은 85%…보호아동은 고작 27%
    대학진학 꿈꾸는 보호아동들 생계를 위해 대학 '포기'
    취업에 나선 보호아동들 절반은 '비정규직' 신세
    보호아동 대학 진학 위한 지원도 턱없이 '부족'
    일부 지자체 150만 원에서 500만 원까지 입학금 지원
    광주, 경남, 충남은 대학생활안정자금 지원 없어

    보육원과 그룹홈 등에서 자란 보호아동 2천 5백여 명은 아동복지법에 따라 만 18세가 되거나 보호목적이 달성되었다고 인정될 경우 보호조치가 종료된다. 이에 따라 이들 시설의 보호아동들은 최소 만 18세가 되면 홀로서기를 시작해야 한다.

    보호가 종료된 아이들은 제대로 된 준비 없이 험한 세상에 내던져지다보니 사회 정착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법적·제도적 지원이 턱없이 부족해 대부분의 아이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심적 갈등을 겪기도 한다.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냉혹한 현실에 마주치는 아이들은 각종 범죄의 표적이 되고 불법 도박 등에 대한 유혹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광주 CBS노컷뉴스는 만 18세에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에 대한 각종 문제점을 짚어보고 이들의 성공적인 자립을 위해 필요한 대안을 제시하는 '부모도 국가도 외면한 18살 보육원생의 홀로서기'라는 주제의 기획보도를 마련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도대체 몇 명이 더 뛰어내려야 세상이 바뀔까요?"
    ②달랑 500만원 손에 쥐고 길거리에 내몰린 아이들
    ③'정체성 혼란'에 '정신질환'까지…보육원에서 무슨 일이?
    ④'대학은 다른 세상 이야기' 18살에 직업전선 뛰어든 아이들
    (계속)

    연합뉴스
    25일은 네 번째 순서로 만 18세가 되면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보육원 아이들 상당수가 턱없이 부족한 지원 때문에 대학 진학은 포기하고 직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대해 보도한다.

    ◇보육원생들에게 캠퍼스 낭만은 '사치'…대학 진학 인원 '제한' 두는 보육원?

    반도체 제조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모(25·여)씨는 올해로 보육원에서 퇴소한 지 7년째다. 지난 2014년 이씨는 한 대학의 치위생학과에 입학하고 싶었지만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보육원 관계자들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고, 현실적으로 대학을 잘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이유로 대학 진학을 막았기 때문이다. 이에 이씨는 대학 진학의 꿈을 접고 취업전선에 곧바로 뛰어들었다.

    이씨는 20대 초반에 또래 아이들처럼 대학 캠퍼스 생활을 하지 못한 것이 항상 아쉬움으로 남아있었다. 치위생사의 꿈을 포기하지 못한 이씨는 최근 그동안 모아놓은 돈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이처럼 보육원에서는 보호아동들에게 대학 진학보다는 취업을 권유하고 있다. 취업할 경우 곧바로 보육원에서 퇴소해 자립을 해야 하지만 대학에 진학할 경우 퇴소하지 않고 보호종료를 연장할 수 있다. 보육원에서는 어린아이들보다 관리가 어렵고 까다로운 만 18세 이상의 보호아동들이 자립하길 원하는 게 현실이다.

    일부 보육원들은 보육원생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학업에 흥미가 있고 충분한 성적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보육원 출신 김모(25)씨는 "보육원에서 동기가 남녀 포함 80명이 있었지만 대학에 갈 수 있는 수는 고작 10명에 불과했다"며 "대학에 가기 위해선 보육원 관계자들에게 왜 대학을 가고 싶어하는 지 강하게 어필해야만 가능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직원들이 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광주지역 일반고교생 대학 진학률 85%인데… 보호아동은 고작 27%

    광주지역의 보호종료아동 10명 가운데 6명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보호연장·보호종료아동은 모두 164명이다. 이 가운데 97명(59%)이 취업했고, 45명(27%)은 대학에 진학했다. 나머지 22명(14%)은 구직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광주의 일반계 고교의 대학 진학률은 85.8%에 달했다. 또래의 아이들과 비교한다면 '2021년 대한민국'에서 보호아동의 대학 진학률 27%는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 수치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교에서는 신입생을 유치하기 힘들다고 토로하는데, 보육원생들에게 대학교는 '딴 세상 이야기'인 것이다.

    CBS 노컷뉴스가 만난 다수의 보육원 출신들은 이같은 낮은 대학 진학율은 이미 어린시절부터 결정돼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보육원생들은 본격적으로 진로가 나눠지는 고등학교 진학 때부터 학업 성적은 물론 자신의 꿈과는 별개로 오로지 빠른 자립을 위해 일반계 대신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을 권유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육원생들의 '웃픈' 현실은 광주만의 문제는 아니고 전국적으로 유시하다.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이 발행한 '2019년 아동자립지원 통계현황보고서'를 살펴보면 같은 기간 전국의 보호종료아동은 모두 2587명으로 이 가운데 취직자는 1145명(44.2%), 2년제 대학 포함 대학 진학자는 576명(22.2%)이었다. 전국적으로도 보호종료아동 10명 중 2명만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는 셈이다.

    보다 상황이 심각한 것은 보육원생 출신 취직자의 절반 정도가 비정규직 신세라는 점이다. 보호종료아동의 취업 형태를 살펴보면 취업자 1145명 가운데 470명(41%)이 비정규직 형태로 취직을 했다. 비정규직으로 취업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데다 적절한 임금을 받지 못해 생계가 어렵다 보니 도박과 범죄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보육원 출신들은 직장에서 경험을 쌓고 능력이 출중해도 또래들이 가지고 있는 '대학'이라는 기본 스펙이 없다보니 좋은 직장으로 이직도 쉽지 않다. '생계' 문제 해결을 위해 어린 나이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일찍이 사회에 뛰어들었지만 고용 불안 속에 '미래'가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2020년 시도별 자립정착금 및 대학입학금. 아동권리보장원 제공
    ◇턱없이 부족한 지원이 대학 진학 가로막아… 기준 격차 심한 대학입학금 지원

    이러한 보육원생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타개하고 대학 진학을 독려하기 위해 일부 지자체에서는 대학입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전국 14개 시도가 보호종료아동에게 1차례에 한해 150만 원에서 500만 원까지 대학입학금 또는 대학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울산이 가장 많은 5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는 반면 전남은 15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와 충남, 경북은 아예 보육원생들에 대한 대학 등록금 관련 지원책이 없다. 광주시는 보호종료아동 가운데 대학생만 지원할 경우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주시는 모든 보호종료아동이 받을 수 있는 생활자금 형태의 추가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호아동들이 어린 나이에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보다 고민해야 할 때다. 특히 대학 입학금 또는 대학생활안정자금 지원이 지자체별로 편차가 심한만큼 지원기준이 통일돼야 할 필요가 있다. 광주청소년노동인권센터 이종윤 상담부장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일찍 취업에 나선 아이들이 좋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보호종료아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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