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서울의 한 유치원 교사가 급식에 모기기피제를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피해자의 학부모가 해당 교사를 강력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금천구 병설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유해물질을 먹게 한 특수반 선생님의 파면과 강력한 처벌을 요청드린다'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은 오후 5시 10분 기준 8천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피해를 입은 아이의 학부모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은 "지난해 11월 유치원에서 근무하던 특수반 선생님이 아이들의 급식과 물, 간식에 유해물질을 넣는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며 "피해아동들은 총 17명으로 고작 5, 6, 7세 밖에 되지 않았다"고 썼다.
앞서 유치원 CCTV에는 해당 교사가 아이들이 먹을 음식물에 액체를 뿌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이 교사에게서 액체를 담은 용기를 압수해 분석한 결과 모기 기피제, 계면활성제 등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로 드러났다.
교사는 현재 해당 액체가 맹물이었다고 주장하며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원인은 "가해자는 자신의 교사 직위해제가 억울하다며 변호인단을 꾸려 직위해제 취소신청을 하는 뻔뻔함을 보이고 있다"며 "경찰 입회하에 보게 된 CCTV 영상은 충격적이었다. 가해자는 너무나도 태연하게 아이들의 급식에 액체와 가루를 넣고는 손가락을 사용해 섞었고, 기분이 좋다는 듯 기지개를 켜며 여유로운 몸짓까지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모르고 맛있게 밥을 먹는 아이들. 심지어 밥과 반찬을 더 달라는 아이들 영상을 보며 부모들은 이미 일어난 일인데도 먹지 말라며 소리를 치고 주먹으로 가슴을 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아직 가루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해물질을 먹은 아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두통, 코피, 복통, 구토, 알러지 반응을 일으켰다"며 "20분 넘게 코피를 흘린 아이, 어지러워서 누워서 코피를 흘리는 아이도 있다"고 했다.
특히 급식을 먹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알레르기 지수가 14배 높게 나왔다면서 "이번 사건은 아동학대이기도 하지만 넓은 의미로는 광범위한 대상을 상대로 한 중대한 범죄다. 가해자가 파면돼 다시는 교직에 돌아올 수 없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해당 교사는 지난해 12월 직위 해제된 상태로, 경찰은 아동학대 혐의로 입건해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