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최근 만취 상태에서 도로를 역주행해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아 60대 기사를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마약까지 투약했던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피해 유족들은 "엄중 처벌을 해야 한다"며 국민청원을 올렸다.
2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음주마약 역주행 사고로 참변을 당하여 돌아가신 가장의 딸입니다'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와 현재까지 약 3천 명이 동의했다.
글쓴이는 "의사는 아빠가 사고 당시 간 옆에 동맥이 찢어지면서 출혈이 워낙 안쪽에서 많이 있으셨고, 뇌 쪽으로 손상이 많이 되어 깨어난다 하셔도 반신불수 아니면 장애를 가질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며 "그래도 살아만 계실 수 있다면 그거라도 괜찮다고 가족들끼리 서로 아빠를 위해 기도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피해 기사는 곧 사망 판정을 받았다. 글쓴이는 "투석할 때도 피가 많이 부족하다 하여 헌혈도 이곳저곳 알아보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가족들은 버텼다"며 "하지만 얼마 또 시간이 지나지 않아 뇌 CT 촬영 결과 뇌사상태로 판정이 됐다. 연명치료 끝에 병원에 오신지 60시간도 채 안 되어 숨을 거두셨다"고 적었다.
이어 "아빠가 돌아가시고 저희는 슬퍼할 새도 없이 장례식장이 아닌 영등포경찰서로 피해자 유가족 진술을 하러 가야 했다"며 "경찰에서 듣기론 가해자와 동승자 모두 음주에 마약까지 한 상태로 역주행을 해 여느 날과 다름없이 손님을 태우러 가고 있던, 심지어 2차선으로 달리고 있던 아빠 차를 무참히 치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늘도 무심하게 그들은 크게 다치지 않아 운전자는 현재 퇴원했으며, 동승자도 병원에서 회복 중이라고 들었다"며 "우리 가족에게는 남편이자 아빠의 존재를 하루아침에 앗아간 사람들을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9일 새벽 4시쯤 30대 중국동포 A씨는 술에 만취한 채 승용차를 몰고 문래동 서부간선도로 안양 방향에서 400m가량을 역주행해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A씨의 승용차에는 만취한 동승자도 있었다.
이 사고로 두 차량에 불이 붙어 일부가 소실 됐고, 60대 택시기사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그런데 A씨와 등승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두 사람의 혈액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추가한 뒤 전날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