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 이한형 기자
김창룡 경찰청장은 현직 경찰 간부가 사기 피의자인 아들을 봐줬다는 의혹과 관련 8일 "수사와 감찰 합동으로 팀을 구성해서 가장 엄중하게, 철저하게 진상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본청에서 열린 정례간담회에서 "정말 엄중하게 조치해서 경찰관의 수사와 관련된 불법적 형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데에 최우선 조치를 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해당 의혹은 경기 포천경찰서의 한 현직 경찰 간부가 사기 피의자 아들을 봐줬다는 보도(CBS노컷뉴스 1월 18일자 [단독]"우리 아버지 경찰이야" 사기 피의자의 장담…실제 경찰이었다)를 통해 불거졌다.
경찰 아들 A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부를 과시하며 사업자들을 끌어들였고, 400만원 정도의 자문료를 받은 뒤 잠적한 혐의로 피해자들로부터 사기 고소를 당했다.
A씨는 금 사업을 한다며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로도 고소를 당했다. 이밖에도 다단계 사업 등을 통해 투자자를 끌어 모으는 등의 행각을 벌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하지만 A씨를 향한 사기 고소건은 A씨의 등록 주거지인 경기 포천서로 이첩된 뒤 줄줄이 무혐의, 불송치 처분이 내려졌다. 피해자들은 '아버지가 뒤를 봐준 게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했다. 해당 경찰 간부가 과거 조사 방법을 상담한 녹취록도 공개돼 이 같은 의혹은 더욱 거세졌다.
이 사건은 경찰 내부에서도 '그릇된 경찰간부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심각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등의 지적이 제기되며 논란이 불 붙었다. 한 일선 경찰관은 "수뇌부가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며 지난 2일 본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해당 간부를 직위해제 조치하고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하고 있다. 국가수사본부장 직무대리인 최승렬 수사국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 2일자로 경기북부청 반부패수사대로 이첩해서 지방청에서 다시 직접 수사를 하고 있다"며 "진행되는 것을 지켜봐달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설 명절을 맞아 가정 내 범죄 예방, 음주운전, 방역 위반 행위 단속 등에 초점을 맞춘 '특별 치안대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가정폭력, 아동학대 등 주로 가정 내에서 많이 발생하는 범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범죄 예방과 선제적 대응에 초점을 둘 것"이라며 "음주단속 등 사고 유발 중대 행위는 명절이더라도 적극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역과 관련해 명절 시기에 예상되는 방역 위반 행위에 대한 지원, 유흥업소 등 불법 영업행위를 철저하게 단속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코로나19 방역을 저해하는 무허가 유흥시설 등에 대한 집중단속을 추진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집중단속 2주차 경찰 671명이 투입돼 유흥시설 등 총 5041곳을 점검했고,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총 254명(29건)을 단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