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전경.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 캡처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서울시립미술관 7급 공무원 A씨가 온라인 상 '악플'에 시달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방송 출연 전에도 악플러들이 고인을 괴롭힌 정황이 나타난다.
서울시립미술관 측은 9일 "숨진 공무원은 작년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사람이 맞다"며 "코로나 때문에 직원의 반이 재택근무 중이고 경찰이 수사 중인 상황이라 사인은 파악이 안 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지난해 10월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유퀴즈)'에 최연소 7급 공무원으로 소개됐다. 그러자 해당 프로그램의 유튜브·포털 영상클립에 연령이나 외모 등을 비하하는 악플이 달렸고, 여기에 A씨 소식까지 이어지자 해당 영상은 현재 비공개 처리됐다.
A씨의 극단적 선택에 이같은 악성 댓글이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악플은 비단 유퀴즈 영상에만 달린 게 아니었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A씨가 7급 공무원에 최종 합격한 2019년 5월 14일. 서울시 지방공무원 최종합격자 공고와 함께 관련 소식이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A씨는 '20세 최연소 7급 합격자'라는 타이틀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화제를 모았다. 6월 24일에는 A씨의 '서울시 7급 최연소 합격수기'가 그의 증명사진과 함께 법률저널에 실렸다.
이후 여러 온라인커뮤니티에선 A씨 관련 법률저널 기고가 공유되며 "사진 중 잘 나온 편"이라는 등 외모에 대한 악성댓글이 달렸다. "관련성이 낮은 전공으로 단기 합격했으니 부모님이 공무원이거나 가산점을 받았을 것"이라는 등 사실확인 없는 단순 추측도 달렸다.
지난해 10월 유퀴즈에 출연했을 당시 A씨는 "22살에 약 8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시험에 합격했다. 100일 동안 7급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게 공부를 했던 시기"라고 말했다. 악플러들은 그의 인생을 부정한 셈이다.
※정신적 고통 등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