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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업]"세계 최고 백신 욕심쟁이는? 인구 5배 확보한 캐나다"

보건/의료

    [뉴스업]"세계 최고 백신 욕심쟁이는? 인구 5배 확보한 캐나다"

    • 2021-03-12 20:49

    백신 공급, 일부 국가에 쏠림 현상
    전세계 GDP 60% 차지하는 10개국이 대부분 차지
    코로나 치료제 특허로 복제약 도입 불가능
    백신·치료제 특허 면제…코로나 정복 지름길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하신혜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지부 대외협력보좌관)

    ◇ 김종대>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 집단면역이 생기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고 또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마저도 백신 접종의 75%를 소수 부자 나라들이 다 독점하고 있다는 거예요. 백신이기주의가 팬데믹 종식을 어떻게 가로막고 있는지, 백신 평등은 가능한 이야기인지 오늘 이분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지부 소속 하신혜 대외협력보좌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하신혜> 안녕하세요.

    ◇ 김종대> 먼저 100여 개 국가에서 지금 백신 접종이 시작됐는데요. 지금 접종 속도로 본다면 순항 중입니까 아니면 차질이 있어 보이나요.

    ◆ 하신혜> 일단은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백신이 개발되었다는 사실 자체는 정말 고무적인 일인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단기적인 데이터만을 가지고서 순항이다, 차질이다라고 구체적으로 딱 판단을 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히 백신에 대한 글로벌 수요 대비 백신의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고 그 공급이 또 일부 국가로 쏠려 있기 때문에 그런 쏠린 현상으로 봤을 때는 분명히 어느 정도 차질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종대> 백신 접종이 일부 국가에 쏠려 있다. 어느 정도 쏠려 있는 거죠? 몇 개국이나 됩니까?

    [AP=연합뉴스] 연합뉴스

     


    ◆ 하신혜> 2월 말 정도를 기준으로 봤을 때 접종된 코로나 백신 1억 3000여 도즈가 있었는데 그 도즈의 한 75%, 그러니까 4분의 3 정도가 10개국에서 차지를 하고 있었습니다.

    ◇ 김종대> 그 10개국이라면 주로 부자나라 잘 사는 나라들입니까? 어떤 나라죠?

    ◆ 하신혜> 대부분이 그렇죠. 이 10개국이 전 세계 GDP의 60%를 차지하는 국가들입니다.

    ◇ 김종대> 하여튼 극심한 양극화라고 이해해야 되는 겁니까?

    ◆ 하신혜> 상당한 양극화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게 이제 이번 24일부터 글로벌 백신 공동 구매 프로젝트 코박스라는 기구가 있는데 거기에서 백신을 공급을 시작을 했거든요.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받은 백신 물량도 지금까지 들어온 건 코박스를 통한 물량이 들어오고 있는데.

    ◇ 김종대> 코박스는 국제기구죠.

    ◆ 하신혜> 맞습니다, 맞습니다. 그리고 이 코박스가 백신을 공급하기 전까지 사실은 이게 2월 24일부터 공급을 시작을 했는데 그 전까지 한 130개국에서는 백신을 한 번도 접종을 하지 못했었고요. 그리고 이제 코박스를 통해서 공급이 어느 정도 빠르게 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로 코박스가 주고 있는 숫자가 조금 많이 부족한 상태죠.

    ◇ 김종대> 국제기구를 통해서 공급되는 물량은 작고 돈 많은 나라들이 먼저 제약회사하고 계약해서 이렇게 물량을 선점해 버린다든가. 쉽게 말하면 사재기하는 거 아니겠어요. 자기네 나라 국민들 몇 번은 맞출 수 있는 욕심 많은 나라들이죠.

    ◆ 하신혜> 사실 분명히 지금 말씀하신 대로 자국의 접종대상 인구를 훨씬 웃도는 그런 물량을 확보한 나라들이 있었습니다. 일단 캐나다 같은 경우에도 접종대상 인구의 500%에 해당하는 백신을 확보를 했고요.

    ◇ 김종대> 500%.

    ◆ 하신혜> 맞습니다. 그리고 영국도 300% 그리고 미국과 EU도 전체 대상 인구를 두 번 이상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해 둔 상태인데. 일부 기관들에서 집계한 걸 보면 이 몇 개 지역들에서 확보한 초과분만 보유를 해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인도주의 위기를 겪고 있는 20개국에 예방접종 대상 인구를 전원 다 접종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정도로 지금 일단 초과분을 확보해 둔 나라들이 굉장히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 김종대> 이걸 뭐라고 불러야 됩니까? 백신 이기주의라고 해야 되나요, 백신 국가주의라고 해야 되나요. 이게 팬데믹 퇴치에 도움이 되는 행태입니까?

    ◆ 하신혜> 물론 도움이 되지 않죠. 분명히 도움이 되지 않고 백신 이기주의가 발생하게 되는 그 근원을 짚어봐야 되는데 백신의 공급량이 일단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이 공급량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선진국들조차도 계속해서 백신 확보를 위한 경쟁을 하게 될 거기 때문에 이 문제를, 공급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지금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 김종대> 이 공급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어떤 방법이 좀 있을 것 같은데요. 지난해 10월에 남아프리카공화국하고 인도가 코로나 백신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유예해 달라라는 요청을 했어요. 이런 지적재산권 면제도 바로 공급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 아닐까요.

    ◆ 하신혜> 네, 맞습니다. 사실은 이 공급 백신만이 아니라 지적재산권 자체가 코로나19 전체 팬데믹 상황 동안에 밀접한 영향을 굉장히 여러 부분에서 볼 수가 있었습니다. 일단은 마스크와 진단도구와 치료제나 이런 것들을 위한 확보도 계속해야 되는 상태거든요. 그런데 지적재산권이 유예가 되면 일단은 각국이 현존하는 코로나19 관련 기술에 대해서 코로나 기간 동안에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침해를 걱정하지 않고 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희가 유예를 요청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나의 일례를 들면 코로나19 초기에 마스크 대란이 있었던 기억을... 너무 오래전 느낌인데.

    ◇ 김종대> 작년 일이죠.

    ◆ 하신혜> 마스크 대란이 있었던 적이 있었죠. 그런데 그때도 이미 의료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그 마스크는 제조기술에 대해서 지적재산권을 가진 기업이 있어서 그 마스크 물량을 전적으로 그 기업 한 기업에만 의존하게 됐었거든요.

    ◇ 김종대> 그렇군요.

    ◆ 하신혜> 그리고 실제로 그때 당시 의료계에서도 그 해당 마스크가 공급이 부족하다라고 어려움을 많이 호소를 했었는데 결국에는 그 지적재산권 때문에 이제 계속 제조를 그 기업에게 의존하는 모습이 됐었거든요. 그리고 또 그다음에 치료제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있었는데 길리어드 제약사의 렘데시비르가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중증코로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 렘데시비르라는 이 약도 한 70개국에서 길리어드사가 특허를 등록을 해 둔 상태고 그러다 보니까 특허 때문에 복제약이 도입되지를 못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사실은 아시겠지만 복제약을 도입을 하면 당연히 그 시장의 원리에 의해서 더 많은 물량이 들어오고 저가로 들어오고 그러니까 공급도 늘어나고 가격도 떨어지고 그런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업은 지적재산권을 바탕으로 되게 제한적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을 했어요. 그렇게 해서 실제로 전 세계국 중의 절반 정도는 저가의 복제약을 접근할 수 없는 형태가 되었거든요. 빨리 좀 지적재산권이 없이 모든 코로나19 기술에 대해서 각국이 자유롭게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 하는 요청을 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 김종대> 요청은 있었어요. 요청은 있었는데 과연 실현이 되겠느냐는 것이죠. 국제기구에서 이 문제 논의하고 있나요?

    ◆ 하신혜> 논의는 하고 있는데요. 참 그렇습니다. 논의하고 있는데도 좀...

    ◇ 김종대> 별로 긍정적이지 않은 말씀이세요.

    ◆ 하신혜> 조금 많이 미온적인 상태인 것 같습니다.

    ◇ 김종대> WTO 세계무역기구 신임 사무총장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총장 지금 이 논의를 시작한다고는 했는데 아직까지는 희망적인 소식은 없는 거죠?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하신혜> 제가 알기로는 어느 정도의 만장일치를 통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게 일반적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몇 개 강대국들이 반대를 하고 있고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논의가 참 많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태인 것 같습니다.

    ◇ 김종대> 알겠습니다. 지적재산권, 특허의 장벽을 완화시키자는 말씀 계속 강조해 주고 계십니다. 그러면 이런 방법 말고도 백신 보급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추가로 또 다른 어떤 방법 무엇이 있을까요?

    ◆ 하신혜> 중요한 부분을 말씀해 주신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백신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백신 제조 가능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세계보건기구 사전인증된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백신 제조사가 전 세계적으로 40개가 넘게 있고요.

    ◇ 김종대> 많이 있네요.

    ◆ 하신혜> 백신제조사네트워크라는 단체가 있는데 거기에 가입된 백신제조사도 40개가 넘게 있습니다. 그리고 또 특히 최근에 화이자랑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은 MRNA 백신이라고 좀 새로운 기술이죠. 그런데 이 기술이 백신제조시설이 아니라 일부 의약품제조시설에서도 제조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이 MRNA 백신 같은 거에 대해서 지적재산권도 면제가 되고 그리고 그 외에도 중요한 거는 기술이전도 이루어져야죠. 그래야 이 기술을 처음부터 다시 연구를 할 수 없으니까 지적재산권과 그다음에 기술이전과 노하우 부분 이런 것들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면 그러면 그런 것들이 분명히 현재 있는 시설을 바탕으로 더 많은 백신을 공급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지금 무엇보다 정말 물량을 늘리고 그리고 저개발국들에 빨리 공급을 하는 걸 우선적으로 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김종대> 사실 간단한 말씀이에요. 아주 선명하고 명백한 거예요. 지식과 기술을 공유하자, 서로 이전하자 이 말씀 아닙니까? 그러면 이런 얘기 듣는 제약회사들, 공급을 독점하는 이런 기업들 입장에서는 또 반발할 것 같거든요.

    ◆ 하신혜> 실제로 많이 있고요. 최근 미국에서도 32개의 제약사들이 바이든 대통령께 지적재산권 면제 계속해서 반대해 달라고 요청을 하는 서명서를 제출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팬데믹 상황에서 사실은 기업의 이윤보다 더 시급한 문제들이 있는 만큼 좀 국가들 입장에서도 혁신적인 정책이 필요하고 기업들 입장에서도 조금 더 이럴 때는 새로운 관점이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 김종대> 이렇게 기업의 선의에만 기대해야 되는 이런 어떤 백신공급 시스템 뭔가 좀 강제할 방법이 없을까요? WTO 같은 국제기구나 또는 어떤 각국 정부의 합의에 의해서 뭔가 판을 바꾸는 이거 한번 기대하면 안 됩니까?

     


    ◆ 하신혜> 과거에 한 번 2001년도에 에이즈 퇴출을 위해서 도하선언이 도입된 적이 있었는데.

    ◇ 김종대> 도하선언.

    ◆ 하신혜> 그 도하선언을 통해서 당시에도 인도에서 에이즈 치료제 복제약이 나왔었거든요. 그리고 그 복제약이 저가에 대량으로 생산돼서 보급이 될 수 있었는데 여기에 대해서 여러 선진국 제약사들의 반발이 있었고 그다음에 소송으로까지 치달은 상태가 되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시민사회와 또 많은 국가들에서 이거를 좀 강력하게 항의를 하면서 도하선언이 도입이 됐고 그리고 이거를 통해서 일정 기간 동안 특허가 면제가 될 수 있었거든요. 그러면서 저가의 복제 의약품이 에이즈가 창궐하던 많은 나라들에 보급이 되면서 많은 목숨들을 살릴 수가 있었죠. 그런데 그때와 같은 그런 연대라든가 그때와 같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인데 이런 협력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이 아쉽습니다.

    ◇ 김종대> 결국 돈의 논리와 생명의 논리가 충돌하고 있는데 이걸 좀 지혜롭게 빨리 해결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하신혜> 감사합니다.

    ◇ 김종대>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지부 하신혜 대외협력보좌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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