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
검찰이 이규원 전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조사단)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인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이를 통보하고, 사건을 이첩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변필건 부장검사)는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등이 명예훼손 혐의로 이 검사를 고소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검사 관련 공수처법상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인지해 17일 사건을 공수처에 넘겼다. 전날 혐의 인지 사실을 통보한 직후 이첩 조치 한 것이다.
이 검사는 앞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조사 실무기구인 대검 조사단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윤중천씨에 대한 면담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사위는 2019년 김학의 사건 관련 조사단의 조사·심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윤 전 고검장이 윤씨와 만나 골프를 치거나 식사를 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는데, 이 같은 발표의 근거로는 '윤중천 면담보고서'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고검장은 이 내용을 강하게 부인하며 이 검사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당시 조사단 관계자들 사이에선 '보고서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의 지적도 나왔다.
검찰은 이 검사가 면담보고서에 허위 내용을 적시하고, 이를 일부 언론에 유출한 혐의도 포착해 공수처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과정에 제 3자가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선 검찰에서 계속 수사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