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투기 의혹' 현직 직원 강 모 씨가 19일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경기도 광명·시흥 신도시 개발부지에 대한 투기 의혹을 받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을 상대로 경찰이 본격적인 소환 조사에 돌입했다.
LH 직원에 대한 소환조사는 지난 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가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을 제기한 뒤 이번이 처음이다.
19일 경기남부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이날 오전 LH 현직 직원인 강모씨를 수원에 있는 경기남부청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은색 그랜저 차량을 직접 몰고온 강씨는 검은색 외투에 모자를 눌러쓴 채 수사팀 안내를 받으며 곧장 수사동 건물 안으로 향했다. '땅을 취득한 경위'와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강씨는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된 LH 직원 중 광명·시흥 3기 신도시 예정부지 토지를 가장 많이 매입한 인물이다. 해당 지역에선 '강사장'으로도 불렸다.
그는 2017년부터 광명·시흥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기 직전까지 LH 내부 정보를 이용해 가족, 동료 등과 함께 개발 예정부지 내·외곽 10필지를 60~70억원 정도를 들여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강씨를 상대로 신도시 계획이 확정되기 전 내부정보를 입수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이날 경찰은 강씨 외에도 복수의 현직 LH 직원들을 불렀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조사 내용과 소환 대상자 인원 등은 비공개 사항"이라며 "다만 이번 소환 대상자들은 모두 현직 직원"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경기남부경찰청은 민변과 참여연대의 투기 의혹 제기와 시민단체 활빈단의 고발 내용을 토대로 LH 직원 15명을 수사하고 있다.
이 LH 직원들은 현직 13명, 전직 2명으로 부패방지법 위반혐의에 대한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조처가 내려진 상태다.
앞서 경찰은 9일 LH 본사와 이들 직원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어 17일에는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LH 직원들에게 대출을 해준 북시흥농협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벌여 수사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번에 경찰이 소환조사에 나선 것은 압수수색을 통해 혐의 관련 자료를 일정 부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압수수색 자료에 대한 분석 결과에 따라 LH 직원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정부합동조사단은 국토부와 LH 직원 1만 4천여명을 전수 조사해 11일 투기가 의심되는 LH 직원 20명을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이 가운데 경기남부청에 배당된 3명에 대해서는 내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