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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바이든 첫 기자회견 직전 미사일 쐈다

미국/중남미

    김정은, 바이든 첫 기자회견 직전 미사일 쐈다

    북핵문제를 미국정치 주요의제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도발

    조 바이든 대통령·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닷새 만에 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

    일요일인 21일 순항미사일 두발을 서해로 발사한데 이어 25일에는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두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북한의 과거 미사일 발사가 그렇듯 이번에도 미국을 겨냥한 것임이 분명하다.

    특히 이번 미사일은 미국 동부시간 25일 오후 1시 15분에 예정돼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첫 기자회견을 앞두고 쏘아올린 계산된 도발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취임이후 국민과 쌍방향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부랴부랴 결정된 이벤트다.

    백신접종 확대 등 코로나19 유행 저감 방안, 경제 활성화 방안, 인종혐오 범죄 대응 방안, 총기 사건 대책 등 잇따른 굵직한 국내 현안에 대해 대통령의 생각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물론 북한 및 이란의 핵개발 문제, 중국과의 정치 경제적 갈등 문제 등도 기자회견에서 나올 중대 이슈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국내문제와 중국문제에 밀려 북핵문제는 바이든 대통령의 관심사에서 상당히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의 21일 순항미사일 발사에 대해 내놓은 반응도 그랬다.

    그는 "국방부에 따르면 그건 여느 때와 같은 일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보고'를 기계적으로 전하는 수준의 반응을 내놓았다. 자신의 판단이나 평가는 유보한 말이다.

    특히 "그들이 한 것으로 인해 새로 잡힌 주름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름'이라고 표현해 성가신 문제라는 점을 드러내면서도 '새로 잡힌 주름이 없다'고 말해 북핵문제는 현상유지가 당분간 최선이라는 심리를 은연중에 나타낸 셈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 연합뉴스

     

    북한이 대북제재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은 '순항미사일'을 쏴 올렸기 때문에 내놓을 수 있는 말들이었다.

    그러나 25일 쏘아올린 미사일은 '탄도 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대북제재 위반 시비를 낳고 있다.

    북한이 '도발'의 강도를 살짝 높인 것이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도 21일 순항미사일이 1~10 까지의 등급에서 2등급에 해당한다면 25일 미사일은 2등급 이상으로 높아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로 북한의 도발 강도가 높아지는 도중에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회견장에 오르게 됐다.

    CNN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 준비 상황을 보도하면서 "북한의 새로운 도발은 기자회견을 앞두고 열심히 준비해온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선순위의 의제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결국 기자회견 전날 쏘아올린 북한의 미사일 이슈는 바이든 대통령의 첫 기자회견에서 상당히 앞쪽 질문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성안을 앞두고 있는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 청사진과 관련해서 보다 진전된 답변을 내놓아야할 처지가 됐음은 물론이다.

    한편, CNN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 기자회견 준비 소식을 전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기자회견 준비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14포인트 크기의 글로 인쇄돼 있는 예상 질문과 답변들로 채워진 서류들이 3개의 구멍으로 돼 있는 바인더에 주제별로 철해져 있는데 해당 바인더를 바이든 대통령이 퇴근할 때 반드시 챙겨간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다음날 아침 출근길에 다시 가져와 이를 가지고 참모들과 토론한다고 CNN은 전했다.

    따라서 미국 시간 24일 밤 퇴근한 바이든 대통령의 바인더에는 북한 미사일 관련 예상 질문과 답변이 추가됐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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