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가 26일 오전 부산 진구 캠프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와 아내 조 모씨 소유의 기장군 청광리 미술관 예정 부지를 놓고 여·야간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직접 해당 부지를 찾아가 미술관이 아니라 미등기 고급별장을 숨겨놨다고 지적했고, 국민의힘은 문화예술 자산에 대한 음해성 공격이라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지도부는 26일 오전 김영춘 후보 캠프에서 중앙선대위 회의를 가진 뒤 곧장 박 후보 아내 소유의 김종학 미술관 예정 부지가 있는 기장군 청광리를 찾았다.
박 후보가 이 곳에 2층짜리 건물을 미등기하고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가 정정신고한 일련의 과정에 비수를 꽂기 위한 행보였다.
신동근 최고 위원은 "박 후보 부부가 4년간 미등기한 채 숨겨 놓은 고급별장을 눈앞에서 마주하니 기가 막힌다"며 "세금도 납부해온 고급별장을 실수로 재산신고 누락했다는 해명은 술을 마시고 운전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는 궤변과 같다"고 공세를 펼쳤다.
그러면서 "박형준 후보에게 다스를 소유하고도 새빨간 거짓말을 하는 MB의 모습이 중첩돼 떠오른다"며 "부산시민을 기만한 박 후보의 허위 재산 신고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몰아 붙였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지만, 정작 더 알기 어려운 것은 박 후보의 재산내역"이라며 "이쯤되면 박 후보를 '우연' 박형준 선생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박재호 부산시당 위원장은 "미술관 계획 부지 주변에는 (해운대) 로데오 거리에 있는 것과 같이 거래 관계가 석연치 않은 지인 소유가 많이 있다"며 "이것을 보면 이 동네를 자기들이 여러가지 다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한 것이 표시난다"고 의혹을 덧댔다.
하태경 국민의힘 부산시당 위원장과 안병길 의원, 지역 문화예술학과 대학 교수들이 26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중석 기자
민주당의 공세에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문화예술 자산에 대한 음해성 공격이라며 반격했다.
하태경 부산시당위원장은 이날 오후 문화예술계통 대학교수들과 함께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에 역습을 가했다.
하 위원장은 "기장 청광리 건물 미등기를 문제삼는 것은 민주당의 부동산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 정권이 25번 정책을 내도 다 망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건축물과 토지는 건축물 대장과 등기가 분리되어 있는데, 건축물 대장에 2017년 8월 다 되어 있다"며 "세금도 다 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재산신고를 문제 삼는데, 재산정정신고 원조가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양산 땅을 누락해 재산을 정정신고 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진해 경성대 예술종합대학장은 "(민주당이) 대한민국 미술발전과 후진 양성을 위해 박형준 후보 부부와 몇몇 뜻있는 인사들이 사재를 출연해 추진하는 공익적 문화예술 사업을 땅 투기로 모는 코미디 같은 짓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날 민주당 지도부가 미술관 부지를 방문한 것을 놓고 "지도부가 총출동해 반문화적, 비인도적 행위를 선동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오늘 행동은 그 자체가 대한민국 문화예술에 대한 공격이자 야만적 테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형준 후보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민주당이 작업장 앞에 몰려온다고 하자 김종학 선생이 긴급히 피신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김 화백에게 송구하기 짝이 없고, 한편으로는 민주당의 폭력적 행태에 분노스럽기 그지없다"고 거칠게 반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