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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백신·혈전증 연관성 논란…전문가 "득실 계산해야"

보건/의료

    AZ백신·혈전증 연관성 논란…전문가 "득실 계산해야"

    EMA, 7~8일 조사 발표…정부 "확인 후 입장 발표"
    전문가 "AZ백신-희귀혈전증 연관성 강화되고 있어"
    "접종 계획 강행할지는 득실 따져본 뒤 결정해야"
    "젊은층, 혈전 발생 확률 높지만 코로나19 위험 적어"
    "8일 접종하는 유치원 교사 등 접종 연령 제한해야"
    "연관성 있어도 위험성 자체는 크지 않아…유익해"
    "AZ백신에 대한 국민 신뢰도 하락 문제 해결해야"

    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백신. 이한형 기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증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논란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유럽의약품청(EMA) 백신평가 단장인 마르코 카벨레리는 한 이탈리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 생각에는 뇌혈전과 백신 간의 연관성이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반응을 유발하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증거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EMA 측은 "아직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다"면서도 7~8일쯤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EMA 발표를 확인한 뒤 내부 전문가 회의 등을 거쳐 입장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뇌정맥혈전증(CVST) 등 희귀 혈전증과의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최원석 감염내과 교수는 7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유럽 연구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희귀 혈전과의 연관성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했고 현재 그 가능성에 대한 근거가 조금씩 쌓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에 알려졌던 게 점점 공고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화여대목동병원 천은미 호흡기내과 교수도 "전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일면서 연관성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국내에서도 20대 의료기관 종사자 여성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숨 참 증상과 하지 부종 증상을 경험한 뒤 혈전증 진단을 받았다. 이번이 세 번째 혈전증 사례다.

    그러나 연관성이 있다는 발표가 나온다 하더라도 전 연령층에게 백신 접종 계획을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득실을 따져봐야한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당장 오는 8일부터 전국 특수학교 종사자와 유치원, 초·중·고교 보건교사 등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혈전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온 상황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가천대 정재훈 의대 교수는 이날 SNS를 통해 "해외 정보를 최대한 수집하고 국내 기저율 측정과 발생 모니터링을 해야한다"며 "혈전 질환은 인종별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확인한 뒤 위험과 이익을 저울질 해야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의 CVST 발생률이 유럽과 마찬가지로 자연발생 예측보다 조금 더 높다고 보고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약 80만 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고 이중 1건의 CVST가 발견돼 영국과 유사한 정도라는 주장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사진공동취재단

     

    이러한 상황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아서 코로나19 피해를 예방하는 이익과 드물지만 CVST 발생으로 인한 사망 피해를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 때 60세 미만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은 줄어들지만 혈전증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발생 위험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계산이 복잡해진다.

    이에 대해 천 교수는 위험성을 배제하기 위해 젊은 층에 대한 접종 연령 제한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백신 계획에 대대적인 변경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천 교수는 "혈전증 발생이 계속 늘거나 EMA에서 확실한 결과가 나오면 우리도 유럽 쪽을 따라 연령제한을 어느 정도 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확실한 방역조치를 취해 감염 확산을 예방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8일부터 접종이 시작되는 유치원 교사 등을 예로 들며 "이들의 경우 코로나19로 사망하는 경우보다 혈전으로 사망할 위험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접종을 제한하는 대신) 신속항원검사를 일주일에 두 차례 진행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연관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백신의 위험성 자체는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교수는 "백신과 혈전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발표나오더라도 발병 빈도가 유럽 내에서 10만 명당 1명, 우리나라는 80만 명중 1명 정도라 빈도 자체가 높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백신으로 얻을 수 있는 여러 유익한 면을 고려한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료진이 접종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원석 교수도 "접종의 득실을 따질 때 어떤 게 좋을지 검토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혈전과의 연관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혈전 발생률 자체는 높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여러 검토를 하면서 (혹시 문제가 있다면) 다른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다른 백신을 맞는다면 유해 가능성이 있는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부의 백신 접종 계획 변경 여부와 관계 없이 국민들의 수용도 측면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EMA에서 혈전과의 연관성이 있다고 발표할 경우 백신에 대한 신뢰도는 일정 부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백신 접종에 따른 득이 많아 접종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젊은 층의 백신에 대한 수용도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 부분을 어떻게 설명하고 설득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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