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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사각 노린 '변종 홀덤펍'…집합금지에도 버젓이 영업

사회 일반

    방역 사각 노린 '변종 홀덤펍'…집합금지에도 버젓이 영업

    • 2021-04-25 09:36

    '자유업' 등록하고 취식 없이 게임만 진행…서울시 "지도점검 어렵다"

    연합뉴스

     

    술을 마시면서 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홀덤펍'이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에 따라 수도권 등에서 지난달 12일부터 3주간 집합금지됐지만, 방역 사각을 비집고 들어온 '변종 홀덤펍'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현재 영업 중인 변종 홀덤업소는 20∼30곳으로 추산된다.

    이 업소들은 서울시가 홀덤펍 영업형태를 '식품위생법에 근거해 일반·휴게음식점으로 영업신고하고 카드게임을 하면서 주류·음료·식사류 등을 함께 제공하는 곳'으로 정의한 점에 착안해 음식물을 제공하지 않고 '자유업'으로 등록했다.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A홀덤펍은 영업장 내 취식은 금지하되 손님들이 각자 가져온 무알코올 음료는 마실 수 있게 하며 게임을 하는 있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A홀덤펍 업주는 "아직까지 자유업에 대해선 서울시나 자치구에서 지침이 내려온 게 없어서 영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원에 있는 B홀덤펍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채팅방에서 예약을 받으며 성업 중이다. 이 업소는 "12일 방역조치 고시에 의거한 집합금지 대상 여부에 대해 법률적 검토까지 마쳤다"고 했다. 지난 22일 찾은 B홀덤펍은 음식점이 문을 닫는 오후 10시를 넘은 시간에도 영업하고 있었다.

    이런 업소들이 '3밀'(밀접·밀폐·밀집) 공간임을 고려하면 음식 섭취 여부와 상관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홀덤펍 이용자들은 대부분 밀폐된 공간에서 게임과 대화를 하고, 장시간 업소에 머물며 칩 등을 공유하느라 개인별 거리두기가 어렵다. B홀덤펍에서 열리는 경기는 한번 시작하면 길게는 6시간까지 소요된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지난 1월 4일 지방자치단체에 음식점뿐 아니라 자유업 형태로 운영하는 홀덤펍도 집합금지 대상에 포함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서울시는 음식점으로 등록된 홀덤펍만 관리한다. 음식점이 아닌 자유업을 관리할 소관부서가 없는 데다 지침 해석도 명확하지 않아 방역지도·점검이 어렵다는 게 시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사각지대가 생긴 것이 맞다"면서도 "법령에 '홀덤펍'이라고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업태'의 문제라서 더욱 다루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 지침을 준수해 3주간 영업을 중단한 일반·휴게음식점 등록 홀덤펍 업주들은 "정부 지침에 적극 협조한 업주들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처사"라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음식물을 판매하지 않고 장소만 제공하는 홀덤업소들이 도박장이나 다름없는 형태로 음성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홀덤펍협회 관계자는 "자유업으로 운영하면서 음식을 판매하지 않는 경우 이용자가 업주에게 제공하는 비용은 게임에 참여하기 위한 판돈 개념일 수밖에 없고, 식품위생법 적용 근거가 없어져 형법상 도박개장죄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는 법률 자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원래 홀덤펍은 펍(pub, 주점)의 기능이었고 홀덤은 서비스로 즐기는 공간인데 변종 홀덤업소 때문에 업계 전체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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