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전두환 전 대통령 규탄 시위를 하고 있는 전두환심판국민행동. 백담 수습기자
"전두환씨는 무릎 꿇고 참회하고 사죄하라!"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은 18일 관련 단체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자택 인근에서 사죄와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날 시민단체 전두환심판국민행동,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 진상규명추진위원회 등은 서울 마포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씨와 하나회는 광주학살을 참회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NEWS:right}
단체는 기자회견문에서 "상부의 지시와 명령에 의해 움직일 수밖에 없는 공수부대원도 사죄했다"며 "그러나 시민들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군홧발로 짓밟도록 명령한 전두환씨와 군부 핵심세력들은 아직도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학살과 국가폭력의 만행을 부정하고 부인할 것이냐"며 "처참하게 쓰러져 죽어간 사람들은 있는데, 아직도 학살을 지시한 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 국민행동 상임고문은 최근 북부지검에서 이소선 여사에 대해 직권재심을 청구한 사실을 언급했다.
전 고문은 "1980년 5월 전두환 계엄군이 불법으로 어머니를 지명수배하고 수감한 그 날에 대해 (검찰이) 재심청구를 했다"며 "지난날의 역사도 바로 세워져 가는데 전두환씨는 시민을 아직도 볼모로 잡고 이 나라 민주주의 국민과 정의, 평화와 자유를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형제복지원 생존자대책위 한종선 대표도 참여했다. 한 대표는 "저는 9살의 나이에 사회정화사업이라는 미명하게 형제복지원에 잡혀갔다"며 "사랑받고 자라야 할 아이들이 학대와 성폭행을 당한 뒤 진상규명도 없이 사회로 나왔다. 돈 없다는 이유로 위험한 사람들로 낙인찍었다"고 밝혔다.
이어 "형제복지원은 공식 집계된 사망자만 513명이다. 죄도 없는 사람들이 구타를 당해 장애인이 되고 정신질환자가 됐다"며 "거짓 없는 진실한 사과를 원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단체는 서한문을 전달하기 위해 전 전 대통령 자택 문을 여러차례 두드렸다. 끝내 문이 열리지 않자 서한문을 문 아래로 밀어 넣으면서 기자회견을 마쳤다.
한편 이날 우파 유튜버가 기자회견 현장을 방문하면서 잠시 대치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는 '전두환 대통령님 힘내세요'라는 피켓을 든 상태로 "사랑합니다. 전두환 대통령 각하"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한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지만, 경찰의 제지 등으로 물리적인 충돌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