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대한항공이 터키에 이어 태국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과 관련한 기업결합심의 종료를 알리는 통보를 받으면서 국내 기업결합심사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달 31일 기업결합 필수 신고 국가인 태국으로부터 결합심의 종료 통보를 받았다.
결합결합 승인 통보를 받은 건 지난 2월 터키에 이어 두 번째다.
대한항공측은 "태국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심사에 대해 사전신고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알려왔다"고 전했다.
또한 대한항공은 임의신고국가인 필리핀에서도 신고대상이 아니라며 심의절차를 종결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임의신고국가는 기업결합 신고가 필수 대상은 아니다. 다만 대한항공은 향후 당국 조사 가능성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해당 국가에 기업결합심사를 신고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미국과 EU, 중국, 일본, 베트남, 대만, 태국 등 기업결합심사가 필수인 9개 국가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터키와 태국에서 기업결합이 승인되면서 대한항공은 나머지 7개국가에서 심사를 진행중이다.
◇ '시간'뿐 아니라 '노선'별로도 꼼꼼히…돋보기 심사중인 공정위해외 기업결합 심사가 속속 마무리되고 있지만 국내 기업결합심사는 이르면 연말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대한 경제분석 연구용역 계약기간을 이번달 초에서 오는 10월 말로 연장했다.
지난 1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관한 신고서를 접수한 공정위는 심사를 위해 항공사 M&A 경제분석 연구 용역을 실시했다.
연구 용역의 핵심은 두 대형 항공사의 통합으로 티켓 요금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지, 마일리지 등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 우려가 있는지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독과점 우려에 대해 대한항공 우기홍 사장은 지난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천공항 여객 슬롯(Slot) 점유율은 38.5%"이라며 독과점 우려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우 시장이 기준으로 삼은 '시간대' 대신 '노선'별로 살펴봤을 때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은 최대 100%까지 높아진다.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인천발 △LA △뉴욕 △시카고 △바르셀로나 △시드니 △팔라우 △프놈펜행 등 7개 노선은 양사를 합친 점유율이 100%인 것으로 나타났다.
독과점이 우려되는 노선 중 상당수는 장거리 알짜 노선이다. 때문에 공정위는 '시간별' 점유율 이외에도 '노선별' 점유율을 면밀히 살피는 다각도로 독과점 우려를 분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통상 연구용역이 완료되는 시점으로부터 2주 안에 해당 기업결합이 경쟁을 제한하는지 여부와 시정조치를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한다. 이후 심사 대상 기업이 의견서를 내면 전원회의를 열어 M&A를 허가해줄지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기업결합심사는 규모가 크고 관련 시장도 국내선과 국제선 여객부터 화물 운송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연구용역이 종료된 이후 전원회의를 열기까지 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공정위가 요청하는 모든 자료에 대해 최대한 신속하게 협조하고 있다"며 "추가 제반 자료도 충실히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EU의 기업결합심사도 변수 중 하나다. 대한항공은 미국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를 맺고 있는 상황에서 미 당국이 기업결합승인을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이 제출한 '인수 후 통합 전략'(PMI)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산은은 애초 이달까지 PMI를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검토가 늦어지면서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산은은 대한항공 경영평가위원회의 PMI 수정안 의견을 수렴한 뒤 PMI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