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한판승부> FM 98.1 (18:25~20: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대담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
◆ 진중권> 제가 윤석열 전 총장을. 금요일인가 토요일인가… 금요일이구나. 금요일날 만나 뵀습니다. 같이 식사를 했는데. 그런데 주로 정치 현안보다는 철학적인 얘기를 했거든요.
◇ 박재홍> 철학 얘기만 하셨습니까?
◆ 진중권> 법 철학 얘기, 헌법.
◇ 박재홍> 정치 얘기는 안 하셨습니까?
◆ 진중권> 정치 얘기했는데 민감한 질문 몇 가지 드렸는데 잘 명확한 답변은 안 하시더라고요. 대충 제가 짐작하는 건 뭐냐 하면 헌법에 관한 얘기 했거든요. 과거에 우리나라 헌법의 해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일단 두 번째 자유라는 화두가 자신이 말한 자유라는 화두가 뭔지를 설명을 하는데 이게 그때 국민의힘에서 말하는 그런 것과는 좀 결이 좀 다르다라는 겁니다. 그래서 그것은 국민의힘에 당장 들어갈 생각은 없다라는 생각인 것 같고 아마도 바깥에서 중도층을 결집하는 역할을 하고 마지막에 국민의힘 후보랑 단일화를 하겠다 이런 생각으로 저는 알고 있고요.
◇ 박재홍> 국민의힘 입당은 하신다는 겁니까 안하신다는 겁니까?
◆ 진중권> 그런 얘기보다는 바깥에 더 있겠다 이런 뜻으로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왜냐하면 국민의힘과의 관계라든지 이런 문제들, 그다음에 철학 문제들 나눴는데 약간 이분이 갖고 있는 자유란 화두 있지 않습니까? 이게 국민의힘에서 말하는 그런 자유시장경제 이런 식의 약간 시장만능주의나 이른바 자유지상주의 이쪽과는 결이 좀 다르다라고 얘기를 했고요. 그래서 그거는 좀 아닌 것 같고 좀 더 밖에 있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 박재홍> 밖에 있겠다고 한다면 입당 시기도 굉장히 늦어질 수 있다.
◆ 진중권> 늦어질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언제입니까?
◆ 진중권> 당장은 아닌 것 같아요. 그렇게는 모르겠어요. 그렇게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답변을 안 하시고 또 그렇게 구체적으로 물어볼 계제도 아니었고.
◇ 박재홍> 김종인 위원장이 11월 여론조사로 해야 된다 이런 얘기도 했습니다마는. 그걸 염두에 두고 좀…?
◆ 진중권> 그 부분을 제가 여쭤봤거든요. 혹시 김종인 위원장 만나실 생각 있냐고. 그랬더니 언제든지 만나고 싶다 이렇게 말씀하셨고 그다음날 또 김종인 위원장 같은 장소에서 만났습니다, 우연하게도.
◇ 박재홍> 김종인 위원장도 만나셨어요?
◆ 진중권> 워낙 저희가 몇 달에 한 번 씩 가끔 밥을 먹는데 그분도 여쭤보니까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아니, 뭐 전화 오면 만나지"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마도 나중에 두 분이서 만나시게 되지 않을까.
◇ 박재홍> 그렇군요. 우리 김성회 소장은 어떤 질문 하고 싶으세요?
◆ 김성회> 그렇지 않아도 경향신문 인터뷰에서도 철학 얘기를 했어요. 보니까 나라를 어떻게 운영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대해서 철학이 중요하다 하면서 권력을 행사할 것, 권력을 멈출 것, 어디에 공권력을 쓸지라는 철학이 제일 중요하다고 얘기했는데 그건 너무 검찰총장식의 답변인 것 같아서 좀 아쉬웠는데 혹시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좀 여쭤보셨는지.
◆ 진중권> 법 철학에 대해서 얘기를 했거든요. 그분이 저한테 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공부하셨냐고 그래서. 대학원 다닐 때 법 철학 세미나에 참가했던 얘기를 좀 하면서 얘기를 맞췄는데 그 부분은 정말 합의가 잘 됐습니다. 왜냐하면 이분이 얘기할 때 칼 슈미트라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헌법에 대한 개념이 있는데 주로 나치 법학자였죠. 그런데 우리나라 옛날에는 박정희 때하고 그다음 전두환 때잖아요. 쿠데타로 권력을 잡았기 때문에 헌법에 대한 이해가 약간 칼 슈미트적이었는데. 그 이후에 허영이라는 분이 계시대요. 그쪽으로 헌법에 대한 이해가 완전히 관념이 바뀌었다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그러니까 우리가 동의했던 건 뭐냐 하면, 운동권 민주당 정권 사람들은 헌법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옛날식이다 거기에 동의를 좀 했고요. 아마도 그 부분인 것 같습니다. 법치주의, 법의 통치를 해야 되는데, 법의 지배를 해야 되는데 법을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의 멘탈리티를 지적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마 그런 맥락이었습니다. 검찰총장 이런 게 아니라 약간 법 철학적인 문제였어요.
◇ 박재홍> 진 작가에게 먼저 연락이 온 겁니까? 만나자?
◆ 진중권> 네.
◇ 박재홍> 일각에서는 아직 윤석열 전 총장이 검찰총장 티를 아직 못 벗은 게 아니냐,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실제 만나보시니까 어떠셨어요?
◆ 진중권> 그런 측면이 아무래도 없지는 않겠죠. 그런데 재미있는 건 뭐냐 하면 그게 되게 재미있더라고요. 모든 사안을 저는 새로운 시각이었는데. 뭐냐 하면 모든 사안을 수사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또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예컨대 안희정 사건 같은 경우에도 우리 사회의 성관념이 바뀌었다. 옛날 같으면 우리 기소도 못했다. 왜냐하면 옛날의 기준이라는 게 항거불능 상태여야만 우리가 기소할 수 있었는데 성관념이 바뀌어서 그렇게 됐다라든지. 경제 사안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공정경제를 해치는 여러 가지 사안들이 있습니까? 그걸 수사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니까 저는 아, 그걸 또 그렇게 보면 그런 관점이 보이는구나. 어떤 것은 수사의 문제고 어떤 것은 입법의 문제고 그런 재미있는 시각을 얻는 기회였습니다.
◆ 김성회> 경향신문 인터뷰 보면서 저한테는 깜짝 놀랐던 부분은 어떤 부분이었냐면, 8월 초에 조국 장관 임명 관련돼서 문제가 생길 때 휴가를 다녀오셨다고 얘기하면서 자기가 휴가를 안 가면 전국에 있는 검사들이 휴가를 못 가서 억지로 휴가를 갔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 박재홍> 그렇죠, 그 기사가 화제가 됐죠.
◆ 김성회> 저는 굉장히 놀랐습니다. 아, 아직도 우리나라에 이런 조직이 있구나 하다못해…
◇ 박재홍> 부장이 휴가 안 가면 부원들이 휴가 못 가는 그런 조직…
◆ 김성회> 그건 가능하죠. 팀끼리야 그렇지만 검찰총장이 안 간다고 모든 검사가 못 가게 한다는 것은 글쎄요. 저로서는 납득이 잘… 요즘 국회도 의원 눈치 안 보고 직원들이 휴가를 가는데 그건 좀 생소하더라고요.
◇ 박재홍> 김성회 소장은 의원 눈치 안 보고 휴가 많이 가셨군요.(웃음)
◆ 김성회> 저는 2주씩 보내줘서요. 그냥 다녔습니다, 막.
◇ 박재홍> 일단은 우리 진중권 작가님이 윤석열 전 총장님과의 만남이 굉장히 부드러웠던 같아요. 나중에 프로그램으로 모실 때는 굉장히 날카로운 질문을 준비하셔서.
◆ 진중권> 제가 또 약간 비판적인 코멘트들도 드렸습니다. 예를 들어서 출마선언문을 읽어봤는데 이게 미래지향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옛날 보수의 냄새가 난다 그랬더니 본인이 내가 써놓고 나중에 읽어보니까 나도 좀 그런 것 같다라고 얘기를 좀 했고요. 그거 선을 긋는데 약간 애를 좀 먹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니까 자신의 메시지라는 게 자칫 옛날식의 보수로 회귀하는 것으로 잘못 알려지는 그런 인식을 주는, 인상을 주는 부분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고, 또 하나는 그렇게 얘기하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전문가들을 찾아가게 되면 180도 다른 얘기를 한대요. 그래서 결국은 모든 결정은 후보 자신이 내리는 것일 수밖에 없더라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박재홍> 직접 나오시라고 하십시오.
◆ 진중권> 그러면 제가 또 아주 날카로운 질문을 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