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과 이재명 후보.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내 '기본소득'을 둘러싼 설전이 격화되고 있다.
아직 어느 캠프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은 '무소속 친문'이 대거 포진한 민주주의 4.0 의원들이 이낙연 캠프로 향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소속 의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SNS 단체방에서까지 세력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
설전의 포문은 신동근 의원이 열었다. 신 의원은 31일 민주당 텔레그램 단체방에 "특정 캠프의 핵심 의원께서 '언론이나 페이스북에 기본소득에 반대하는 글을 올리면 되지 왜 의원 단체방에 올리느냐'며 전화로 항의를 하셨다"며 "'특정 후보 지지선언을 하고 하라'고 핀잔 아닌 핀잔을 주셨다"고 직설적인 글을 올렸다.
신 의원은 "가족 문제, 도덕 문제가 아닌 정책 논쟁을 구하기 위해 의원방에 글 쓰는 행위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이냐"며 "제가 특정후보 지지선언을 하든, 안 하든 그건 제 판단의 영역이고 정책적 논쟁을 구하는 글을 쓸 수 있고, 없고와는 하등의 상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 측은 가족에 대한 논란을 꺼내드는 것은 검증이 아닌 네거티브라는 입장을 보인 바 있는데 '기본소득은 정책 검증인데, 왜 문제를 삼느냐'는 게 신 의원 발언의 요지다.
신 의원은 또 "제 글에 반대의견이 있으시면 거리낌없이 단체방에 올리시면 됩니다. 환영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재명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찬대 의원이 바로 반박하는 답글을 달았다.
박찬대 의원은 "국민의료보험료를 의무적으로 부담한 부유한 사람들에게도 국민의료보험의 혜택은 주어진다. 다만 국민의료보험의 보장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분들은 추가적으로 부담하는 사보험을 들기도 한다"며 "기본소득은 복지수단 그 자체만이라고 할 수 없고 재원부담도 직접 매칭될 수도 아닐 수도 있는데 이재명 후보는 이를 복지체계만으로 국한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 전환적 공정성장의 정책수단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은 이런 것이다'고 벌써 단정적으로 정의하고 책임을 방기하고 회피하는 무책임한 정치라고 규정짓는 것은 성급한 결론"이라며 "문득 소득주도성장을 마구 몰아부치던 야당의 주장을 접하는 느낌이 드는 것은 신동근 의원님의 글이 토론이라기보다는 비난에 가깝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민주주의 4.0. 연합뉴스신동근 의원은 민주주의 4.0 소속 의원으로, 아직까지 특정 캠프 지지 선언을 하지 않은 '무소속 친문'에 해당한다.
4·7 재보궐 선거 이후 기본소득에 대해 조심스레 비판해 오다가 최근엔 4.0 토론회 등 공개적인 자리에서도 직격을 이어가는 등 반 이재명 행보를 계속하고 있어 이재명 캠프측에서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는 것.
그러면서 '신(新) 친문'으로 분류되는 박주민·이재정 의원의 이재명 지지 선언을 부각하는 등 친문 의원들의 동향에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