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턱 9월, 여름 내내 이어진 폭염으로 지친 관객의 마음을 달래줄 뮤지컬이 잇달아 개막한다. 이중 '빌리 엘리어트', '하데스타운', '미인' 등이 눈에 띤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8월 31일~2022년 2월 2일·대성 디큐브아트센터)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4년 만에 관객을 만난다. 2010년 초연, 2017년 재공연 이후 세 번째 시즌이다. 1980년대 광부 대파업 시기 영국 탄광촌을 배경으로, 발레리노의 꿈을 좇는 소년 '빌리'의 여정을 그려냈다. 2000년 개봉한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세 차례 오디션 끝에 선발된 '빌리'(김시훈·이우진·전강혁·주현준)의 연기와 노래, 춤을 보는 재미가 크다. 모두 10대 초반인 이들은 1년 3개월간 '빌리스쿨'에서 마스크를 쓴 채 하루 6시간씩 담금질했다.
7살 아이부터 80살 할머니까지 즐길 수 있는 가족 뮤지컬이다. 빌리의 꿈 이야기를 축으로 가족의 사랑, 우정, 이웃 간의 정 등을 맛있게 버무렸다. 최정원·김영주(미세스 윌킨슨 역), 박정자·홍윤희(할머니 역), 조정근·최명경(아빠 역) 등 베테랑 배우들이 무게중심을 잡는다.
2005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후 전 세계에서 1200만 명이 관람했다.
뮤지컬 '하데스타운'(9월 7일~2022년 2월 27일·LG아트센터)
에스앤코 제공그리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국내 초연한다. 2019년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 후 같은 해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 등 8개 부문을 휩쓴 작품이다.
공연에 대한 관객의 기대감도 크다. 인터파크가 뮤지컬 관객 199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8월 13~14일)에서 '하데스타운'은 '하반기 관람하고 싶은 초연 뮤지컬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공연은 뛰어난 음악가이자 몽상가인 '오르페우스'(조형균·박강현·시우민)와 그의 아내 '에우리디케'(김환희·김수하), 지하세계의 주인인 왕 '하데스'(지현준·양준모·김우형)와 '페르세포네'(김선영·박혜나)의 교차하는 이야기를 통해 구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크리에이터가 뭉쳤다. 레이첼 헉(2019년 토니어워즈 무대디자인상)이 이번 공연 무대 제작을 총괄하고, 제스카 파즈가 음향 디자인을 맡았다. 미국 뉴올리언스식 뮤직바를 구현한 무대에서 드는 7인조 재즈 밴드 연주가 근사하다.
뮤지컬 '미인'(9월 15일~12월 5일·예스24스테이지 1관)
홍컴퍼니 제공'광화문연가', '사랑했어요'에 이어 또 한 편의 주크박스 뮤지컬이 개막한다. '미인'은 신중현의 명곡을 엮었다. 신중현은 '미인'을 비롯 '빗속의 여인', '커피 한 잔', '리듬 속에 그 춤을', '아름다운 강산' 등을 만든 대중음악
거장이다.
극의 배경은 1930년대 일제 강점기 경성의 극장 하륜관이다. 1960년대 암울한 시대 상황 속에서도 자유를 노래한 신중현의 음악이 덧입혀진 덕분에 작품 속 청춘들의 순수한 저항은 보다 설득력을 갖는다.
하륜관에서 가수로 데뷔하는 '강호' 역은 현석준과 최민우, 윤은오, 인텔리 독립 운동가이자 강호의 형인 '강산' 역은 박영수와 조성윤, 모던보이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시인 '병연' 역은 제이민과 여은, 장민제가 캐스팅됐다.
극작은 이희준, 연출은 정태영, 편곡·음악감독은 김성수, 안무는 서병구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