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관호 서울경찰청장. 연합뉴스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뒤 자수한 성범죄 전과자 강모(56)씨가 여성 2명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 경찰이 '자택 수색'을 놓쳐 추가 범행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적극적인 경찰권 행사 부분이 아쉽다"라고 유감을 표했다.
경찰은 강씨의 범행 동기와 관련, '금전적 관계'라는 진술을 포착하고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강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청에서 열린 정례간담회에서 "(강씨 자택에) 현장 경찰관들이 당일 3번 다음날 2번 총 5번을 갔는데 주거지 안에 들어가지 못한 것은 법적, 제도적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럼에도 현장 경찰관들의 좀 더 적극적인 경찰권 행사 부분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관 직무 집행 한계가 굉장히 협소하다"며 "검토해서 경찰권을 적극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강씨는 지난 27일 오후 5시 31분쯤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거리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경찰과 법무부는 강씨를 추적하며 자택을 찾았으나 체포영장 등이 없다는 이유로 내부 수색을 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당시 강씨 자택 내에는 첫번째 피해자 시신이 있던 상태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법무부 측은 경찰에 협조 요청을 하면서 범죄 전력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역시 강씨의 범죄 전력을 파악하지 못했다. 최 청장은 "통상 전자발찌가 훼손되거나 이탈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법무부에서 협조 요청이 들어오기 때문에 당사자인 사람 추적에 주력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그 사람이 직접 2차 가해가 그 전에 있었는지 후에 있었는지 예상을 하지 못해,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부분이 아쉬운 측면"이라고 밝혔다.
윤웅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전자감독대상자 전자장치 훼손 사건 경과 및 향후 재범 억제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강씨는 도주 후 38시간이 지난 29일 오전 8시쯤 서울 송파경찰서에 찾아와 자수했다. 그는 당시 차를 타고 왔는데 차량 안에서 두번째 피해자인 여성 시신 1구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강씨를 살인과 전자발찌 훼손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는 경찰은 범행 동기와 관련, '금전적 관계'였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인근 CCTV 등 분석을 통해 강씨의 추가 행적을 밝혀내기도 했다.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인근에 전자발찌를 버린 뒤 렌터카를 몰고 서울역까지 이동해 잠적한 강씨는, 이후 김포공항 지하철역까지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의 사망 시점은 첫번째 피해자의 경우 26일 오후 9시 30분에서 오후 10시 사이, 두번째 피해자는 29일 오전 3시쯤으로 추정됐다. 두번째 피해자는 차량에서 만나 서울, 경기도 등을 같이 다녔으며, 송파구 내 주차장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범행의 중대성을 감안해 이날 중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특혜 대출 의혹'을 받는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에 대해 사건을 배당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야당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조사했던 국민권익위원회는 김 의원에 대한 수사도 함께 의뢰했다. 김 의원은 청와대 대변인 시절 16억 원을 빌려 흑석동 상가를 매입했는데, 대출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