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7일 온라인을 통해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서 발표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수소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강력한 해결책이라고 말씀드린다"
8일 출범 예정인 '수소기업협의체' 산파역을 맡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전날 그룹의 '수소비전 2040'을 소개하는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에서 극심한 이상 기후 해결책으로 수소 사회를 이뤄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내용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극심한 이상 기후,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소로의 '에너지 패러다음 전환'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지구가 직면한 환경 위기를 해결하는 첨병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신모델을 수소연료전지로 교체하겠다고 밝힌 친환경 전환 계획이 대표적이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기반으로 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랙터. 현대차 제공특히 정 회장은 행사 이후 미디어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그동안 유럽 지역에서만 판매해 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에 대해 "내년 상반기 국내에서 양산하며 이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도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는 이미 지난해부터 양산을 시작해 각 지역에서 총 100대 이상 운영되고 있다"며 "수소연료전지가 탑재된 상용차들을 국내에 선제적으로 투입해 대중교통과 물류 시스템을 한국에서부터 완전히 수소 기반 솔루션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2040년까지 승용차, 특수차량, 열차, 선박,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 광범위한 수소 기반 모빌리티를 선보이고 로봇과 친환경 발전기 등 다양한 분야로 수소 연료전지 사용을 확대하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목표"라고 분명히 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차 제공이번에 발표한 '수소비전 2040'은 2018년에 발표한 'FC 비전 2030'의 연장선이다. 기존 발표가 연료전지 시스템과 연료전지 차량의 양적 보급목표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발표는 미래 사회에서 수소를 활용한 모빌리티 잠재력과 다양한 확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는 의미다.
수소를 향한 정 회장의 행보는 그간 다양했다. 지난 2017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기간 중 설립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협의체 '수소위원회'에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또 2019년 1월 수소위원회 공동회장에 취임해 각국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는 글로벌 시스템 구축을 제안하기도 했다. 수소위원회에 따르면 2050년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18%를 수소에너지가 차지하고, 시장 규모는 2조5천억달러(한화 약 2750억원), 연간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는 60억톤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고용 창출 효과는 3천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초 마크 메네제스 미국 에너지부(DOE) 당시 차관을 만나 미국 내 수소 저변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미국 주지사협회 동계 회의 리셉션에도 참석해 수소의 친환경성 등을 설명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차 제공같은 해 1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수소위원회 총회에서 기술 혁신을 통한 원가절감, 일반 대중의 수용성 확대,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의 안전관리체계 구축 등 '수소사회 구현 3대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998년 수소연료전지 개발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의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갖추고 투산 수소전기차(FCEV)를 선보였으며 2018년에는 넥쏘를 출시했다. 지난해 7월에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 체제를 갖추고 유럽으로 수출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수소 사회 구현을 위한 정 회장과 현대차그룹의 활동 또한 활발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포스코그룹과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 그린수소 생산·이용 관련 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SK그룹, GS칼텍스와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에 힘을 모으고 있고, 두산퓨얼셀, LS일렉트릭과는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정 회장은 "글로벌 수소 인프라, 특히 수소 충전소 구축은 수소사회 실현에 매우 기본적인 요소"라며 "이를 위해 민간과 공공 부문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국내 수소 관련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여 수소기업협의체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협의체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대거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