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식 사양관리사가 고양이들을 돌보고 있다. 고무성 기자"대형견 백구가 교통사고를 당했는지 골절상으로 엄청 아팠었는데 다 나아서 해외에 입양을 가는 모습을 보니 보람을 느꼈습니다."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동물보호센터.
전국 지자체 최초로 지난 2014년 문을 연 고양시동물보호센터는 154마리까지 수용할 수 있다. 현재 180마리가 지내고 있다. 대부분이 개와 고양이로, 월평균 100~130마리가 들어온다.
센터에는 포획사와 사양관리사, 상담사, 수의사 등 동물보호팀 공무원들이 일하고 있다. 시설은 진료실과 수술실, 회복실, 미용실, 대형·중소형견·고양이대기실 등이 갖춰져 있었다.
센터에서는 포획팀이 민원인들의 신고로 개나 고양이를 잡아 오면 진료팀에서 치료하고, 사양팀에서 입양 갈 때까지 관리한다.
황현식 사양관리사는 축산 관련 학과를 나왔지만, 처음에는 개를 어떻게 접해야 할지 몰라서 덥석덥석 만지거나 이쁘다고 쓰다듬었다가 많이 물리기도 했다. 차츰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노하우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제는 6년 차로 동물들의 습성을 많이 배워 익숙해졌다.
황현식 관리사는 이번 추석에도 고향인 충남 공주에 내려가 가족과 짧게 인사하고 올라왔다. 유기 동물에게 명절은 없으니 식사 등을 챙겨줘야 하고, 고향에 못 간 동료와 인수인계를 해야 되기 때문이다. 사용관리사는 365일 돌아가며 순환 근무를 한다.
황 관리사는 일이 힘들어도 아팠던 유기동물이 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나은 뒤 입양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그중에 매우 아팠던 대형견 백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교통사고를 당했는지 골절상으로 들어왔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아져 한 두 달 만에 일어나서 잘 놀고 사람한테도 잘 오고 그랬다. 다행히 백구는 해외로 입양을 가게 됐다.
가장 마음이 안 좋은 건 학대를 당한 동물들이다. 황 관리사는 "입소한 동물 중에서도 상처가 있는 애들이 꽤 많은데 어떻게 자라왔는지 어떤 환경에서 컸는지 좀 유추할 수 있는 것 같다"며 "많이 구타와 학대를 당한 것이 조금 보이는 애들이 제일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양시동물보호센터. 고무성 기자포획팀도 명절 연휴에 예외는 없다. 오히려 휴가철이나 연휴에 포획이나 구조를 요청하는 민원이 가장 많이 들어온다.
포획팀은 센터에서 가장 위험한 일을 맡고 있다. 2인 1조로 움직이는 포획팀은 유기동물을 포획틀로 잡기 때문에 물리는 경우는 드물지만, 도롯가에서 다친 동물을 구조하는 과정이 상당히 위험하다.
지수영 포획사는 "목숨이 위험할 뻔한 적이 여러 번 있었는데 하나님이 도와서 살았다"면서 "우리가 하는 일이 적어지더라도 동물들이 버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진료팀은 다친 동물을 치료하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센터에 들어오는 개는 기본적으로 5가지 전염병 검사를 한 뒤 9가지 예방접종을 한다. 고양이도 개와 마찬가지로 전염병 검사와 예방접종을 해서 입양을 시키기 때문에 오히려 애견센터에서 사는 것보다 좋을 수 있다.
30년간 동물병원을 운영한 뒤 센터에 들어온 지 1년이 넘은 김응균 수의사는 반려동물의 기본교육과 중성화수술, 반려동물등록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응균 수의사는 "어린 강아지나 고양이에 비해 큰 개들이 입양이 잘 안 되는데 전원주택 사는 분들에게 경호 목적으로 키우기에 상당히 좋다"며 "개는 사람보다 1천 배나 귀가 밝아서 어떤 경비회사보다도 안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