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권덕철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국내 코로나19 4차 유행이 석 달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신규 확진자는 '주말 효과'가 사라지는 수요일을 맞아 1900명대 중반으로 치솟았다. 다만, 이는 평일 검사량 회복에 따른 일반적인 증감 추이를 고려하더라도 상당한 급증세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27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952명 늘어 35만 6305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는 1200명대 후반(1266명)에 머물렀던 전날보다 무려 686명이 급증한 수치다. 1주일 전 수요일(20일·1571명)과 비교해도 381명이 더 많다. 거의 2천 명에 육박하는 1900명대 환자로는 지난 14일(1939명) 이후 13일 만이다.
전날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의심환자는 총 4만 8883명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임시선별검사소는 총 7만 7191건의 진단검사를 시행했고, 601명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비수도권 임시선별검사소는 총 1만 1144건의 검사를 통해 36명의 확진자를 찾아냈다.
총 검사건수는 13만 7218건으로 당일 기준 양성률은 1.42%다.
그간 하루 확진자는 지난 9일(1953명) 이후 20일 가까이 2천 명을 밑돌면서 3주째 감소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이달 말일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고 다음 달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with) 코로나) 전환이 예고되면서 방역 긴장감은 다소 떨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내달 유흥시설을 제외한 모든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제한이 해제되고, 사적모임도 최대 10명까지 가능해지면서 이동 및 모임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확산 위험을 고려해 식당·카페에 한해 미접종자 규모 제한은 당분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일일 확진자는 지난 7월 7일(1211명)부터 113일째 네 자릿수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 발생 1500명대로 폭증·전체 82% …사망자 9명↑
서울역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박종민 기자신규 확진의 전파경로는 국내 발생이 1930명, 해외유입이 22명으로 확인됐다.
국내 지역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723명 △부산 42명 △대구 39명 △인천 125명 △광주 9명 △대전 15명 △울산 7명 △세종 1명 △경기 734명 △강원 19명 △충북 29명 △충남 58명 △전북 30명 △전남 6명 △경북 42명 △경남 44명 △제주 7명 등이다.
주 초반 900명대에 머물렀던 수도권 확진자는 1500명대 후반(1582명)으로 뛰어올라 1600명에 육박했다. 전날(923명)보다 무려 659명이 폭증했다. 전체 지역발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1.97%에 달해 지난 15일(82.7%) 이후 12일 만에 다시 82%대를 기록했다.
비수도권 지역은 348명이 확진돼 전체 18.03%의 비율을 나타냈다.
해외유입 사례(22명)는 입국 당시 검역을 통해 6명이 확진됐고, 입국 이후 지자체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인원이 16명으로 파악됐다.
유입 추정국가는 중국 2명, △필리핀 3명 △키르기스스탄 1명 △인도네시아 1명 △우즈베키스탄 2명 △카자흐스탄 1명 △러시아 4명 △몽골 1명 △대만 1명 △캄보디아 2명 등 중국 외 아시아 지역이 16명, 프랑스 1명, △미국 1명 △캐나다 1명 등 미주지역이 2명, 우간다 1명 등으로 조사됐다. 국적별로 내국인이 6명, 외국인이 16명이다.
방역당국의 완치판정을 받고 퇴원한 환자는 2066명이 늘어 누적 32만 9658명(92.52%)이 격리해제됐다. 생활치료센터 및 의료기관에서 격리치료 중인 확진자는 123명이 줄어 총 2만 3850명으로 집계됐다.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등의 치료를 받는 위중증 환자는 7명이 늘어 총 341명이다. 사망자는 하루새 9명이 증가해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숨진 환자는 모두 2797명(치명률 0.79%)이다.
1차 접종률 80% 육박·접종완료율 71.5%…'이상반응' 5735건↑
지난 26일 서울 광진구 자양사거리에 설치된 백신 온도탑에 1차 접종 완료율이 79% 표시 돼 있다. 이한형 기자국내 백신 1차 접종률은 80%에 근접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1차 접종을 받은 인원은 4만 305명으로 누적 접종자는 4089만 1088명이다. 전체 인구의 79.6%로 만 18세 이상 성인 기준으로 보면 92%에 이른다.
2차 접종을 받은 국민은 27만 8236명이 늘어 총 3670만 9777명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완료했다. 전체 대비 71.5%로 성인 인구의 83.1%에 해당한다.
지난 25~26일 이틀 동안 백신 접종을 받고 이상반응을 신고한 사례는 5735건(누적 34만 4737건)으로 집계됐다.
백신별로 모더나 2867건, 화이자 2610건, 아스트라제네카(AZ) 247건, 얀센 11건 등이다.
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의심사례는 11건(누적 1366건)이 새롭게 접수됐다. 접종백신은 화이자 6건, 모더나 5건 등으로 파악됐다.
사망자는 5건(누적 820건)이 추가됐다. 모더나 접종자가 3명, 화이자와 AZ 백신을 접종한 사례가 각각 1명씩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방역 긴장감 다시 높여야…방역수칙 준수, 예방접종 적극 참여" 당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권덕철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대본 회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 진입을 앞두고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을 우려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권덕철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지난 3주 동안 감소 추세였던 확진자 수가 이번 주 들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일상회복으로의 안정적 이행을 위해 우리 모두가 방역에 대한 긴장감을 다시 높여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이번 주말 '핼러윈(Halloween) 데이'를 앞두고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행위가 빈발하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며 "일상회복 과정에서 확진자 수가 또다시 급증한 일부 외국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 한분 한분이 방역수칙 지키기에 앞장서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열리는 제3차 일상회복 지원위원회의 회의도 언급했다. 권 차장은 "이번 회의에서 위원회는 그동안 논의됐던 내용과 쟁점을 종합 정리해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이라는 결과물을 정부에 제안할 예정"이라며 "정부는 관계부처, 지자체와 추가 논의를 거쳐 이틀 후인 금요일(29일) 중대본 회의에서 최종 이행계획을 확정,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권 차장은 "단계적으로 우리가 되찾아 가게 될 일상은 코로나19 이전의 일상과는 완전히 같을 수가 없다"며 개인 방역수칙 준수, 예방접종 참여, 안정적인 의료대응 체계 구축 등 3가지를 관건으로 꼽았다.
이어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면 접종을 받지 않으신 분들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특히 실내활동이 많아지고, 바이러스 활동이 최적인 다가오는 겨울철도 큰 위험요인"이라고 짚었다.
점진적인 방역 완화에 따라 늘어날 확진자에 비례해 위중증 환자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 차장은 "정부는 위중증 환자 급증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마련해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를 안정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우리 대한민국은 이제 곧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첫 발을 내딛게 된다. 우리 사회에 활력을 줄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와 함께 방역 관리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잘해주셨던 것처럼 국민 한분 한분이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예방접종에 적극 참여한다면, 기대가 현실이 되고 새로운 일상을 되찾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