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북한 내부에서 '김정은주의'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했다고 국가정보원이 28일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통치이념을 이른바 선대수령의 사상인 '김일성-김정일주의'와 동급의 반열로 격상시켜 절대화하는 조치이다.
집권 10년차를 맞는 김 위원장이 '김정은주의'라는 독자적인 사상 선포를 통해 선대의 후광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정치적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내부적으로 '김정은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독자적 사상체계 수립을 시작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북한에서는 그동안 '김일성-김정일주의'라는 용어만 있었는데 새롭게 '김정은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집권 10년을 맞아 독자적으로 사상을 정립하려는 노력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올해 초 8차 당 대회에서 회의장 정중앙에 자리했던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치우고 노동당의 대형마크를 내걸은 것도 김 위원장의 독자적인 사상체계 수립 움직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북한은 과거 '김일성주의'와 '김정일주의'를 공식화하기 전에 내부에서 비공개적으로 관련 사상을 주민들에게 설파하는 절차를 거친 만큼, 향후 '김정은주의'의 공식화도 이런 순서를 거친 뒤 북한 매체에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지난 2013년 처음 언급한 인민대중제일주의,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강조한 우리국가제일주의는 앞으로 공식화될 '김정은주의'를 구성하는 양대 실천 이념으로 규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주의'의 공식화는 사실상 김정은의 사상적 지위가 마르크스-레닌주의, 스탈린주의, 모택동 사상, 김일성-김정일주의 등 사회주의권의 다양한 사상적 계보에서 독자적인 반열에 서 있음을 북한 주민들에게 선포하는 것이다. 김정은의 권력을 절대화하는 조치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