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분장을 한 시민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최근 삼성전자를 거론하며 미국을 비판한 북한이 이번에는 세계적인 인기를 모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겨냥해 국내 영화계와 넷플릭스의 계약방식이 불공평하다며 "미국 기업들의 배만 불려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이 평소에 주장하는 것처럼 '한미관계가 종속적'이라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해 정치·군사적인 분야만이 아니라 삼성전자와 넷플릭스 계약 등 주요 기업이나 영화산업의 현안까지 거론하는 양상이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31일 '남조선 문화예술작품들, 미국 기업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의 영화와 TV극 등 수많은 작품이 넷플릭스에서 상영돼 수십억 달러의 수입을 얻고 있지만, 정작 남조선의 영화제작사들은 제작비의 10% 정도밖에 안 되는 돈만 받는다"며 이를 '불공평한 계약'이라고 비판했다.
메아리는 그러면서 "남조선 각계에서는 영화 제작사들까지 미국기업에 털리고 있으며 남조선 문화예술작품들은 미국기업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되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메아리는 불공평한 계약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최근 세계적인 인기를 모은 '오징어 게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넥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등 방영 작품에 대해 '선계약 후공급' 방식에 따라 제작비와 마케팅 등 사전 콘텐츠 제작은 모두 책임을 지지만, 대규모 흥행에 따른 추가 인센티브는 지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들은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자 이에 편승해 한국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각종 기사의 소재로 이 드라마를 활용했으며, 이번에는 계약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한편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지난 20일 '제 대접은 제가 받는다' 제목의 논평에서 미 행정부가 지난달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업계와의 화상회의에서 반도체 재고 등 공급망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사실을 언급하며 "백주에 생눈 알 뽑겠다는 격의 날강도짓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한 바 있다.
통일의 메아리는 미 행정부의 요구는 "한미동맹의 실체, 미국의 '동맹관'"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국이 날이 갈수록 저들의 동맹에까지 더더욱 포악하게 놀아대고 있는 것은 그들이 깡패국의 요구에 지금껏 아부 굴종해왔기 때문"이라며 남한을 '대미 굴종·종속의 표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한미동맹을 '굴욕적인 종속관계'로 규정하고 비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