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9월 말 압수수색 당시 휴대전화를 창문 밖으로 던지기 전 통화한 인물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복심'으로 불리는 정진상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후보는 유 전 본부장에 대해 "가까이하는 참모는 아니"라며 거리를 둔 가운데 이 후보 최측근이 검찰 수사를 앞둔 유 전 본부장과 직접 현안을 두고 소통한 것으로 드러나며 양 측의 관계를 두고 의구심도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지난 9월 29일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이 자택을 압수수색하기 직전에 정 부실장과 통화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후 수사관이 자택에 진입하기 전 휴대전화를 창문 밖으로 던졌고 지나가던 행인이 이를 주웠다. 이후 수사당국은 확보한 이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러한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실장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후 경기도지사, 그리고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요직을 연달아 맡아 이 후보의 핵심참모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그는 시 정책실장을 시작으로, 도 정책비서관을 거쳐 현재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을 맡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일 경기도 부천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열린 제21회 만화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이 후보는 그간 국정감사 등에서 유 전 본부장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해 "가까이 하는 참모는 '동규(유동규)' 이렇게 표현되는 사람은 아니"라거나 "중요한 인물이었다면 (공사) 사장을 시켰을 것"이라며 거리를 둔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대장동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가 유 전 본부장과 소통한 것으로 나타나며 대화 내용과 통화 배경에도 궁금증이 모아졌다.
정 부실장은 언론을 통해 이러한 내용이 보도되자 입장문을 통해 "(대장동) 녹취록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상황에서 평소 알던 유 전 본부장의 모습과 너무 달라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유 전 본부장에게 잘못이 있다면 감추지 말 것과 충실히 수사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고 통화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선거를 앞둔 엄중한 상황에서 사법당국이 범죄와 전혀 관련이 없는 특정 개인에 대한 수사 내용을 일부 언론에 흘려 흠집을 내려는 행태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말했다. 보도 배경에 대장동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혹은 경찰이 있다고 지목한 셈이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이례적으로 "마치 검찰이 언론에 알렸다는 취지의 오해 내지 주장이 있는데 이와 관련한 어떤 내용도 언론에 알려준 사실이 없다"며 "향후에도 수사팀은 수사과정에서 당사자의 명예와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