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그 몇만 원 더 벌면 살림살이 나아집니까? 힘드실 텐데 힘내요 같이".
중고 거래 앱을 통해 요소수를 무료로 나누겠다는 의사를 밝힌 한 회원이 쓴 글이다. 최근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위기에 빠진 관련 업계 종사자들을 위해 요소수를 무료 나눔하는 사람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적은 양이라도 자신들이 가진 요소수를 나누고 싶다며 도움을 자처하고 있다. 지난 4일 중고 거래 앱 '당근마켓'에는 "요소수 화물종사자님께 나눔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 성북구에 산다는 A씨는 "요소수 대란이 나서 화물차 (운전)하시는 분들이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서 일을 못 하신다는 뉴스를 봤다"며 "제가 가지고 있는 요소수가 비록 10리터짜리 1통이지만 나눔을 하려고 한다"고 무료 나눔 의사를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되팔이를 의식한 듯, "다만 조건은 반드시 화물종사자 분이시고, 오실 때 화물차로 오셔서 요소수를 그 자리에서 넣으셔야 한다"는 조건을 걸기도 했다.
중고 거래 앱 '당근마켓'에 요소수를 무료로 나누겠다는 회원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당근마켓 캡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서울 성동구에 사는 또 다른 회원 B씨도 '요소수 디젤용 10리터를 무료로 나누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누군가한텐 생계가 걸린 일에 돈 장난 하고 싶지 않다"며 "그 몇 만 원 더 벌면 살림살이 나아집니까? 힘드실텐데 힘내요 같이"라며 발벗고 나섰다.
이밖에도 자신들이 보유한 요소수를 조금이라도 무료로 나누고 싶다는 게시글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한 누리꾼은 "요소수 가격이 너무 높아졌는데, 이 분들은 이미 마음이 부자인 분들"이라고 칭찬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역시 아직은 인간적이고 따뜻한 분들이 많이 남아 있다", "힘내요 같이라는 문구가 힘을 내게 하는 원동력이다", "아직 세상은 살 만한가 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경유 차량 운행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수' 의 품귀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지난 4일 한 시민이 요소수를 구입하기 위해 경기도 부천 한 요소수 제조 공장에서 판매중단 안내문을 확인 후 발길을 돌리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이런 가운데 요소수 대란을 틈탄 사기 의심 정황도 발견되고 있다. 당근마켓의 한 회원은 "요소수 사기 당한 사람 또 계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개당 4만 8천 원에 10개를 구매했는데 사기였나보다"라며 "허탈하다"고 심정을 전했다.
판매자와 온라인을 통해 거래한 그는 "저는 분명 돈을 보냈다고 캡처도 보냈고, 통화하자는데도 (판매자가) 계속 회피한다"며 "자꾸 (돈이) 들어온 게 없다고 오히려 절 몰아갔다. 그러더니 결국 글을 삭제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너무 화가 난다. 다들 사기 조심하시고 되도록 직거래를 하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화물차에 요소수를 보충하라는 경고등이 표시되고 있다. 당근마켓 캡처화물업 종사자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기존 가격보다 너무 높아진 요소수 가격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용인에서 6.5톤 화물차를 운전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회원은 "1만 원짜리 요소수를 5배 이상 줘가면서 운행할 수는 없다"며 "차라리 당분간 휴무하는 게 낫겠다"고 전했다.
이에 "요소수 한 통을 5만 원씩 주고 사야 하나", "15만 원에 팔길래 신고했다"는 등 요소수 가격 급등을 지적하는 글들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4일 "차량용 요소수 수급 문제로 물류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물류업계와 함께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계부처와 적극 협조해 차량용 요소수가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하고, 물류대란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