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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강철 감독 "박경수 MVP, 제가 대신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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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이강철 감독 "박경수 MVP, 제가 대신 감사드립니다"

    한국시리즈 4차전 승장 KT 이강철 감독 인터뷰

    KT 이강철 감독. 연합뉴스KT 이강철 감독. 연합뉴스
    -(우승 소감은?) 2사까지 긴장하고 있었다. 9회말이 끝나는 순간 큰 감정은 오지 않더라. 큰 제스쳐를 못했다. 타이브레이커 게임 때 감흥이 더 컸던 것 같다. 시상식 하다 보니까 오랜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느껴보니까 너무 좋다.

    -(눈물을 흘렸나) 너무 웃고 있어서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더라. 매년 겪었던 게 성취감 다음 바로 오는 허무함을 느낀다. 큰 대회에서 우승하면 바로 밀려오는 게 허무함이다. 이거 때문에 이렇게 힘들게 왔을까. 이번에도 그런 감정을 느꼈다.

    상 받고 하고 나면 아 좋다, 다음에도 해야지 생각이 든다. 또 하고 싶다. 좋은 거니까. 지금까지 우승해서 울어본 적은 없다. 계속 웃었다.

    -(가장 어려웠던 경기는?) 먼저 두산이라는 강팀을 만나서 4승으로 우승을 했고 3연승을 하고도 4차전 전에 안절부절하는 모습 보였을텐데, 두산이 워낙 강팀이기 때문에 항상 안심을 못하는 상황이었다.

    사실 쿠에바스도 오늘 생각을 안 했다. 5차전 생각하고 끝까지 불펜 기용을 안 했다. 김태형 감독님과 두산에게 좋은 경기를 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두산도 4위부터 여기까지 와서 힘들었을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했는데도 힘든데. 1회 득점이 나오면서 거기서부터 헷갈리기 시작했다. 쿠에바스가 생각나고(웃음). 그런데 배제성 공이 1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수준으로 좋았다. 작년 포스트시즌 수준이었다. 150km도 던졌고.

    -(현역 시절 한국시리즈 MVP 출신 우승 감독은 최초다) 좋은 기록도, 안 좋은 기록도 많은데. 안 좋은 기록 세운 건 그만큼 믿음 주셔서 많이 던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오면서 기록을 알았는데 은근히 하고 싶었다. 김응용 감독님도 못한 무승부 없는 4연승도 해보고 싶었고.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내가 드디어 우승 감독이 되나? 했는데 9회 끝나니까 아무 생각도 안 났다.

    -(우승 원동력은?) 이전 감독님들께서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셨다. 6~7년 지났기 때문에 지금은 기량이 올라왔다. 팀을 만들어 가면서, 선수들에게 주전 포지션을 주면서 더 발전하게 됐다. 그런 선수들이 자리를 찾아가고 본인들이 야구를 하는 방법을 설명해주면서, 접전에서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하면서 투수들도 발전했다.

    -(고영표 불펜행 당시 어떤 대화를 나눴나) 본인은 서운해 했다. 선발을 하고싶은 마음이 분명히 있었다. 나도 고민했다. 그 다음 얘기를 나눴다. 장성우와도 얘기했고 장성우가 고영표에게도 얘기했다. 장성우는 동의했고 그 설명을 했다. 좋은 볼을 못 던질까봐 다시 한번 얘기했는데 하겠다고 받아들였다. 납득하지 못하면 분명 좋은 플레이가 안 나왔을 것이다.

    큰 경기에서는 공이 빨라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고영표는 실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두산에게 두 바퀴부터는 부담스러웠다. 6~8이닝이 항상 비었기 때문에 그 이닝을 생각해서, 데이터 팀과 생각을 많이 나눴다. 좋은 생각 같다고 해서 그렇게 준비했다.

    오늘 배제성을 보면서 생각을 잘했다 싶었다. 좋은 공을 던지는 걸 보면서 선택을 잘한 것 같았다. 빠른 공으로 승부하는 게 나았다. 선발 4명을 잘 선택한 것 같다. 딱 필요한 이닝을 고영표가 잘 막아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신본기 활약에 대한 평가는?) 홈런은 사실 생각 못 했다. 그 홈런이 컸다. 6점 차가 되면서 경기 운영이 편했다. 6회가 관건이었는데 투수들이 잘 막았다. 이후 고영표로 넘어가고 마무리로 넘어갔다.

    -(박경수와 어떤 대화를 나눴나) 시상하기 전에, 여기까지도 정말 잘해줬다고 했다. 어제 교체 결정을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마지막을 같이 못해서 아쉽기는 하지만 MVP를 받아서 마음으로 위안이 된다. 워낙 임팩트가 크기는 컸다.

    생각은 하고 있었다. 조금만 움직일 수만 있어도 대타를 생각했다. 도저히 안되겠더라. 그래서 오늘 끝까지 박경수를 엔트리에서 빼지 않았던 것이다. MVP를 주셔서 제가 대신 감사드린다.

    -(우승의 의미는?) 투수코치를 하면서도 나중에 감독이 되면 확실한 토종 선발 만들겠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 선발야구를 만들고 싶었다. 예전 삼성 같은 강한 불펜도 만들고 싶었다. 신생팀은 공격보다는 수비, 그 다음에 투수, 특히 중간과 마무리가 확실해야 팀이 된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많이 성장해줬다. 내가 생각한 픽을 해서 그 선수에게 계속 그 자리를 꾸준하게 줬다. 그게 성장의 동력이 됐다. 올해 고영표가 오면서 선발이 강해졌다. 엄상백이 좋은 기량으로 돌아와서 내년 좋은 선발감이 생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먼저 투수를 만들어야 어떻게든 버틸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좋았다.

    저는 선택한 선수에게 계속 기회를 줬다. 그 눈이 잘 맞았던 것 같다. 과거 배제성은 기본 볼넷 4~5개 주는 선수였다. 구위를 믿고 계속 기회를 줬다. 이제는 그에 개의치 않고 공을 던진다. 훨씬 좋아졌다.

    -(로하스 나갔을 때 힘들거라는 전망도 있었다) 강백호가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 좋은 모습을 초반부터 보여주면서 팀이 잘 돌아갔다. 스타트를 잘해줬다. 로하스 공백을 많이 지웠다. 그리고 선발야구가 잘 됐다.

    -(3년 동안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선택이 있다면?) 배정대를 중견수에 쓴 게 잘한 선택인 것 같다. 수비가 확실히 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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