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가 향년 90세로 사망한 23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전 씨의 빈소가 안내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23일 오전 사망한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의 빈소가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다. 병원 직원들의 코로나19 검사로 시신 운구가 늦어져 전씨 사저 앞은 오후 3시경까지 취재진과 경찰 등으로 북적였다. 생전 전씨와 인연이 깊은 인사들이 사저를 방문하기도 했다.
23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씨 시신은 이날 오후 3시 15분경 병원에 도착했고, 장례식장에서 가족장이 진행 중이다. 오후 4시 30분쯤 차려진 빈소에서는 조문객들을 받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45분경 전씨가 자택에서 사망한 뒤, 전씨 사저 주변에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됐다. 경찰 과학수사대(CSI) 직원들이 와서 현장감식을 하고, 세브란스병원 의료진도 검안을 위해 자택 안으로 들어갔다.
자택 안에는 전씨 부인 이순자씨와 장남 전재국씨, 차남 전재용씨 등이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밖에 가족을 비롯한 전씨 측근들이 자택을 찾아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가 향년 90세로 사망한 23일 전 씨의 부인 이순자 씨가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씨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오전 11시 45분쯤 방문한 고명승 전 3군사령관은 취재진에게 "전 전 대통령이 돌아가셔서 답답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반면 장세동 전 안전기획부장은 "안에서 누굴 만났나" "고인에 대한 평가" 등을 묻는 질문에 모두 답변을 거부했다.
이씨 조카 이용택 전 국회의원은 오후 1시경 자택에 방문해 45분 정도 있다가 나왔다. 그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냐는 물음에 "(전씨가) 생전에 국립묘지에는 안 가겠다고 했다. 옛날에는 나한테도 고향 선영으로 가겠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오늘은 (유족 측에서) 고향에도 안 가고 화장을 해서 휴전선 가까운 쪽에 안장을 했으면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유족 측 언론 대응을 맡은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북녘땅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그냥 백골로 남아있고 싶다'는 회고록 유언을 전하면서 전씨가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공수부대 지휘와 발포 명령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밖에 오일랑 전 청와대 경호실 안전처장, 사자명예훼손 재판의 법률대리인 정주교 변호사, 이양우 변호사, 오웅진 신부 등이 사저를 방문했다.
동대문에서 왔다는 한 70대 남성은 "전두환은 5.18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며 관련 유인물을 민 전 비서관에게 전달하려다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전씨 경호원 건물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전씨가 부축받고 걷는 모습을 몇 번 봤다"면서도 "아침에 사망 사실을 알았을 때 밖에 말하지 말라고 했다"며 전씨 사망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올해 악성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종 확진 판정을 받고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진 전씨는 이날 오전 화장실을 가던 중 쓰러져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