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 감염 의심사례가 4건 더 추가된 총 13건(이 중 감염 확정은 6건)으로 늘었다. 국내 첫 의심사례로서 오미크론 확진자로 최종 확정된
인천 목사 부부를 마중 나갔던 30대 남성을 통한 지역사회 'n차 전파'도 확인됐다.
이들 부부가 소속된
인천 미추홀구 소재 교회에서 방역당국이 '추적 관리'하고 있는 대상만 8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오미크론 확진자와 역학적 관련성이 인정된 의심사례는 4명이 늘었다. 가장 먼저 방역망에 포착된 의심사례로 이달 1일 오미크론 양성이 확인된
40대 목사 부부의 지인이자 같은 날 오미크론 확진판정을 받은 A씨(30대 남성)로부터 파생된 사례들이다.
인천 미추홀구에 위치한 대형 교회의 러시아 담당목사 부부는 지난 달 14일부터 23일까지 학술세미나 참석 차 오미크론 변이 발생국인 나이지리아를 다녀왔다. 이들은 24일 인천국제공항에 귀국한 뒤 이튿날인 25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10월 28일 모더나 백신을 접종완료했던 부부는 '격리면제' 대상으로 확진사실이 통보되기까지는 동선의 제한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당시 공항에 이들을 마중하러 나갔던 A씨다.
부부는 A씨의 차량을 이용해 자택으로 이동했지만, 인천시의 초기 역학조사에서 '방역 택시'를 이용했다고 진술했고 당국이 밀접접촉자인 A씨의 존재를 인지하기까지 공백이 발생했다.
백신 미접종자인 A씨는 부부의 확진을 알게 되기까지 주거지 인근의 식당과 마트 등 여러 다중이용시설을 드나들고 다수의 인원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 달 29일로 목사 부부와 나흘의 시차가 있다.
그의 아내와 60대 장모, 지인 B씨(30대 남성)는 지난 달 30일 추가확진된 이후 현재 오미크론 변이감염 분석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양성 여부는 오는 4~5일쯤 밝혀질 예정이다. 이들 세 사람은
전원 미접종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방대본은
지난 1일 B씨의 지인인 30대 여성 두 명이 추가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인천 사례의 오미크론 전파가 목사 부부로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부→A씨→B씨→B씨의 지인 등 '3차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여성들은 모두 인천 거주자들로 한 명은 1차 접종만 받은 불완전 접종자, 다른 한 명은 접종력이 아예 없는 미접종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
A씨와 동시간대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은 50대 여성도 추가확진됐다. 이 여성은 A씨와 알고 지내는 사이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그 역시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미접종자였다.
방대본 박영준 역학조사팀장은
"(A씨와) 같이 식사를 하러 간 동행자는 아니고, 같은 공간에서 식사하신 분"이라며 "그 식당 자체가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식당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크지 않은 공간 내에서 같이 식사하신 분이고, 그래서 초기 역학조사 당시에도 밀접접촉자로 분류해 격리, 관리하고 있었던 사례"라고 부연했다. A씨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A씨의 지인인 30대 남성)와 함께 거주 중인 50대 남성도 확진됐다. 그는 2차 접종을 마치지 못한 불완전 접종자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새롭게 추가된 4명의 의심사례에 대해 오미크론 변이여부를 살피고 있다. 박 팀장은 "현재 (오미크론 관련) 분류하고 있는 것은
'오미크론 확정사례'와 '오미크론 역학적 관련사례', 이 두 가지"라며 "확정사례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변이바이러스 분석 결과, 실험실적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확정된 경우"라고 말했다.
이어
"역학적 관련사례는 오미크론 확정사례와 역학적으로 접촉력이 확인된 경우로, 아직 실험실 분석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례들은 모두 이미 감염고리가 공식적으로 일정 부분 확인된 만큼 오미크론으로 판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종민 기자현재까지 오미크론 변이감염이 '확정'된 환자는
인천 사례와 관련해 목사 부부와 이들의 10대 아들, A씨 등 4명과
해외유입 확진자를 대상으로 변이분석을 실시한 결과 오미크론 감염이 확인된 50대 여성 2명 등 총 6명이다. 후자는 지난 달 13~22일 나이지리아를 동반 방문한 지인관계로 조사됐다. 다만, 이들로 인한 추가 확진자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목사 부부와는 다른 항공편을 이용해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목사 가족과 같은 항공기에 탄 탑승객 중 환승객을 제외한 4명을 밀접접촉자로 보고 있다. 또 심층 역학조사를 통해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가족·지인 등을 총 35명으로 판단했다.
부부의 지인인 A씨 관련자들의 접촉력은 훨씬 광범위하다.
가족·지인 등 주변인만 79명에 이르고,
미추홀구 교회와 관련해서는 411명이 '접촉자'로 분류됐다. A씨의 부인과 장모, 지인 B씨가 지난 달 28일 드린 오후 주일예배 참석자들에 해당된다. 당국은
이에 더해 앞 시간대 예배 참석자 369명까지 선제적 추적대상으로 보고 관리 중이다.
교회에서만 도합 780명이 잠재적으로 오미크론 감염 가능성을 지닌 셈이다.
지자체에 따르면,
이미 교인 10명 정도가 추가확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팀장은 "추적 관리 중에 있는 약 800명에 대해 어제부터 검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추가확진자가 있을 것"이라며 "(실제로) 추가확진자가 있다는 보고도 들어왔다"고 말했다.
다만 "이 숫자가 시시각각 변동되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의 파악시점과 달라서 (확진자) 숫자의 변동은 있을 수 있다"며 "(추가확진) 규모가 정리되면 설명드리겠다"고 부연했다.
해외유입 확진자로 오미크론에 감염된 50대 여성 두 명과 관련된 접촉자들은 항공기 내 밀접접촉자 11명, 가족 1명 등 12명에 그쳤다.
한편, 방역당국은
목사 부부에 대해 역학조사 과정에서 허위진술로 인해 방역 상 허점을 만든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고재영 대변인은
"미추홀구에서 감염병예방법 위반과 관련해 '엄격 적용' 원칙으로 (고발 등의 조치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