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대형마트 홈플러스가 납품업체들에 대한 '상품대금 후려치기' 등 갑질 행위로 200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되자 이를 취소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스토어즈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홈플러스는 2014년에서 2015년 사이 농심 등 4개 납품업자에게 지급해야 할하는 상품대금에서 판촉비용 분담금이나 진열 장려금 명목으로 약 121억원을 공제하고 주지 않았다. 2013년부터 2015년 사이에는 10개 납품업체들이 매장에 파견한 판촉사원을 홈플러스 직원으로 전환하고, 약 159억원 규모의 인건비 부담은 업체들에 전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홈플러스는 계절상품이라는 이유로 납품업자들에게 상품을 반품하거나, 상품 진열 작업에 납품업체 직원들을 부당 동원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공정위는 2016년 7월 홈플러스의 이 같은 부당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약 179억원을, 홈플러스스토어즈에는 약 40억원을 부과했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납품업자들이 자유롭게 거래처를 변경할 수 있는 입장이며, 자신들은 거래상 우월한 지위가 아니라는 취지로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고법은 원고 주장과 달리 홈플러스의 납품업자들에 대한 우월한 지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대형마트에서의 시장점유율과 전국적인 유통망을 고려할때, 납품업자들로서는 우월한 지위를 가진 원고들의 상품대금 감액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번에 대법원도 "원심은 원고들이 마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자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일방적으로 납품업체에 지급할 상품대금을 감액한 뒤 판매 장려금 지급 계약서를 사후에 작성하게 하는 등 정당한 사유 없이 상품대금을 감액했다고 판단했다"며 홈플러스 측 패소를 확정했다.